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부터 친한 친구중에 약간 웃음많고 모자란 친구가 있음
약간 경계선지능이런거인것같음,,

이새기 특징이 맨날 통닭을 ‘텅닭‘ 이렇게 부름
(사실 이거 말고도 이상하게 말하는게 많은데 일단 걍 넘어감)

노란통닭 = 누런텅닭
BBQ치킨 = 비비큐텅닭

나도 유독 이새기한테만 조금 까다롭게 구는게 어느정도 있었음
그냥 넘어가도 되는데 얘가 “텅닭” 이럴때마다

왠지 모르게 화가나고 왠지 모르게 짜증나서 항상
야 텅닭이아니라 통닭이라고 발음 똑바로 해봐 하면
맨날 웃으면서 “텅닭이지 텅닭” 이런 이빨빠진 소리 낼때마다
존나 화가났는데

어느날은 내가 왜 대체 이게 화가날까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그냥 얘가 모자란게 맞는데 주변에서 얘를 모자라게 보는게 싫다고해야되나
친구로서 좀 모자란새기야 이런건 괜찮은데 얘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고 모자란다고 말하는게 너무 싫어서
저런 모습이라도 고치고싶다는 혼자만의 욕심이였건것같음

암튼 최근에 여자친구랑도 싸우고 회사 일도 잘 안풀려서
친구들 단톡방에 좃같다, 힘들다 이렇게 하소연했는데
나머지새기들은 롤 얘기나 축구얘기나하고 자기도 힘들다는둥
아무도 내 말 안듣길래 역시는 역시다 하고 자취방에서 소주나 빨고있는데

집에서 한시간 넘게 떨어진 그 텅닭 친구가 어제 자기 쉬는날이라면서
많이 힘들제 하면서 ”텅닭한마리 사왔는데 먹을래?“ 하면서 주는데
평생 울어본적도 없는 내가 나도모르게 눈물이 존나 나더라
이유도 모르겠는데 그냥 눈물이 존나났음
병신이 지 집주변에서 사와서 다식어가지고
몇십번 처말해도 텅닭이라고 부르는 이새기가
너무 고맙고 여태까지 얘한테 짜증냈던게 한심스럽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펑펑 울었다

울며 웃으며 “병신아 통닭이라고”
이러면서 하루종일 같이 술마시고 지금 일어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