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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단편 '금연 주식회사'

콤식이 2006.08.29 17: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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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재밌게 읽었던 소설이야. 스크롤의 압박 있으니까 읽기 싫으면 닫어뿌리자! -------------------------------------------------------   금연주식회사 - 스티븐 킹                        모리슨은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비행기 연착 때문에 늦게 도착하는 어떤 사람을기다리고 있었다. 술을 한잔 하던 도중 모리슨은 바 끝에서 눈에 익은 얼굴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지미? 지미 맥칸 맞지?" 지미 맥칸이었다. 지미는 작년에 애틀랜다 전람회에서 보았을 때보다 약간 몸이 불어있었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아주 건강해 보였다. 지미는 대학 다닐 때에는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쓰고 줄담배를  피우는, 여위고 창백한 청년이었다. 지금은 안경을 안 쓴 것을 보니 콘택즈 렌즈를 끼고 있는 것 같았다. "딕 모리슨이지?" "맞아, 자네 참 좋아보이네." 모리슨은 손을 내밀었다. 둘은 악수를 했다. "자네도 그런데." 맥칸이 말했다. 하지만 모리슨은 그 말이,  맥칸이 그저 지나치는 인사말로 하는 소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요사이 과로에, 과식에, 담배도 많이 피워대고 있었던 것이다. 맥칸이 물었다. "자네 뭘 마시고 있나?" "버번 앤드 비터즈일세." 모리슨이 대답했다. 모리슨은 바 밑의  의자에 다리를 얹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모리슨이 물었다. "누굴 만나기로 했다, 지미?" "아니, 회의가 있어서 마이애미에 가는거야. 중요한 고객을 만나야 하거든. 6백만 달러짜리 상담이야. 가서 그 사람을 꽉 붙잡아야 하네. 내년 봄에 아주 큰일을 벌여야 하거든." "자네 아직도 크레거 바튼 회사에서 일하나?" "이제 부사장이 되었네." "이야! 축하하네! 어떻게 그렇게 승진을 한거야?" 모리슨의 뱃속에서는 질투심이 꿈틀거렸다. 그러나 모리슨은  그것을 위산과다 때문이라고 합리화하면서 얼굴에 기쁜 표정을 지었다. 모리슨은 제산제 한 알을 꺼내 입에 넣었다. "지난 8월에 승진했지. 내 인생을 바꾸어 놓은 일이 있었거든." 맥칸은 생각에 잠긴 눈길로 모리슨을 바라보더니 음료수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도 관심이 있을 걸세." 모리슨은 속으로 움찔했다. '맙소사, 지미 맥칸이 종교를 가지게 됐다니....' 모리슨도 술을 한 모금 꿀꺽 들이키고 나서 대답했다. "물론이지." "난 당신 상당히 안  좋은 상태였었네. 샤론과의  개인적인 문제, 아버지의 죽음.... 아버진 심장 마비로 돌아가셨네. 그리고  마른 기침... 어느날은 보비 크레거 사장이 내 사무실에 들르더니  자기가 뭐 내 아버지나  되는 것처럼 나한테 격려하는 이야기를 해주었네. 자네도 크레거 같은 사람들이 어떤지 알지?" "물론이지." 모리슨도 지금의 모톤 에이전시로 옮기기  전에 그레커 바튼에서 18개월 동안 일한 적이 있었다. 모리슨이 대꾸했다. "겉으론 뭐라 그러든, 사실 그치들이 하는 얘기는  일을 제대로 하든가 아니면 나가라는 얘기지." 맥칸은 웃음을 터뜨렸다. "자네도 아는구먼.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의사는 나한테 초기 궤양 증세가 있다고 했다네. 그러면서 담배를 끊으라고 하더군." 맥칸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차라리 숨을 끊으라고 하는 게 낫겠다 싶었지." 모리슨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뜨덕였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은 담배를 끊으라는 말을 아주 쉬운즛이 말한다. 모리슨은 자기 손에 들려 있는 담배를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나서 그것을 눌러  껐다. 그러면서도 5분후에 또 새 담배에 불을 붙일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모리슨이 물었다. "그래서, 끊었나?" "끊었네. 처음에는 나도 못 끊을 줄  알았지. 내가 어디 담배를 끊으려고 한두번 시도해 본 사람인가. 그러다가 한 친구를 만났는데, 그친구가 46번가에 있는 패거리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더구먼. 전문가들이라고  하면서. 나는 속는 셈 치고 한번 가보았지. 그런데 거기 갔다 온 다음부터 끊게 되었네." 모리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데? 무슨 약을 먹이던가?" "아니." 맥칸은 지갑을 꺼내 뒤적이더니 종이 한 장을 꺼내며 말을 이었다. "여기 있네. 뒹굴어 다니던 걸 하나 가지고 있었네." 맥칸은 하얀 명함을 바 위에 올려 놓았다.                        금연 회사                  담배를 끊게 해드립니다!                    46번가 동부 237번지                         예약 요망 "가지고 싶으면 가지게. 거기 가면 담배 끊을 수 있어. 장담하네." "어떻게 끊게 하나?" "그건 말해줄수 없어." "아니, 왜?" "처음에 가면 서명하는 계약서에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 어쨌든 거기 한번가서 만나보면 그 사람들이 얘기해줄 거야."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고?" 맥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나한테 말을...." "그렇네" 맥탄은 모리슨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모리슨은 생각했다. '나, 참, 이 친구도 그 담배 안피우는 점잖은 자식들 틈에 끼어들었구먼.' 모리슨이 비꼬듯이 물었다. "그렇게 훌륭한 일들을 하시는데 어째서 비밀로 하시나? 텔레비젼 광고에서도 한번 본 적이 없고, 광고판에서도, 잡지 광고에서도...." "그 사람들은 입으로하는 선전을 통해서 고객들을 모으네." "자네 선전원 다 됐군, 지미. 원래  광고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말을 안믿는 법이지." "난 믿네. 그들은 98퍼센트의 치료율을 가지고 있어." "잠깐만." 모리슨은 술을 한잔 더 주문하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말을 이었다. "그 사람들이 자네를 묶어좋고 질릴 때까지 담배를 피우게 하던가?" "아니." "무슨 약을 주어서 자네가 담배를 피울 때마다 구역질이 나게...." "아니, 전혀 그런게 아니야. 직접 가서 만나 보게나." 맥칸은 모리슨의 손에 있는 담배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자네도 정말 그 담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물론 안 좋아하지만...." "담배를 끊고 나서 정말  모든게 바뀌었네. 