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8 진동판 문제가 생겨서 지르게 된 이어폰. ex90.

888보다 아~주 약간 비싼 이어폰이다. 뭐 대충 생각하면 동가격대라고 생각해도 갠찬을 듯.

그러나 둘의 스타일은 아주 다르다. ex90은 커널형이다. 솔직히 커널형은 처음 써보는거라

과연 어떤 음이 나올지.. 착용감이나 기타 문제는 없을지 걱정이 컸던 참이다.


1. 음감

ex90의 음감은 솔직히 말해 나쁘지 않다. 다시말하면.. 확실히 최고다! 라고 말하기도 약간

애매하다고 할 수 있겠다.

중음과 저음, 음 분리도, 해상력 모두 평균이상이다. 888보다 더 나은 부분으로 888에서 약간

애매하게 겹쳐서 들리던 부분들이 모두 구분되어 들릴 정도다. 특히 저음이 강력한데 888에서

둥둥하며 들리던 부분들이 ex90에서는 귀를 쿵~ 하고 타격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저음은 확실하다.

음 분리와 해상력이 뛰어나다는 점으로 연주곡에서 888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 음악을

들어도 보컬보다는 연주가 더 귀에 남을 정도다. (보컬문제는 뒤에서 다루겠다)


ex90의 문제점은 고음에서 나왔다. 아주 좋은 이어폰의 음감도를 정삼각형이라고 해보자.

물론 위의 꼭지점으로 갈수록 첨예하고 좋은 고음을 들려준다고 생각하는거다. 아래가 넓은 건

풍부한 저음을 표시한다고 하고..

그렇다면 ex90을 도형으로 표시한다면 어떨까? 내가 생각한다면 ex90은 사다리꼴이라고 하는게

좋을 듯 하다. 풍부한 저음과 중음을 가졌지만 고음부분이 좀 잘려나갔다고 보는것이다.

못들어줄 정도로 저질이라는 건 아니고.. 음악에 따라 특성을 좀 탄다고 보는게 좋을 듯 하다.

고음부분으로 갈 수록 음에 힘이 없다는 것이 좀 느껴졌다. 강력한 저음에서 감동을 먹었지만

힘없는 고음에서 좀 실망했다고 해야되나..

물론 888 역시 고음부분이 확실히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888은 힘은 없지만 부드러운 고음으로

매력을 보여줬지만 ex90은 888이 가진 부드러움을 충분히 따라가진 못하는 듯 하다.

이 고음의 문제는 바로 보컬로 이어진다. 연주는 풍부한 음색과 중저음으로 만족스러운데 비해

그 연주를 따라 부르는 보컬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보컬의 목소리에 따라 이어폰이

취향을 타는 듯 한데... 꽤 괜찮다고 느껴진 노래가 있는가 하면, 이건 좀 아닌데 하는 노래도 있고..

주로 듣는 가수들로 예를 들자면.. 나츠카와 리미 같은 보컬의 목소리가 맑은 경우, 소리를 제대로

뽑아주는데 비해, 엠플로나 카와시마 아이 처럼 좀 어중간한 목소리의 보컬은 표현에 한계가 있는

듯 했다.

아직 재생한지 5시간도 되지 않아 에이징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겠다. 에이징 후에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줄지도.. 우선 첫느낌은 이렇다는 것이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에이징이 된다 하더라도

초기음색이 많이 변하리라고는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


2. 외관, 착용감 등등..

외관은 좋다. 고급스러운 메탈재질과 자그마한 모습이 디자인에서 만족감을 준다.

착용감에 있어서도 "이런 착용감에 커널이어폰을 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귀에 착 들어맞아

잘 빠지지 않고 두세시간 청음해도 귀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 물론, 커널형이라는 점이 음감에 영향을

준 점도 있겠지만 본인이 아직 많은 커널형 이어폰을 접한게 아니라서 커널이어폰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는 없겠다.

약간 불안해 보이는 것이 줄꼬임문제.. 888보다는 좀 탄성이 있는 선을 쓴 것 같긴 한데 선꼬임문제가

여전히 보이고 있었다. 커넥터 부분이 약해보이는 것도 좀 불안..



3. 전체적으로 ex90 은 자신의 가격대에 맞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ex90의 소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솔직히 어떤 이어폰을 들려줘도 만족하긴 힘들다고 생각이 든다.

그만큼 ex90은 가치가 있다. 하나쯤 생각해도 크게 후회하진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