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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온라인 바둑 매너

K2 2007.02.02 11:26:42
조회 718 추천 0 댓글 8


온라인 바둑매너가 원래 썰렁하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문득 몇달전 당한 황당한 일이 생각나서 적어 봅니다. 바둑 안 둔지 정말 한참만에 작년 가을에 오로 좀 들락거리던 시절에 새벽 서너시 경이었을 게요. 한 친구가 반말로 한수 청하는데 "야 하수 XXX, 한수 두자. 도망가지 마 XXX. 상수 무섭지?" 온갖 상욕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이거 후끈 달아오르는데 아무 말 않고 지켜보니 계속 이런 식. 그래서 한판 두기로 했습니다. 오로에서 얘가 4단이었고 저는 3단이었는데 저는 오로 처음 둘때 순진하게 1급으로 신청하고 들어가는 바람에 (전에 기원 다닐때 1급 행세까지는 못해서리 그것도 양심에 찔렸다오) 승승장구해서 계속 올라가던 중이라 4단이 상수라는 생각도 전혀 안들었는데 좌우간 한판 붙었다오. 이 친구 무지무지한 속기이자 속타더만. 거의 실시간으로 놓으면서 바로 "빨랑 둬 이 하수 XX 야. 어때, 어렵지? XX 아 돌던져" 뭐 이런 식입니다. 나도 손이 빨라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슬슬 드리블하다가 대마를 잡았네요. 그래도 이친구 입은 살아서리 기분 좋냐 어쩌냐 하면서 또 난리입니다. 계속 너 떠들어라 하고 두니 오히려 담담해 지더라구요. 중간에 덜컥수 때문에 제 말 작은 게 하나 죽었는데 이때 광분하더만. 승부와는 전혀 무관한 말이었지만 좀 동요는 되더라구요. 보복으로 더 큰 것 잡고 싶기도 하고. 그러나 묵묵히 발라버리니 이친구 계속 겁쟁이니 어쩌니 하면서 참 온갖 상욕을 다하더만요. 결국 지가 돌 던지고 한판 더 두자는 것을 말도 안하고 나와 버렸는데 나이도 그리 많지 않은 친구 같더만 어찌 이런 친구가 있는지 갑자기 그 생각 나서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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