남들도 그러리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하여간 나한테는 그게 꼭 도미노 같은 거였어. 그 문제가 해결되자 다른 문제들이 저절로 해결되었지. 기분이 나아지니까 샤론과의 관계도 좋아졌네. 몸에 힘이 나니까 일의 능률도 훨씬 올라갔지." "이봐, 계속 내 호기심을  끌어당기는데, 자네 정말  거기에 대해 조금만 알려 줄 수 없나." "미안하네, 딕. 난 정말 거기에 대해 말할 수가 없네." 맥칸의 목소리는 확고했다. "몸 무게가 늘지는 않았나?" 잠시 모리슨의 눈에 맥칸이 무서운 표정을 지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맞아. 사실 좀 많이 늘었지. 하지만 다시 줄였네. 지금은 괜찮지 않은가. 전에는 뚱뚱했었어." "206번 비행기는 9번 출입문으로 탑승합니다." 스피커에서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내 비행기야." 맥칸이 말하면서 일어났다. 맥칸은 5달어짜리 지폐를 바에 던지며 말했다. "생각 있으면 한잔 더 하게. 그리고 내가 한 이야기도  생각 좀 해봐, 딕. 진심이야." 그러고 나서 맥칸은 사람들 사이를 뚫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러 가버렸다. 모리슨은 명함을 들고 생각에  잠겨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런  뒤, 모리슨은 명함을 지갑에 넣고는 얼마 후 그것에 대해 잊어버렸다. 한달 후, 그 명함은 그의 지갑에서 떨어져 다른 바 위에 놓였다. 모리슨은 일찍 사무실에서 나와 바에서 술이나 마시면서  오후를 보낼 생각이었다. 모튼 에이전시에서의 일은 잘 풀려나가지 않았다. 사실  아주 끔찍한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모리슨은 바텐더 헨리에게 10달러를  지불하고, 돈을 꺼낼 때  우연히 함께 떨어진 명함을 집어 다시 읽어 보았다. '46번가 동부 237번지라? 여기서 두 블록만 가면 되는군.' 바깥은 10월이래서 그런지 화창하긴 했지만 쌀쌀했다. '좋아, 한번 웃음거리를 만들러 가보지, 뭐.' 헨리가 잔돈을 가져오자 모리슨은 술잔을 마저 비우고 일어나서 나왔다. 금연 회사는 새로 지은 빌딩에  있었다. 모리슨은 그 빌딩의  한 달 사무실 임대료가 아마 자신의 일년 연봉과 맞먹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리슨은 로비에 들어가 사무실 안내판을 보고  나서 금연회사가 한층을 전부  사용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청난 돈이 들 텐데...... 모리슨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문을  나오자 카페트가 깔린 휴게실이 우아하게 끄며진 대기실로 이어지고 있었다. 대기실에는 커다란 창문이 나 있어서 그 아래로 거리에서 사람들이 벌레 같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남자 셋과 여자 하나가 벽을 따라 놓인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모두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인 듯 했다. 모리슨은 책상으로  다가가 명함을 내밀면서 말했다. "내 친구가 나한테 이걸 주었소. 내 대학 동창이지요." 안내원은 미소를 지으며 타자기에 양식 용지를 말아넣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리차드 모리슨이오." 찰칵, 찰카닥, 찰칵. 타이프 치는 소리는 그렇게 시끄럽지 않았다. IBM사 제품이었다. "주소는?" "뉴욕, 클린톤, 메이플 레인 29번지요." "기혼이십니까?" "예." "자녀는요?" "하나요." 모리슨은 아들 앨빈을 생각하며 약간 얼굴을  찌푸렸다. '하나'라는 것은 사실 틀린 말이었다. '반'이라는 것이 더 정확했다. 모리슨의 아들은 정신박약아였으며, 뉴저지에 있는 특별학교에 가서 살고 있었다. "누가 선생님께 여기 오시도록 권했지요, 모리슨씨?" "옛 학교 친구요, 제임스 맥칸이라고 하지요." "좋습니다. 좀 앉아 계시겠습니까? 좀  바쁜 날이라서 기다리셔야 하겠습니다." "괜찮습니다." 모리슨은 여자와 남자 사이에 앉았다. 여자는 짙은 푸른 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젊은 남자는 오늬 무늬 재킷과 유행하는 짧은 구레나룻을 기르고 있었는데, 관리자 타입이었다. 모리슨은 담배갑을 꺼냈다.  주위를 둘러 보았으나 재떨이가 없었다. 도로 담배갑을 집어넣었다.  담배를 좀 못 피운다고 안  될 것은 없었다. 여기서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다 지켜본 다음에 나가면서 피워도 늦지 않았다. 정  오래 기다리게 한다면 여기서  그냥 피우다가 재를 이 고급스러운 양탄자 위에다  털 수도 있는 일이었다. 모리슨은  '타임즈'를 들고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한 15분쯤을 기다렸다. 모리슨은 푸른 색 정장을 입은 여인 다음 순서였다. 그의 몸속의 니코틴 센터에서는 지금 니코틴을 보내달라고 난리였다. 모리슨 뒤에 온 사람도 담배갑을 꺼냈다가 재떨이가 없는 것을 보고 도로  집어넣었다. 모리슨은 그 사람이 약간 죄의식을 느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 을 보고 나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마침내 안내원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들어가세요, 모리슨씨." 모리슨은 접수대 뒤편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안은 조명이 흐려 어둡게 느껴지는 복도였다. 꼭 가발처럼 보이는 백발의 건장한 사내가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면서 상냥하게 웃었다. "나를 따라오십시오, 모리슨씨." 그 사내는 모리슨을 데리고 아무 표지도 없는 문을 여러 개 지나갔다. 문들은 다 닫혀 있었다. 사내는 복도를 반쯤 내려가더니 그 문 가운데 하나를 열쇠로 열었다. 문 안에는 꾸미지 않은 작은 방이 하나 놓여 있었다. 벽에는 구명으로 뚫린 코르크 판들이 붙어  있었다. 책상 하나와 양편에  놓인 의자가 유일한 가구였다. 책상 뒤의 벽에는 작은  직사각형의 창문같이 보이는 것이 있었지만, 짧은 녹색 커튼이 그것을 가리고 있었다. 모리슨의 왼쪽 벽에는 그림이 하나 걸려 있었다. 강철 색깔 같은, 회색 머리를 가진 키가 큰 사람이었다. 그의 손에는 종이가 한 장 들려 있었다. 어딘가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건장한 사내가 입을 열었다. "나는 믹 도나티라고 합니다. 모리슨 씨가  우리 프로그램을 따르겠다고 결정하는 경우, 내가 모리슨 씨를 담당하게 됩니다."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모리슨이 말했다. 모리슨은 담배 생각이 간절했다. "앉으시지요." 도나티는 아까 안내원이 기재한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  놓더니, 서랍에서 또 하나의 서류 양식을 꺼냈다. 그러고 나서 거침없이 모리슨의 눈을 마주보았다. "담배를 끊고 싶으십니까?" 모리슨은 목을 가다듬고 다리를 꼬았다. 좀 모호하게  대답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예." "여기에 서명하시겠습니까?" 