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 건조를 위해 러시아의 핵 쇄빙선 원자로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항공모함을 잇따라 건조하고 있고, 핵추진 잠수함도 갖고 있지만, 아직 핵추진 항공모함은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핵추진 항공모함을 고속으로 기동시킬 수 있는 강력한 소형 원자로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은 러시아가 과거 핵추진 항공모함 건조를 위해 실험용으로 개발한 핵 쇄빙선의 원자로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중국 군사전문가 저우천밍은 “중국은 육상에서 사용하는 원자로 개발 경험이 많고, 군함 건조 능력도 강하지만, 항공모함 원자로에 필요한 ‘소형화’를 아직 이뤄내지 못했다”며 “핵 소형화 기술은 러시아에서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핵공업그룹(CNNC)은 지난해 6월 부유식 모듈형 원자로를 동력원으로 하는 핵 쇄빙선을 발주했는데, 이는 러시아의 핵추진 쇄빙선 원자로 기술을 배워 항공모함에 활용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이 발주한 쇄빙선은 길이 152m, 폭 30m, 배수량 3만t이다.
구 소련은 1950년대부터 항공모함에 적용할 원자로 개발을 위해 쇄빙선을 실험 플랫폼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1988년 첫 핵 항공모함 건설 준비를 시작했을 때 이미 5대의 핵 쇄빙선을 건조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이 항공모함 건조계획은 1991년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실현되지 못했다.
중국 해군 소장 출신의 군사전문가 리제는 “단단한 얼음을 뚫고 나가는 쇄빙선은 많은 양의 전력이 필요한 강력한 추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쇄빙선 원자로가 항공모함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핵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핵 잠수함의 원자로는 항공모함을 기동시킬 힘이 충분치 않다는 게 이미 프랑스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호에서 드러났다.
프랑스의 최초이자 유일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호는 설계 당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핵 잠수함에 사용되는 가압수형 원자로 2대를 주 추진 시스템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항공모함 규모에 비해 엔진 동력이 부족한 탓에 최고속도가 27노트에 불과하자 세계에서 가장 느린 항모라는 불명예를 안게됐다. 항공모함은 최소 30노트 이상의 속도를 내야 전투기 발진에 필요한 맞바람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우천밍은 “샤슬 드골의 전투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속도가 낮기 때문”이라며 “이는 프랑스가 준 뼈아픈 교훈”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기술은 있지만 돈이 없고, 중국은 돈은 있지만 기술이 없다”며 “중국은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핵추진 항공모함을 진수하는 데 한 발짝 더 다가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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