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까지 30시간 남았다

뒤지기 싫어서 동네방네 살고싶다고 광고하고 다닌다

그리고 인생 헛살진 않았는지 다들 건강하게 돌아오라고 응원해주는데

그게 참 위로가 되더라 

새벽에 개소리 좀 지껄이다 갈게

21살때 현역으로 입대했다가 빠꾸먹고

1년 넘게 입원 + 통원치료하고

그 뒤로 진짜 열심히 살아왔다

누군가한테 진다는 걸 너무 싫어해서

공부도 일도 게임도 미친듯이 하면서 살아왔다

근데 27살에 건강검진 받으니까

몸 상태가 십창이 났더라

간이고 피고 면역력이고 멀쩡한게 하나도 없더라

176에 55~65키로 왔다갔다 하는데

잠은 주말에 몰아서 자고 밥보다 딸기우유 좋아하고

친구들이랑 술 존나 마시고

의사쌤이 그렇게 살면 당연히 뒤진다더라

그래서 당장 회사부터 때려쳤다

적성에 안맞기도 했고 돈 많이 벌려고 하던거라

공부하는 거 좋아해서 다시 공부하면서

운동시작했고 술 거의 안마시고

원래는 배드민턴이랑 볼링 좋아했는데 

오버워치한다고 손목 조져서 

배드민턴이랑 볼링은 빡세게 못하겠더라

그렇게 살면서

잔병치레빼곤 건강하게 살아서

아 이제 괜찮겠거니 했는데

얼마전에 또 종양때문에 수술했다

다행히 회복기간도 짧아서 

수술하고 일본여행 다녀왔는데 

다녀오고나서 계속 기침하고 구토해서

폐렴인가 했는데 이번엔 위암이란다

뒤질 확률은 낮다더라

근데 갑자기 이대로 살다가 뒤질 것 같아서

뒤지기전에 하고싶은 건 다 해야겠더라

머리 존나 장발로 길렀던거 미용실 다녀오고

그 동안 관리 못했던 피부과 네일샵도 다녀오고

입원하기 전에 집 청소까지 싹 끝내놓고

3일동안 오버워치 한 48시간 했다

그냥 시발 감성터져서 친구한테 전화로 울다가

별 일도 아닌데 지랄하는 것 같아서

대나무밭에 하소연하러 왔다

안뒤지겠지만 

그래도 뒤지지말라고 한 마디만 부탁한다

다들 건강하게 살자

사진은 우리집 돼지다 

멍청한게 귀엽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