도나티가 모리슨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모리슨은 빠르게  그 서류를 훑어보았다. "아래 서명한 자는 방법이나 기술을 누설하지 않겠으며...." "좋습니다." 모리슨이 대답하자, 도나티가 펜을 넘겨주었다. 모리슨이 자기 이름을  긁적거리자 도나티가 그 아래 서명을 했다. 잠시 후 그 서류는 다시 책상 서람으로 들어갔다. 그는 냉소적으로 혼자 생각했다. '내가 서약을 했단 말이지.' 그는 전에도 그런 서약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틀 동안 담배를 안 피운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도나티가 말했다. "좋습니다. 여기에서 일하는 우리들은 선전 문구로 선생을 괴롭히지 않습니다, 모리슨시. 건강이나 비용에  대한 질문도 없고,  굳이 사교적인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쓰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선생이 왜 담배를  끊으려 하는지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는 실용주의자들입니다." "좋습니다." 모리슨은 별 생각없이 대꾸했다. "우리는 약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또, 데일 카네기 같은 사람을 불러 선생에게 설교하지도 않습니다. 별다른 식이요법을 권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선생이 일년 동안 담배를끊을 때까지는 돈도 안 받습니다." "맙소사." "맥칸 씨가 말씀드리지 않던가요?" "아니오." "아, 그런데 맥칸씨는 어떠십니까? 잘 지내십니까?" "잘지냅니다." "잘 됐군요. 아주 잘 됐습니다. 자, 이제 몇가지 질문을 좀 하겠습니다, 모리슨씨. 이 질문들은 약간 개인적인 것이지만, 선생이 하신 답변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을 지켜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예?" 모리슨은 대답하는 듯 묻는 듯 애매하게 대꾸했다. "부인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러신다 모리슨입니다. 처녀때 이름은 램지구요." "선생은 부인을 사랑하십니까?" 모리슨은 고개를 들고 도나티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도나티는 온화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예, 물론입니다." "결혼 생활에 뭐 문제는 없었습니까? 예를 들어 별거라든가........" "그게 담배 끊는 것과 무슨 상관입니까?" 모리슨이 되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그가 의도했던 것보다 더 화나게 들렸다. 모리슨은 정말로 지금 이 순간 담배가 절실했다. "아주 큰 관계가 있지요. 자, 나와 함께 한번 얘길 해봅시다." "없습니다. 그런 건 없습니다." 사실 최근 들어아내와의 관꼐에서 약간 갈등이 생겨나고 있었다. "자녀가 하나 뿐이라고 하셨죠?" "그렇습니다. 앨빈이라고 하죠.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어느 학교입니까?" 모리슨은 화난 얼굴로 말했다.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좋습니다." 도나티는 선선히 대답했다. 도나티는 모리슨을 향해  자기는 아무런 무장도 안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선생이 하고 싶은 질문에  대해서는 내일 첫  치료 때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모리슨은 대답하며 일어섰다. "마지막으로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지금 한 시간 동안 담배를 안피우셨는데, 기분이 어떠십니까?" "좋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모리슨은 거짓말을 했다. "참 잘됐군요!" 도나티가 탄성을 질렀다. 도나티는 책상을 돌아나와 문을 열면서 말했다. "오늘 밤에는 담배를 즐기십시오. 내일부터는 절대  담배를 피우지 않게 될 테니까요." "정말입니까?" "모리슨씨, 장담합니다." 도나티가 엄숙하게 말했다. 다음날 오후 세시 정작, 모리슨은 금연 회사의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모리슨은 하루종일 안내원이  지정해준 약속을 그냥  넘길까, 아니면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면서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지킬  것인가 고민했었다. 결국 지미 맥칸이 한 말, 그것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는 말 때문에 모리슨은 약속을 지키기로 마음먹었다. 내 인생도 바뀔 것인지 혹시 알아?, 그리고 사실 모리슨은 금연회사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모리슨은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 담배를 필터까지 타도록 한  대 피웠다. 만일 이것이 마지막 담배라면 이 얼마나 악몽 같은 일일가. 그러나 담배 맛은 아주 나빴다. 이번에는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전번보다 짧았다. 안내원이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가니 도나티가 기다리고 있었다.  도나티는 손을 내밀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모리슨한테는 그  미소가 아주 호전적으로 보였다.  모리슨은 약간 긴장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시 담배 생각이 났다. "자, 갑시다." 도나티는 말하고 나서 전번의  작은 방을 향하여  앞서 걸어나갔다. 방안에 들어가서 도나티는 전번처럼 책상 뒤의 의자에  앉았고, 모리슨은 맞은 편에 앉았다. 도나티가 입을 열었다. "다시 오셔서 매우 기쁩니다. 많은 분들이 첫  번째 면담 이후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지요. 아마 자기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자기가 실제로는 그렇게 담배를 끊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겠지요. 하여간 선생과 함께 일을 하게 되서 기쁩니다." "치료는 언제 시작합니까?" 이렇게 물어보면서 모리슨은 치료 방식이 최면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틀림없어, 최면술일 거야.' "아, 이미 시작한 것입니다. 아까 복도에서  악수를 할 때 시작한 것이지요. 지금 담배 가지고 계십니까, 모리슨 씨?" "예." "이리 주시겠습니까?" 모리슨은 어깨를 으쓱하며 도나티에게 담배갑을 주면서 중얼거렸다. '저 담배갑에야 담배가 두 개빈가, 세 개비밖에 안 남았으니까, 뭐.' 도나티는 담배를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그러더니  모리슨을 향해 미소를 지으면서 천천히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도나티는 주먹으로 담배갑을 쾅쾅 내리쳤다. 담배갑은 찌그러지더니 곧 납작해졌다. 끊어진 담배  끝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담배 가루가  흩어졌다. 