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be 동사라고 부르는 동사들이 있지. am, is, are, was, were 이런 것들 말이야.

다른 동사들은 무리를 지어서 특별히 부르는 이름이 없는데, be 동사는 왜 그런 이름이 있는 것일까?

가령, walk란 동사가 있으면 이 동사는 walk-walked-walked의 변화를 하고 현재분사는 walking, 주어가 3인칭 단수 현재형이면 walks의 형태로 술어를 만들지.

이때 우리는 walk를 흔히 사전형이라고 부르잖아. 이 형태가 사전의 표제어로 실리기 때문이지.

혹은 부정사(不定詞, infinitive)라고 부르기도 하지.

부정사는 한자로 ‘不定詞’, 즉 ‘딱히 형태가 정해지지(定) 않은(不) 말(詞)’란 뜻이고, 영어도 마찬가지 ‘infinitive’, 즉 ‘형태가 확정되지(finit) 않은(in) 상태의 것(ive)란 뜻이지.

동사는 주어의 인칭, 수, 시제 등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지는데, 어떠한 위치에서는 그 형태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거지.

‘to’와 함께 쓰이는 경우 to 부정사(to infinitive)라고 하고, to 없이 원형 그대로 쓰이는 경우 원형부정사(bare infinitive)라고 하는 거고.

얘들은 그냥 단순해. 그지? 특별히 애를 쓰지 않아도 어떤 동사의 활용된 형태가 있으면 그 동사의 원형부정사가 뭔지 자연스레 알게 되잖아? 특별히 정하지 않아도.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었으니, 바로 be 동사야.

존재의 의미를 나타내는, 혹은 주어와 보어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이 be 동사들은 옛날 영어에서 가짓수가 많았는데, 이것들이 각자 어원이 다 달랐던 모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