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군생활 동안 부대원들이랑 잘 지내려고 엄청 노력했다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고민도 들어주고...
훈련소에서 왕따당한 동기도 챙겨주고
부대에서도 겉도는 후임 챙겨주고 그랬다
군생활하는 동안은 집보다 군대가 좋았던 적이 있을 정도로
군대가 행복했다
친한 사람들하고 반장님이랑 배달시켜먹는게 그렇게
맛있을 줄 몰랐었다
그런데 전역하고 부산여행도 가고, 코엑스도 가보고
먹고싶었던 거 다 먹어보고
사고싶었던 게임기 사서 하루종일 하고
헬스장도 끊고 집에서 푹 쉬니 걍 너무 좋다
그리고 부모님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았다
그렇게 잘해주던 후임들
고분고분 시키는대로 말 들은 선임이랑 간부들
지금 전역하고도 연락하는 사람 한 3명 되나?
내가 항상 매년마다 고딩친구들, 군대 부대원들
생일 챙겨주고 먹을 거 사주고 잘해주고 그랬는데
정작 내 생일 축하한다고 해준 친구들은 절반도 채 안 되더라
그래서 나도 진짜 나 생각해주고 나랑 친한 애들 생일만 챙기기로 하고
이번 부모님 생신 선물로 공기청정기 사드렸다
부모님이 진짜 좋아하시고
나도 기프티콘 친하지도 않은 사람한테 주는 것보다 훨씬 뿌듯했다
군생활동안은 부대가 편하고 행복했는데
정작 전역하고나니 군대는 이제 생각도 안 남
앞으로 윗사람 눈치도 안 보고
하고싶은 거 더 할 생각에 인생도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