그렇게 세게 내리치면서도  도나티는 얼굴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모리슨은 그 모습을 보고 섬?함을 느꼈다. '아마 나한테 바로 이런 섬?한 느낌을 불러 일으키려고 하는  행동인 모양이군.' 마침내 도나티는 두드리는 동작을 멈추었다.  그러고 나서 형편없이 찌그러져버린 담배갑을 집어들어 쓰레기통에 던지면서 말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나한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선생은 모르실 겁니다. 이일에 뛰어든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이 일은 아직도 즐겁습니다." "하지만 치료로서는 뭔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 빌딩  아래 로비에 신문 가판대가 있더군요. 거기서는 온갖 종류의 담배를 다 팝니다." 모리슨이 부드럽게 말했다. 그러나 도나티는 그 말은 들은체도 안하고 손을 펴면서 딴 소리를 했다. "선생이 말씁하신 아들, 앨빈 도즈  모리슨은 장애아르르 위한 페터슨 학교에 다니고 있더군요. 선천적으로 두개골 손상증세고, 아이큐는 46, 교육 가능한 지체아 범주에는 들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생 부인은......" 순간 모리슨이 소리를 질렀다. 그는 놀라기도 하였고 화가 나기도 하였다. "어떻게 그걸 알아냈꼬? 당신이 도대체 무슨 권리로 내 주변을 조사......" 도나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모리슨의 말을 끊었다. "우린 선생에 대해 많은 것을 압니다.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그 비밀은 철저하게 지켜드리겠습니다." "난 여기서 나가겠소." 모리슨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하면서 일어섰다. "잠깐만 더 앉아계십시오." 모리슨은 도나티를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그는 전혀 당황한 기색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즐거워 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 모리슨과 같은 반응을 수십번, 아니 수백 번 보아온 사람의 표정이었다. "좋습니다. 하지만 앉아 계시는 게 기분 좋은 일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도나티는 의자 등받이로 등을 기댔다. "물론입니다. 난 선생한테 우리가 실용주의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실용주의자로서 우리는 니코틴 중독이 얼마나 치료하기 힘든가를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닙다. 담배의 경우, 끊었다 하더라도 재발하는 비율이 85퍼센트입니다. 헤로인 중독도 그것보다는 낮습니다. 따라서 니코틴 중독은 특별한 문제입니다. 정말 특별합니다." 모리슨은 쓰레기통 안을 슬쩍 들여다 보았다. 그 중 한 개비는 비록 찌그러지긴 했지만 아직 피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도나티는 선량하게 웃으며 쓰레기 통 안을 뒤져 그 담배마저 손가락으로 두 동강을 냈다. "때때로 사람들은 교도서 안에서 일 주일마다 담배 배급하는 것을 없애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제안은 늘 묵살됩니다. 실제로 어떤 주에서는 그런 법률을 통과시켰는데, 그러자 교도소에서 격렬한 폭동이 일어났다비다. 폭동입니다, 모리슨씨. 상상해 보십시오." "난 별로 놀랍지 않은데요." "하지만 그 의미를 생각해  보십시오. 사람이 감옥에 갇힐  때는 그 사람의 정상적 성생활, 술, 정치, 움직이는 자유가 다 박탈됩니다. 그러나  폭동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니 감옥의 숫자에 비하면  거의없는 편이라고 말하는 게 정확하겠지요. 하지만 담배를 뺐었더니, 쾅!, 폭동이 일어났단 말입니다." 도나티는 "쾅"을 강조하기 위해 책상을 쳤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했다. "1차서계대전 당시 독일 후방에서는 아무도  담배를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당시 독일 귀족들이 하수구에서 꽁초를 줍는 것은 보기  흔한 광경이었답니다. 2차세계대전 대는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된 많은 미국 여인들이 담배 대신 파이프를 피우게 되었답니다. 진정한  실용주의자에게는 아주 매력적이고 도전해 볼 만한 문제 아닙니까, 모리슨 씨?" "치료로 돌아갈까요?" "잠깐만 이리 와보시겠습니까?" 도나티는 일어나서 모리슨도 어제 본 적이 있는 그 녹색 커튼  쪽으로 가서 섰다. 그리고는 커튼을걷었다. 그러자 네모난  유리창이 드러나고, 그 안으로 빈방이 들여다 보였다. 그러나,  완전히 빈방은 아니었다.  바닥에서 토끼 한 마리가 접시에 놓인 작은 알약들을 먹고 있었다. "귀여운 토끼군요." 모리슨이 말했다. "정말 그렇습니다. 그 토끼를 보십시오." 도나티는 창가에 있는 단추를  눌렀다. 토끼는 먹는 것을  멈추고 미친 듯이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발이 바닥에 닿을 때마다 더 높이 뒤어오르는 것 같았다. 토끼의 털이 마치 가시처럼 사방으로 뻗쳤다. 눈빛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그만두시오! 저 토끼를 감전시켜 죽이려는거요?" 도나티는 단추에서 손을 뗐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바닥에는 아주 약한 전기가  흐르고 있을 뿐입니다. 모리슨 씨, 토끼를 보십시오!" 토끼는 알약이 든 접시로부터  한 10피트쯤 떨어진  곳에 웅크리고 있었다. 토끼의 코가 벌름거렸다. 갑자기 토끼는 아예 구석으로 뛰어가버렸다. "토끼가 저걸 먹는 동안 반복해서 자극을 받으면,  토끼는 곧 그 자극과 음식을 연관시키게 됩니다. 먹으면 고통이 온다고 생각하는거죠. 따라서 토끼는 안 먹게 됩니다. 충격을 몇번 더 주면, 토끼는 음식을 앞에 놓고도 굶어 죽습니다. 이것을 혐오 훈련이라고 부릅니다." 모리슨의 머리 속에 갑자기  번개처럼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모리슨은 문 쪽으로 물러나며 말했다. "고맙지만 난 사양하겠습니다." "기다리십시오, 모리슨 씨." 그러나 모리슨은 멈추지 않았다. 모리슨은 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러나 손잡이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 문을 여시오." "모리슨 씨, 잠깐만 앉아계시면...." "이 문이나 어서 여시오. 아니면 당신 앞에다 경찰을 불러다 놓겠소." "앉아!" 갑자기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모리슨은 도나티를  바라보았다. 모리슨의 갈색 눈은 겁에 질려 눈동자가 흐려져 있었다. '맙소사, 여기서 정신병자와 함께 갇혀 있게 되었구나.' 모리슨은 입술을 핥았다. 그는 평생 그 어느  때보다도 담배가 절실하게 피우고 싶었다. 도나티가 입을 열었다. "치료에 대해서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죠." 모리슨도 도나티의 태도에 맞추어 차분하게 말했다.