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방 보면서 드라마 보는거 좋아하는데

다들 하도 욕해대서 톡 끄고 봤다.

11화에서 내가 괴로웠던 장면은

삼식이랑 강호가 대화하는 부분.

그 부분은 진짜 삼식이 이ㅅㄲ 때려주고 싶어서 쫌 힘들었고.

영순이 강호에게 노래 불러달라고 조르는 대사.

이건 엄마가 어린 아들에게만 보여주는 내밀한 모습인데

카메라를 통해 제 3자로서 보니까 손발 오그라들어서 괴로웠어.

작가 엄마 맞구나 싶었음.

좋았던 장면은 무덤씬.

이건 드라마 전개랑 별개로,

이도현 7살처럼 우는 연기 황홀해서 넋놓고 봄.

하영이가 쇼핑백에 2억 들고 온 장면 의외의 전개라서 재밌었고.

아빠한테 꼰지르러 간 줄 알았는데

2억 만들어올라고 한시간 기다려달라고 한거임?

근데 2억이 거기 들어감?

근데 한시간만에 현금 2억이 가능한 일임?

아님 다른거 들었나..

우벽 2인조가 호미들고 농약뿌리면서 싸우는거

어처구니 없어서 헛웃음나서 이 부분에서 잠시 뇌 꺼내놓고 봄.

송회장이랑 오태수랑 결혼식장에서 나눈 대화.

오태수 발끈하는거 보니까 좀 꼬셨고.

영순이 미주 엄마에게 무릎꿇고 우는 장면.

지금껏 한번도 무너지지 않은 영순이

허물어지는 모습 보여줘서 좋았어.

예진이가 엄마에게 해주는 말.

대사가 너무 어른스럽긴 하지만,

아이가 엄마에게 주는 위로와 격려 말이야.

아이에게 위로받아야 하는 일들, 벌어지지 않는게 최상이겠지만.

저렇게 위로받으면 정말

내가 나쁜 엄마야 미안해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여기서 또 한번 작가 엄마인거 인증.

어린 딸 말고는 아무도 위로해 줄 사람 없는 미주 인생 짠했어.

다들 욕하는데 말이야...

나는 이 드라마가 왜이렇게 좋은지.

개연성도 필요없고, 

조연이 잔뜩 나와도 너그러워지고

이렇게 결말이 아무 기대도 걱정도 안되는 드라마는 처음이야.

어느 순간부턴가

한 회 한 회 드라마가 보여주는거 말고는

더이상 바라는게 없어.

뭘까. 어디에 혹해서 이러는건지 나도 궁금하니까

이 드라마가 재밌는 사람은 뭐가 좋은지 댓글좀 남겨줘봐. 

심지어 욕이라도 갤에 새글 많은것까지도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