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나는 기구한 사람입니다.

밤마다 사념에 잠긴 채, 빈 껍데기뿐인,
공방의 정화라는 목표를 향해 끝없이 달리는 한 마리의 얼간이입니다.

멜랑꼴리적 감정에 심취해 달린다를 낭만 삼는 미련한 클랜장입니다.

매일 밤, 그 누구도 남아있지 않은 텅 빈 소대창에 또다시 난 홀로 남겨지게 됩니다.
불쾌한 기시감이 전신을 덮쳐오는 겁의한 광경에 나는 무력하게
소대원들이 접속하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그럴 때마다 대화창 속 불타오르는 채팅, 그 안에 들어있는 ㅈ격충의 극찬 한마디만이
나에게 잠시의 위안을 안겨줍니다.

하나, 애석하게도 찰나의 안도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다시 불안감에 떨어야만 하는 시간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나는 그 시간에 여러 생각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숫자 4에 관한 것입니다.

혹, 선생께서는 숫자 4를 좋아하십니까?
내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4는 죄다 싫다고 하더랍디다.
또 왜냐, 그 이유가 뭐냐 되물으니, '죽을 사(死)' 라고 답하며 부정의 답변을 냅니다.

왜 4를 불길한 수로 치부하고 배척하십니까?
그에 대한 내 생각은 '아니오' 입니다.

선생, 나는 숫자 4가 좋습니다.
일, 이, 삼 그런 흔한 숫자들보다 사 가 훨씬 더 좋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그 감정을 삭일 수 없어집니다.


그러니 내게 4인 소대를 허락해 주십시오 선생.
4인 소대만이 죽어가는 공방을 살릴 수 있습니다.
나는 반드시 4인 소대로 달려야만 합니다.

4인 소대보다 적은 인원으로 달리는 것은 월탱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선생, 부디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