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 못하시나 본데, 난 치료를 받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난 치료를 안 받기로 결정했어요." "아닙니다, 모리슨 씨. 이해 못하시는  건 선생입니다. 선생한테는 선택권이 없습니다. 내가 선생한테 치료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씀때렸을 때,  나는 사실 그대로를 말씀드린 겁니다. 난 이제 선생이 그 정도는 아실 걸로 생각했는데요." "당신 미쳤소?" "아닙니다. 난 실용주의자일 뿐입니다. 이제 치료에 대해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좋소, 다만 한가지만 알아두시오. 난 여기서 나가는 대로  담배 다섯 갑을 사서 경찰서까지 가는 동안 그걸 다 피울 거요." 모리슨은 문득 자기가 업지 손가락을 물고 그것을 빨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얼른 손을 내렸다. "좋으실 때로. 하지만 내 이야기를 다 들으시면 마음이 바뀌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리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서 두 손으로깎지를 꼈다. "치료의 첫 한달 동안, 우리  직원들이 선생을 항상 감시할  겁니다. 선생이 그 가운데 몇 명은 보실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다 보실 수는 없을  겁니다. 어쨌든 그들은 언제나 선생과 함께 있습니다. 언제나. 만일 그들 눈에 선생이 담배를 피우는 게 보이면, 난 그들로부터 연락을 받게 됩니다." "그런 다음에 나를 이리 불러다저 토끼처럼 만들겠다는 말이군요." 모리슨이 말했다. 모리슨은 자기 말이  차갑고 냉소적으로 들리도록 하려고 애를 썼지만, 갑자기 끔찍한 두려움을 느꼈다. 이건 악몽이야... "아닙니다. 선생 부인이 토끼처럼 되는겁니다. 선생이 아니죠." 모리슨은 멍한 눈으로 도나티를 바라보았다. 도나티는 미소를 지었다. "선생은 그냥 구경만 합니다." 도나티가 내보내 준 뒤에 모리슨은  완전히 정신이 멍한 생태에서 두  시간 동안 걸어다녔다. 전날처럼 날씨가 화창했지만, 모리슨은 그런 것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괴물 같은 도나티의 웃는 얼굴이 다른  모든 것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나티는 이렇게 말했었다. "선생은 실용적 문제가 실용적 해결책을  요구한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겁니다. 또한 우리가 선생의 가장 큰 관심사를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셔야 합니다." 도나티 말에 따르면 금연 회사는 일종의 재단이었다.  벽에 걸린 초상화 주인공이 시작한 비영리 조직이라는 것이다. 그 초상화 주인공은 몇 가지 가족 사업에서 아주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그 사업이란, 대체로 슬퍼트  머신과 같은 도박이나 뉴욕과 터키 사이의 암거래  같은 것들이었따. 초상화의 주인공인 모트 '세 손가락' 미넬리는 골초였다. 하루에 담배 세 갑을 피웠다. 초상화에서 그가 들고 있는  서류는 의사의 진단서였다. 폐암이라는  진단이었다. 모트는 죽기 직전에 자기 돈으로 금연 회사를 설립한 뒤, 1970년에 죽었다. 도나티는 말했었다. "우리는 가능한 한 회사를 파산 직전의  상태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돈보다는 사람들을 돕는 데 더 관심이 있으니까요. 물론  그렇게 되면 세금 문제도 원활해지죠." 치료는 아주 간단했다. 한번  담배를 피면 아네 신디가  그 '토끼의 방'으로 들어간다. 두 번 피면 모리슨 자신이  그 방으로 들어간다. 세 번 피면  둘이 함께 그 방으로 들어간다. 네 번까지 핀다면, 그것은 상호 협조 관계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간주하여, 좀더 단호한 방법이 취해진다. 금연 회사의 직원이 아들 앨빈의 학교로 가서 앨빈을 때리는 것이다. 도나티는 웃으면서 말했다. "상상해 보십시오. 그 아이한테 그게 얼마나 끔찍한 일이겠습니까? 누가 설명해 주어도 아이는 이해 못할 것입니다. 아이는 그저 아빠가 나쁘기 때문에 자기가 괴로움을 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도 계속 겁에 질려 있을 것이구요." "나쁜 새끼." 모리슨이 힘없이 말했다. 모리슨의 눈에서 눈물이 막 쏟아지려고 했다. "이 지저분한 새끼." 도나티는 동정한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나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우리 고객 가운데 40퍼센트는 전혀 아무런 징계를 가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직 10퍼센트만이 세가지 이상의 벌을 받았을 뿐입니다. 이 정도면 신뢰할 만한 숫자 아닙니까?" 모리슨한테는 그것이 전혀 신뢰할 만한 숫자가 아니었다. 더욱 겁에 질리게 하는 숫자일 뿐이었다. "물론 선생이 다섯 번 피우면......." "어떻게 한단 얘기요?" 도나티는 환하게 웃었다. "선생과 선생 부인이 각각 방에 한번씩 들어가고, 아들은 또 한번  맞고, 또 부인도 맞습니다." 이제 이성적 사고의 한계점을 넘어버린 모리슨은 도나티를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그러나 도나티는 매우 편한 자세로 앉아 있던  사람 치고는 놀랄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도나티는 의자를 뒤로 밀어젖히면서 일어나더니 책상 위로 넘어와 모리슨의 배를 걷어찼다. 모리슨은  헉헉거리고 기침을 하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도나티는 여전히 상냥하게 말했다. "앉으시지요, 모리슨 씨. 이성적인 사람답게 이야기를 합시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있게 되자, 모리슨은 도나티가 시키는 대로 했다. 아무리 무서운 악몽이라도 언젠가는 끝나겠거니 생각하고서. 도나티의 설명에  따르면 금연  회사에는 열  단계의 벌칙이  있다고 했다. 6,7,8 단계는 토끼의 방에 더 자주 들어가게(전기도 더 세지면서), 또 더 심하게 맞는 것이었다. 9단계에 이르면 아들의 팔이 부러진다. "얼 번째는 뭡니까?" 모리슨은 입이 바짝 마르는  것을 느끼며 물었다. 도나티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때는 우리도 포기합니다, 모리슨 씨. 그렇게 된다면 선생은  재활 불가능자 2퍼센트에 속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말로 포기합니까?"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지요." 도나티는 서랍을 열더니 소음기가 달린 45구경 권총을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그는 모리슨의 눈을 바라보며 빙그레 웃었다. "하지만 그 2퍼센트의 재활 불가능자들조차도 다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합니다. 장담합니다." 금요일 밤의 영화는신디가 좋아하는 '불리트'였다. 그러나 한시간 동안이나 모리슨이 안정부절못하면서 투덜대는 바람에 신디는 영화에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선전이 나오는 동안에 신디가 물었다. "당신 무슨 일 있어요?" 