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김대중 대통령과 연대했던 모든 정치세력은 망했다.

김종필이 충청도 맹주자리를 잃었고(그 자리는 이회창이 대체) 이인제도 보수의 차세대 자리를 잃어버렸다.

김대중과 연대했던 경상도 유력정치인들은 모두 그 지역 유권자들에게 찍히고 버림받고 은퇴했다.

그러나 김대중은 건재헀다.

왜?

호남이라는 절대적 지지기반이 있기 때문에...

호남사람들에게 김대중은 자식과도 같은 존재이고 자식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부모들은 일단은 자식들 편을 들어주듯이 김대중이 어떤 정책을 펴도 호남사람들은 김대중을 지지해준다. 김대중이 북한에 강경정책을 편다고 하면 호남사람들은 대북강경책을 지지하고, 김대중이 친미정책을 펴면 또 지지한다.

호남사람들이 친북이라서 김대중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김대중이 친북성향이라서 호남사람들의 정치성향이 친북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금 김대중은 서거했으나 그 후신들은 반한나라당연대라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몽준이 대통령후보로 나섰을 때 호남사람들의 정몽준 지지율은 90%였다. 정몽준이 민주인사여서? 무슨 황당무계한...

그 당시에 반한나라당후보로서 한나라당 이회창을 이길 수 있는 정치인 중에 하나가 정몽준이었기 때문이다.

이낙연은 지금 호남에서 죽을 쑤고 있는데 그 이유는 뻔하다. 이낙연은 한나라당, 새누리당, 국민의힘 후보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호남사람들이 김대중의 대통령선거 낙선으로 숱하게 겪은 학습효과때문이다.

그들이 이재명을 지지하는 이유는 이재명이 국민의힘을 꺾을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고 만약 이재명이 아니라 예를 들어서 김두관이 한동훈을 압도하고 이재명은 한동훈에게 지는 결과가 나오는 순간(물론 가정이다) 호남의 지지는 이재명을 버리고 김두관을 선택한다.

이는 호남사람 뿐만 아니라 이른바 민주연대라고 자칭하는 이들의 공통된 심리이다.

결국 현재의 정치지형은 국민의힘으로 대변되는 일부 보수층과 반국민의힘 연대이고, 그 속에서 제3지대 합리적 정치세력의 공간은 없다.

이준석을 요약한다면 강용석 시즌2이다.

국민의힘 세력에서 현재 상태의 이준석을 지지할 리는 없고, 반국민의힘 연대에서는 국민의힘을 공격하는 그 용도로서만 이준석을 응원해 줄 것이다.

그러나 딱 그 용도이다.

안철수는 이준석과 달리 최근 한동훈을 옹호하고 있다. 이는 그가 합리적으로 고민해보았을 때 한동훈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면 그냥 가만이 입 다물고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 안철수는 지금 상황에서 한국의 양대 정치세력 중 국민의힘 세력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양대 정치세력에 달라붙지 않고 독자생존할 수 있는 세력은 대통령 당선 초 전성기시절의 박근혜와 경기동부연합... 둘 뿐이다.

윤석열은 박근혜가 아니고 이준석은 김대중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