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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민]독서발표회-사랑손님과 어머니

민민 2002.11.22 23:45:36
조회 2369 추천 0 댓글 50


얼마전에 독서발표회를 했다오 남자고등학교라 쓰기 가능한 글이라오 100명이 넘는 청중앞에서 말하기 참으로 힘들었소 심사하는 선생님의 얼굴이 잿빛이 되더구려 여러분의 따뜻한 말씀 바라오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읽고   먼저 인제고등학교의 자랑스러운 전통인 독서토론회에 참석해 주신 신사숙녀 여러분께 심심찮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시고 오셨겠지만 이번에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리는 것은 사랑손님과 어머니. 이 작품에 대한 저의 느낌과 생각들 입니다. 여러분은 이 책을 읽고서 어떠한 느낌을 받으셨는지요? 어머니와 손님간의 순수한 사랑이다. 정절을 지키는 여인의 모습이 너무 존경스럽다. 대충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러한 생각들과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자리가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기 힘든 귀한 기회인 만큼 작품에 대한 저의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혹시 로리타 콤플렉스라는 말을 아시나요? 이 말은 러시아 출신의 미국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베스트셀러인 ‘롤리타’가 영화 ‘로리타’로 개봉되면서 유행된 단어 인데요. 그 뜻은 10세 전후의 소녀에게 사랑이나 성욕을 느끼는 부류의 사람들을 뜻하는 말입니다. 제가 왜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느냐고요? 눈치 빠르신 몇몇 분들은 이해하셨을 것 같은데요. 제가 이 책을 읽고 생각하기엔 아저씨의 사랑의 대상은 어머니가 아닌 바로 옥희였던 것입니다. 너무 황당한 소리라 생각지 마시고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기 까지 생각한것들을 차근차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이 작품의 특징을 살펴보면 일인칭 관찰자 시점이란 독특한 점이 있는데요. 여섯 살 소녀가 관찰하는 것을 직접 서술함으로써 사건의 전개와 어른들의 사랑을 순수하게 그려낸다고요? 그것은 작가의 의도가 아닙니다.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엔 여섯 살 아이가 서술한다는 것 자체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베일에 싸버릴 의도입니다. 왜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지 이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소설이 처음 나온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1930년대 입니다. 과연 로리타 콤플렉스라는 것이 가당키나 한 시대입니까. 작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글로써 표현하고 싶었지만 그럴순 없었습니다. 시대가 그를 가만두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는 머리를 굴리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어떡하면 자신의 생각과 위배되는 시대의 눈을 속여 자신의 생각을 펼칠수 있을까. 그 생각의 산물이 바로 독특한 시점의 변화인 것입니다. 시점의 변화로 자신의 내념을 감추면서도 소설을 전개하는데 성공한것이지요.   여러분은 지금 저의 이 황당한 소리를 듣고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할 증거물을 찾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이번에는 다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지요. 소설에는 작품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재가 있습니다.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니지요. 대표적인 중요한 요소로는 삶은달걀, 풍금, 손수건, 편지 등의 물건이 등장합니다. 이것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가?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네 그건 바로 어머니가 아저씨에게 주었다는 공통점이죠. 그럼 이제 하나하나 알아볼까요.   첫째 삶은달걀. 이것은 정말 복잡한 요소입니다. 아 그전에 여러분은 어린아이를 유혹할 때 가장 효과적인게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돈? 장난감? 물론 요즘 아이들이라면 그렇겠지만 제가 어렸을때만 해도 먹을거 사준다는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부모님께 교육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소설을 보십시오. 사랑손님은 가장 교과서적인 패턴으로 여섯 살 옥희에게 접근합니다. 무슨 반찬을 제일 좋아하느냐고 말이죠. 옥희가 삶은 계란이라 말하고 아저씨가 그것에 응했을 때부터 아저씨의 마수는 이미 반쯤 뻗쳐 들어온 것 입니다. 하지만 그 밑바탕엔 진심으로 옥희를 사랑하는 마음이 깔려 있겠지요. 하지만 이 삶은 달걀이란 요소는 복잡하게도 어머니까지 끌어들입니다. 어머니는 아저씨의 본심도 모른 채 아저씨를 위하여 삶은달걀을 매일 준비합니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입니까. 