모리슨은 툴툴거렸다. "없어... 아니 모든 게 문제야. 나 담배 끊었어." 신디가 웃었다. "언제부터요? 오 분 전부터?" 오늘 오후 세시부터." "그 때부터 정말 담배를 한 대도 안 피웠단 말예요?" "안 피웠어." 모리슨은 말하고 나서 엄지손가락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피부가  벗겨지면서 생살이 드러나고 있었다. "정말 멋져요! 뭐 때문에 끊으신 거예요?" "당신. 그리고..... 그리고 앨빈." 신디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다시 영화가 계속되었지만 신디는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딕은 지체아인 아들에  대해 언급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신디는 모리슨 가까이로 다가와서 빈  재떨이를 본 다음, 모리슨의 눈을 보았다. "당신 정말 끊으려고 하시는 거예요, 딕?" "정말야." 그 다음 말은 모리슨의 머리 속에서 이어졌다. '내가 경찰을 부르면, 동네 깡패들이 몰려와서 당신 얼굴을 짖이겨 놓겠대, 신디...' "정말 기뻐요. 설사 당신이 성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앨빈하고 나는 당신의 그 생각만으로도 고마워할 거예요, 딕." "아냐, 난 성공할 거야." 모리슨은 자기 배를 걷어차던  도나티의 냉정한 살인자  같은 표정을 떠올리며 말했다. 모리슨은 그날 밤 잠을 제대로 못 잤다. 계속 잠이 들었다 깼다 했던 것이다. 세시쯤에는 완전히 잠이  달아나 버렸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그의 욕구는 마치 심하지 않은  열병을 같았다. 모리슨은 아래층  자기 서재로 내려갔다. 서재는 집안의  중앙에 있었다. 창문도 없었다.  책상 맨 윗 서랍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자, 너무나 기쁘게도 담배갑이  있었다. 그는 주위를 둘어보며 입맛을 다셨다. 첫 한달간은 끊임없는 감시를 한다고 도나티는 말했었다. 그 다음  두 달간은 하루에 열 여덟 시간이다. 그러나 어느 열 여덟 시간일지는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넉 달째는 대 부분의 고객들이 다시 담배에 손을 대고 싶어하는 때이기 때문에 다시 스물 네 시간 감시로 들어간다. 그 다음 여덟 달 동안은 매일 띠엄띠엄 열 두 시간씩  감시한다. 그런 다음에는? 고객이 살아  있는 동안 아무 때나 골라서  감시한다. '살아 있는 동안!' 도나티는 중얼 거렸다. "우리는 격월로 선생을 감시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격일로 할 수도 있지요. 아니면 지금부터 2년  뒤에 계속 일부일간 감시할  수도 있죠. 중요한 점은 선생이 결코 감시 받는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란 점입니다. 따라서 만일 담배를 피우신다면 주사위로 도박을  하시는 것이나 비슷한 기분이 들 겁니다. '그  자들이 지금 보고 있을까?  지금 그 자들이 내 아내를 데러갔을까? 아니면 당장 내  아들찬테로 사람을 보냈을까?' 어떻습니까, 근사하죠? 그런데도 몰래 담배를 피우신다면 그 맛을 고약할 겁니다. 마치 선생 아들의 피를 빠는 기분이겠죠." 하지만 그 자들이 지금은 보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칠흙같은 밤중에, 내 성재에 나 혼자 있는데... 집안은 무덤처럼 조용했다. 모리슨은 거의 2분 동안 담배갑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저히 눈길을 돌릴 수가 없었다. 그런 다음 그는 서재 문으로 다가가 텅 빈 홀을 바라보고는 다시 돌아와 얼마 동안  더 담배를 바라보았다. 끔찍한  생각이 떠올랐다. 앞으로도 살아갈 날은 많이  남아 있는데, 담배를 한 깨비도 피울 수 없다니. 손가락 사이에서 끊임없이 피러오르는 담배 연기가 없다면 어떻게 짜증나는 고객에게 차트와 서류를 놓고 웃는 얼굴로 설명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담배가 없다면 어떻게 신디의 쉼없이 떠들어대는 잔소리를 견디어낼 수 있단 말인가? 커피를 마시고 신문을 읽을 때 담배 한 대가 없다면 어떻게 아침에 일어나  새 날을 맞을 수 있단 말인가? 모리슨은 자기가 이런 일에 발을 디딘  데에 스스로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또 도나티에게도 저주를 퍼부었다. 그리고 누그보다도 지미 맥칸을 저주했다. 어떻게 그 자식이 이럴 수가 있어? 그  개자식은 이런 걸 다 알고 있었잖아. 모리슨의 손은 배반자 지미 맥칸의 멱살을  잡고 싶은 욕망에 부르르 떨렸다. 모리슨은 다시 살그머니 서재를 바라보았다. 그는 책상으로 다가가 담배를 한 개비 집어  올렸다. 그는 그것을 가슴에  안고 어루만졌다. 그 옛날 신문 광고에 뭐라고 써있었더라? 매우 둥글고, 매우 단단하고, 매우 알차게 말려진...... 세상에 그것보다 더 진실한 말을 없었어. 그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가, 문득 동작을 멈추고 귀를 쫑긋 세웠다. 작은 방에서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은데? 뭘 들어올리는 희미한 소리가 난 것 같은데? 아냐, 그럴 기 없어. 하지만.... 머리 속에 끔찍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 토끼가 전기에 충격을 받아 미친 듯이 방안을 뛰어 다니는 모습. 신디가 그 방에서........ 그래서 그는 필시적으로 귀를 기울였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가서 작은 방 문을 열어보면 되지 않겠냐고 스스로에게 타일렀다. 하지만 그는 자기가 발견할지도 모르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하고 있었다. 모리슨은 담배를 포기하고 침대로 돌아갔다. 그러나 오랫동안 잠들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엊저녁에 언짢았던 기분과는  상관없이 식욕은 좋았다. 잠시 망설인 뒤에 그는 평소에 먹던 콘플레이크에 달걀까지 깨넣어서 먹었다. 그가 언짢은 표정으로 그릇을 닦고 있을 때, 신디가 가운 차림으로 아래층에 내려왔다. "리차드 모리슨! 당신은 헥토르가 강아지였을 때 이래로  아침에 달걀을 먹은 적이 없었잖아요." 모리슨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신디의 그  '헥토르가 강아지였을 때'란 말이, 그녀가 자주 하는 '난 돼지에게라도 미소를 지으며 키스를 하겠어요'라는 말 못지 않게 어리석은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여간 그녀는 기뻐하고 있었다. "담배 피웠어요?" 신디가 오렌지 쥬스를 따르면서 물었다. "아니." "오늘 정오면 다시 손을 댈 거예요." 신디가 거만한 표정으로 주장했다.  모리슨은 화를 벌컥 내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게 날 도와주는  짓이야! 당신이나, 아니면  누구든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생각하는 것이...... 아, 미안해." 모리슨은 신디가 화를 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신디는 좀  놀랐다는 표정으로 모리슨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 정말 진지한 마음으로 담배를 끊을 작정으로 하고 있군요. 