시청률 정상의 프로는 아니지만 마니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MBC 수목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밤 9시55분)가 5일 막을 내린다. ‘네 멋대로 해라’의 박성수PD는 드라마 방영전 “기존 드라마와는 전혀 다르게,내 멋대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리고 그는 정말 독특한 드라마 한편을 선보였다. 여기에는 출생의 비밀,기억상실증,불륜 등 뻔한 흥행 장치 하나 없다. 그야말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세련되게 다듬어지지 않은,순수한 인물들이 현실의 옷을 입고 살아 움직인다. ‘네 멋대로 해라’는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한 청년 고복수(양동근)의 이야기다. 소매치기를 일삼던 그는 뇌종양 선고를 받은 후 되레 사는 것처럼 산다. 인디밴드 키보드스트인 전경(이나영)과 그럴듯한 연애도 한다. 죽기로 작정하고 사는 이야기라 진실성이 있다. 작가 인정옥씨는 “시한부 청년을 소재로 한 만큼 삶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복수가 답답하게 살지 않길 바랬다”고 말했다. 드라마도 그렇고,우리 삶도 그렇고,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숨을 제대로 못쉬고 산단 말인가. 작가는 복수 경 미래(공효진)란 세 인물이 드라마 속에서나마 남의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대로 시원하게 살길 바랬고,그 소망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그래서인지 극중 공효진의 거침없는 대사는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도 하고,통쾌하게도 했다. 작가도 “솔직히 대본을 넘기고 나서 PD가 손을 볼 줄 알았는데,이번엔 제작진이 각종 외압을 다 막아줘서 무척 자유롭게 썼다. 거칠지만 이해가 되는 대사라며 다 받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치 ‘알프레드 히치콕’처럼 드라마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던 박PD(그는 드라마속의 촬영장면에서 감독역을 맡아 매회 출연했다). 그는 종영을 앞두고 게시판에 글을 올려 “시청자들이 밝은 눈,깊은 마음으로 저나 작가보다 더 많이 보고 이해하고 있어 무척 기쁘다”며 “머리를 3mm 길이로 짧게 밀었다.남은 작품 치열하게 만들겠다”고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마지막회는 어떻게 될까. 여행에서 돌아와 경의 재촉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복수. 수술 전 이미 계약된 스턴트맨 CF 연기를 마무리할 정도로 복수는 담담하다. 드라마는 수술을 마친 복수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주변을 정리하면서 끝난다. 작가는 “죽음은 늘 우리곁에 있는 일상”이라며 “그래서 함부로 가볍게 쓸수도 없었지만,그렇다고 엄살 떨면서 쓰고 싶지도 않았다”고 작품을 끝내는 소회를 밝혔다. 한승주기자 sjhan@kmib.co.kr 20대 남자배우: 양동근, 조승우, 박해일, 박광현 20대 여자배우: 김민정,이나영, 최강희 이의 있으면 리플로 달아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