이 삶은 달걀이란 소재 하나로 어머니는 아저씨를 사모하고 아저씨는 옥희를 원하는 어긋난 관계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그럼 둘째로 풍금이 있는데요. 풍금은 어머니가 죽은 남편과 아저씨와의 관계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고뇌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저의 해석으로 보자면 이것은 잘못된 것 입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작가는 작품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숨기려 하고 있습니다. 풍금 또한 그 함정중 하나입니다. 어머니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독자들이 아저씨와 어머니의 사랑이라 속게 하려는 장치인데요. 하지만 아저씨의 상호작용이 없기 때문에 이것은 어머니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거라 할수 있겠지요. 이쯤되면 어머니가 불쌍해지기도 합니다만. 그럼 또 다른 함정이 되는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소설속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꽃 입니다. 옥희가 몰래 가져온 사실을 숨기려고 어머니께 거짓말을 하면서 드리는데요. 이때부터 어머니는 찬송가속에 꽃을 고이 보관해둔 채 혼자 착각속에 빠져 살게 되는거죠. 이렇게 되면 나머지 소재인 손수건이나 편지들도 해석 가능해집니다. 어머니가 일방적으로 아저씨에게 주고 아저씨의 반응은 묘사가 되어있지 않다. 아마 묘사할만한 반응이 없었던 것 아닐까요. 전혀 감정이 없는 상대이니 말입니다.   이쯤 들으셨으면 제가 왜 이런 말도 안될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알게되신 분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방금 말한 소재 외에도 아저씨가 옥희를 사랑하는 사실을 작가가 작품속에 심어넣은 이야기는 많습니다. 등장인물의 행동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서술자인 옥희는 여섯 살이니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정합니다. 문제는 아저씨의 행동과 태도 입니다. 아저씨는 제목처럼 옥희네 사랑방에서 살게 되는데 사랑방엔 먼저 옥희의 외삼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저씨와 옥희가 사랑방에 단둘이 있을땐 아무것도 모르는 옥희를 아저씨는 마음껏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지요. 하지만 외삼촌이 들어오면 아저씨의 태도는 싹 변합니다. 옥희는 아저씨가 외삼촌을 무서워 하는 것 같다고 했지요. 그것이 정답입니다. 아저씨의 시대상황에 불순하게 비춰지는 생각을 외삼촌이 알아차리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쫓겨나는 것은 둘째치고 살아 남을수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또 여기서 보는 것처럼 옥희의 정확한 추측을 엿볼수 있는데요. 옥희가 두 번째로 아저씨의 반응에 대해 정확한 추측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아저씨와 옥희가 뒷산에 놀러 갔다 와서 옥희가 아저씨가 아빠였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옥희는 아저씨가 얼굴이 빨개지니 화가 났다고 생각해서 울어버립니다. 역시 아이들은 감정의 변화에 민감한 걸까요. 아저씨는 정말로 화가 났던거지요. 자신의 사랑을 몰라주는 옥희도 그렇지만 과부랑 결혼하라니. 만약에 결혼 안한 총각에게 그런 소리를 한다면 과연 어떤 반응일까요. 사실 아저씨는 총각이었던 것입니다. 소설에는 묘사가 되어있지 않기에 유추가 가능한 이 내용은 아저씨가 바로 이상한 여성관을 가지고 있기에 성립이 되는 가정입니다. 이것을 보아 아저씨가 화내는 것은 당연한 거지요.   이렇듯 아저씨는 모녀에게 완전히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보고 오신 분들께 묻습니다. 아저씨가 어머니를 생각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옥희가 묘사해낸 부분이 있었는지요? 반면 어머니가 아저씨를 좋아하는 것은 아저씨 얘기가 나올때 어머니 얼굴이 붉어진다던가 하여 쉽게 포착 가능했을 겁니다. 그럼 이번엔 아저씨가 옥희를 좋아하는 행동을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까? 아마 제가 앞서 말한 내용들처럼 아저씨가 옥희를 생각하는 부분은 많았을 겁니다.   제가 지금까지 작품의 특징과 등장하는 몇 개의 소재와 인물들의 행동등을 통해 제 생각을 여러분께 말씀드렸습니다. 이 소설을 알고 계신 분들중 제 생각을 전혀 이해 못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그 분들중 영화로 이 소설을 알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그것은 당연한 겁니다. 저는 영화를 보지 않고 책으로만 작품을 접했습니다. 영화는 감독과 배우가 생각하는 것과 관련되어 표현이 되기 때문에 원작자의 의중을 많이 빗겨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 감상에 대해서 비판을 하시는 분들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금 이 자리는 귀한 자리이기 때문에 저의 솔직한 내용을 쓰게 된겁니다. 그럼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고 지루한 제 얘기를 들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다음에 꼭 해야하는 말이 있소 질문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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