정말 끊을 생각이에요?." "내게해도 좋아." '당신은 내가 지금 얼마나 진지한지  모를거야. 앞으로도 모르기를 바래.' 신디가 그에게 다가서면서 말했다. "불쌍한 사람. 당신은  다시 데워놓은 시체  같은 얼굴이에요. 하지만 난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모리슨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10월에서 11월 사이의 리차드 모리슨의 생활의 몇 장면.... 모리슨은 라킨 스투디오에서 일하는 한 친구와  잭 뎀시의 바에 함께 앉아있다. 그 친구가 담배를 권한다. 모리슨은 술잔을 ? 손에 힘을 주며 말한다. "난 담배 끊었어." 친구는 웃으며 말한다. "일 주일이나 갈까?" 모리슨은 기차를 기다리며 '타임즈'지를 보다가  신문 너머로 파란 양복을 입은 한 젊은이를 바라본다. 요사이 모리슨은 때와 장소는 다르긴 하지만 그 젊은이를 거의 매일 아침 보곤 한다. 모리슨이  고객을 만나고 있던 온드 가게에서도 보았다.  모리슨이 샘 쿠크의 레코드를  찾던 샘 구디 가게에서 그 젊은이는  잡지를 뒤적이고 있었다. 한번은  동네 골프 코스에서 골프를 치던  모리슨의 패거리 뒤의  패거리들 속에 그 젊은이가 끼어 있었다. 모리슨은 파티에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취한다. 하지만 진짜로 한 대 피울 만큼 취하지는 않는다. 모리슨은 아들을 찾아가서 커다란  공을 선물한다. 꽉 쥐면  삑소리가 나는 공이다. 이들은 침을 흘리며 기쁜에 겨워 입을 맞춘다. 전처럼 그 모습이 역겹지는 않다. 모리슨은 아들을 꼭 껴안는다. 그러면서 도나티와 같은 사람들이 자기보다 먼저  냉소적으로 깨달았던 것을 진심으로 깨닫는다. 도나티는 말했다. 사랑은 가장 유해한  약이다. 낭만주의자들은 사랑의 존재를 놓고 논쟁한다. 하지만 실용주의자들은  사랑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활용한다. 모리슨은 담배를 피우고 싶은  육체적 욕구를 점차 잃어간다.  하지만 아직도 담배를 피우고 싶은 심리적 욕구, 혹은 뭔가를  입에 넣고 싶은 욕구는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기침할 때 먹는 사탕, 알약, 이쑤시개 등을 입에 넣는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마지막 장면. 모리슨은 차를 몰고 가다 미들타운 터널에서  교통 체증의 한가운데 들어서  있었다. 터널 안이라  깜깜했다. 차들은 크랙션을 울려댔고, 공기는 후덥지근했다. 길은 금방 뚫릴 것  같지가 않았다. 그때 갑자기 모리슨은 차 안의 장갑  넣는 서랍을 열어보다 담배가 반쯤 들어 있는 담배갑을 발견했다. 그는 잠시 그것을 바라보다 담배  한 개비를 뽑아냈다. 차에 설치된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설사 무슨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이건 신디의 잘못이야. 담배는 몽땅 내버리라고 말했잖아.' 한 모금 빨자 모리슨은 기침을  하며 연기를 토해냈다. 두  모금 빨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세 모금 빨자 머리가 핑 돌았다. '맛이 없군.' 그러다 문득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 '맙소사, 지금  내가 뭘하고 있는거지?' 뒤에서 크랙션이 빵빵 울려댔다. 앞에서 다시 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모리슨은 재털이에 담배를 눌러 끄고, 앞  창문 두 개를 다 열었다. 공기구멍도 열어놓고 팬도 돌렸다. 마치 화장실에서 처음 담배를 핀 아이같은 모습이었다. 모리슨은 급히 차를 출발시켜 앞차들을 따라잡아 집으로 돌아왔다. "신디, 나 왔어."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신디? 어디 있어?" 그 때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신디야?" "여보세요, 모리슨 씨. 도나티의 목소리였다. 듣기 유쾌할 정도로 활발하면서도  사무적인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가 말을 이었다. "좀 볼일이 있는데, 5시면 괜찮습니까?" "내 아내를 데리고 있소?" "예, 물론이지요." 도나티는 껄걸 웃었다. 모리슨은 더듬거리며 말했다. "이봐요, 신디를 보내줘요. 다신 그런 일이 없을 거요. 잠시 실수한 거요. 단순한 실수였단 말입니다. 세 모금밖에 안  빨았어요. 정말이지 맛도 아주 나빴단 말입니다!" "창피한 노릇입니다. 5시에 만나뵙도록 하지요." 모리슨은 거의 눈물을 흘릴 지경이 되어 흐느꼈다. "제발...제발....." 그러나 이미 전화는 끊어져 있었다. 오후 5시, 대기실에는 안내원밖에  없었다. 안내원은 눈을 깜빡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모리슨의 창백하고 엉망이 된 모습을 무시해 버리는 미소였다. 안내원은 인터폰에 대고 말했다. "도나티 씨? 모리슨 씨가 오셨는데요." 안내원은 모리슨에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들어가세요." 도나티는 아무런 표지가 없는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곁에는 스마일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사내가 38구경 권총을 들고  서 있었다. 고릴라 같은 몸집의 사내였다. 모리슨은 도나티에게 말했다. "이봐요, 문제를 달리 해결할 수도 있지 않겠소? 내  , 돈을 드리리다. 내가....." "시끄러." 스마일 티셔츠를 입은 사내가 말했다. 도나티가 그 뒤를 이었다. "뵙게 되서 기쁩니다. 하지만 이런 안 좋은 조건에서  만나게 된 것은 유감입니다. 나와 함께 가시지요. 가능한 한 간략하게 끝내도록 합시다. 선생 부인이 다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모리슨은 도나티에게 달려들기라도 할 것처럼  몸을 긴장시키고 있었다. 그러자 도나티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봐요, 이봐. 선생이 그러시면, 여기 정크라는 친구가 선생을 총으로 내려칠 것이오. 그리고 또 선생 부인은 변함없이 그 방에  들어가야 할거요. 어느게 낫겠소?" "지옥에서 썩을 놈." 모리슨의 욕설을 들은 도나티는한숨을 쉬었다. "내가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동전 한 푼씩을  모았으면, 지금쯤은 은퇴해서 편히 살아도 될거요. 자,  교훈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모리슨 씨. 낭만주의자가 뭔가 좋은 일을 하려다 실패하면, 사람들은  그에게 상을 줍니다. 한데 실용주의자가 성공을 하면 사람들은 그에게  지옥에나 가라고 욕을 해요. 자, 가실까요?" 정크가 총으로 재촉했다. 모리슨은 앞장 서서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멍한 느낌이었다. 조그만 녹색 커튼은 걷혀 있었다. 정크는 총대로 모리슨의 들을 쿡 찔렀다. 이건 꼭 가스실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목격하는 것 같다고 모리슨은 생각했다. 그는 창문 안을 들여가 보았다. 신디는 당황한 듯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모리슨이 비참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신디! 신디, 이 자들이....." "부인은 선생 말을 들을 수도 없고 선생을 볼수도  없소. 한 쪽에서만 보이는 유리지요. 