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백에 여러가지 펀치를 시험해보고 결과물을 얻었지만,
요즘따라 또 나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어지더군.



평소 아는 녀석과 링에 올라갔지. 체급은 엇비슷하지만 키와 리치는 그 녀석이 좀 더 유리한 상태, 평소에 날 만만히 보던 녀석이라 순간 입술이 근질거리더군.

퍼퍼퍼.ㄱ..퍽퍽퍽..! 야, 오, 오픈이야...! ! ! 퍼퍼버버벅. 녀석의 어버버거리는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그렇게 순식간에 게임은 끝났고,
실전에 특화된 러시안훅이라 전형적인 아웃빡서인 녀석은 당황해서 가드도 제대로 하지 못했지.

잠시 자비심을 잃은 내 양쪽 주먹이 8연타로 그 녀석의 미간, 턱, 갈비, 명치, 복부, 갈비, 목젖, 정수리를 순식간에 도려내듯이 작렬했고, 양동이에 찬물을 준비해놓길 잘했다고 생각했지.
그렇게 승부가 끝나고 뒤를 돌아보니 어디선가 몰려든 관원들이 있었다는거...... 좀 민망하긴 했다. 

5분쯤 지났을까? 그 녀석은 정신이 돌아왔고 뒤에 관원들은 혀를 차더군, 녀석의 죄가 있다면 얼마 전 내 샌드백 수련 장면을 목격하지 못한게 죄라면 죄랄까 큭큭......

어쨌든 그쪽 관장에게 신세좀 졌어, 나야 뭐 잃을게 없는 인생이긴 하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