자 빨리  끝냅시다. 정말 아까 선생이  하신  행동은 작은 실수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니 30초면  충분할 거라고 생가합니다. 자, 정크?" 정크는 한손으로 단추를 누른 채 다른  한손으로는 여전히 모리슨 등 뒤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 모리슨의 생애게서 가장 긴 30초였다. 30초가 지나자 도나티는 모리슨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포기하실 겁니까?" "아니오, 포기 안 할 겁니다." 모리슨은 작은 소리로 힘없이 말했다. 그는 이마를 유리창에  기대 있었다. 다리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가 몸을 돌렸을 때 정크는 사라지고 없었다. "나와 함께 갑시다." "어디를요?" 모리슨이 애처롭게 물었다. "선생이 부인찬테 좀 설명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내가 어떻게  신디를 마주본단  말이오? 어떻게  내가 신디한테,  내가...... 내가........." "내 생각엔 선생이 놀라실 것 같습니다." 도나티가 말했다. 방에는 소파 하나밖에 없었다. 신디는 소파에 앉아 울고 있었다. 모리슨이 상냥하게 불렀다. "신디?" 신디가 올려다 보았다. 그녀의 눈이 눈물 때문에 확대되어 보였다. 신디가 속삭이듯 말했다. "딕? 딕이예요? 오.... 오, 하나님....." 모리슨이 신디를 꼭 껴안았다. 신디가 모리슨의 가슴에 대고 말했다. "두 남자가 집으로 들어왔어요. 처음에 난  그 사람들이 강도인 줄 알았어요. 날 강간하려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내 눈을 가리고 어딘가로 데려가는데.... 그리고...... 너무 무서워요....." "쉬........쉬......" 모리슨이 신디의 말을 막으려 하였다. 신디가 그를 올려다  보며 물었다. "그런데 왜? 왜 그 사람들이......." "나 때문이야, 신디. 해줄 이야기가 있어...." 모리슨은 모든 이야기를 끝내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말했다. "당신은 날 미워하겠지? 당연한 일이야." 모리슨은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신디는 두 손으로 모리슨의 얼굴을 감싸 자기 쪽으로 향하게 하였다. "아니예요, 당신을 미워하지 않아요." 모리슨은 놀라서 말없이 신디를 바라보았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예요.  이 사람들은 훌륭한 사람들이예요. 당신을 감옥에서 꺼내준 거예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 "네." 신디는 그에게 키스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이제 집에 가도 되나요? 기분이 훨씬 나아졌어요. 아니,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아요." 일주일 뒤 저녁에 전화벨이 울렸다. 모리슨은 그것이 도나티의 전화라는 것을 알자마자 말했다. "당신네 아이들이 잘못 안 겁니다. 난 담배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어요." "우리도 압니다. 선생과 아야기할 것이 하나 남아 있어서 전화한 겁니다. 내일 오후에 들러줄 수 있겠습니따?" "혹시....." "아니, 심각한 건 아닙니다. 그냥 관례적인 일입니다. 그건 그렇고, 승진을 축하드립니다." "아니, 어떻게 아셨소?" "언제든 알 수 있지요." 도나티는 모호하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모리슨은 작은 방으로 들어서자 도나티가 말했다. "그렇게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아무도 해치지 않으니까요. 이쪽으로 좀 오십시오." 모리슨은 몸무게를 다는 평범한 저울이 한 놓인 것을 보았다. "이봐요, 난 몸무게가 좀 늘었소. 하지만...." "압니다. 우리 고객 가운데 73퍼센트가 몸무게가 늘지요. 저울에 올라 서보십시오." 모리슨이 올라서자 바늘이 174파운드에 가서 멈추었다. "좋습니다. 내려오십시오. 키가 얼마나 되시지요, 모리슨 씨?" "5피트 7인치입니다." "좋습니다. 어디 봅시다." 도나티는 가슴 호주머니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카드를  한 장 꺼내 보면서 말을 이었다. "그리 나쁜 편은 아니군요. 선생한테 불법적인 살빼기 약의 처방을 써드리겠습니다. 조심해서 지시에 따라 복용하도록 하십시오.  선생의 몸무게의 최대 한계는... 어디보자... 182파운드로 정해 드리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오늘이 12월 1일이니까 매달 1일에 체중 검사를 받도록 하십시오. 꼭  그 날짜가 아니더라도 미리 연락만  주시면 관계 없습니다." "만일 182파운드를 넘으면요?" 도나티는 웃음을 흘렸다. "사람을 보내서 선생 부인의 새끼손가락을 자를 것입니다. 자, 이쪽 문으로  나가시면 됩니다, 모리슨 씨. 안녕히 가십시오." 여덟 달 후. 모리슨은 뎀시 바에서 라킨 스트디오에 있는 친구를 우연히 만난다. 모리슨의 몸무게는 신디가 계체량이라고 부르는 167을 향해 내려가로 있었다.  모리슨은 일부일에 한번씩 몸무게를 재보고 있으며, 지금은 회초리 같이 늘씬한 모습이다. 반면 라킨 스투디오의 친구는 뱃속에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가 앉은 듯한 모습이다. '우와, 어떻게 담배를 끊었나? 난 이 몹쓸 습관에 더욱 빨려들고 있는데...' 친구는 정말 혐오스럽다는 듯이 담배를 끄면서 술잔을 비워버린다. 모리슨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그 친구를 바라보다 지갑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친구  쪽으로 내민다. "이 친구들이 내 인생을 바꾸어 좋았네." 열두달 후. 모리슨은 우편으로 계산서를 한 장 받았다.                             금 연 회 사                        46번가 동부 237번지                                뉴 욕                        1회 치료  $2500.00                    상담자(빅터 도나티)  $2500.00                            전기  $ .50                   총계(이 금액을 지불하세요)  $5000.50 이런 개자식들! 모리슨은 화를 버럭 냈다. 이 자식들이  나한테 전기료까지 물렸어. 자기들이 신디한테..... "그냥 지불해요." 신디가 말하면서 모리슨에게 입을 맞추었다. 스무 달 후. 정말로 우연히 모리슨 부부는 헬렌 헤이스 극장에서 지미 맥칸 부부를 만났다. 곧 서로 소개를 하였다. 지미는 아주 오래 전에 공항에서 만났을 때보다 더 나아지진 않았지만, 그때만큼 건강해 보였다. 모리슨은 지미의 아내를 처음보는 것이다. 지미의 아내는 예뻤다. 평범한 생김새이긴 했지만, 아주 커다란 행복감 때문에 얼굴이 환해져서 예뻐 보이는 것이었다. 지미의 아내가 손을 내밀었다. 모리슨은 악수를 했다. 그런데 모리슨의 손을 쥐 그녀의  손이 어딘가 이상했다. 모리슨은 두 번째로 쥔 손을 흔들면서 그것을 알아차렸다. 그녀의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없었던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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