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하기에는 아직 중수라고 하기에도 좀 모자란 편인데. 어느새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공를 7년 가까이쳤더니 어느새 이젠 공을 꾸준히 받아 넘기고 게임 풀어가는 요령도 어느정도 생겼는데. 그 이상으로 넘어가지질 않네요.

저보다 구력이 낮고 실수가 많은 타입인 사람들은 좀 쉽게 이기는 편입니다. 근데 저보다 실수가 없는 사람들은 못 이기구요.

이게 단순히 실력일 수도 있는데.

학생 때는 실수 안 하려는 사람들은 보통 다들 문볼러나(로브만 올리는 사람) 혹은 푸셔(그냥 꾸역꾸역 밀어 넣거나)라서 한 번 몰아붙이면 지들이 실수를 해서 이기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제 졸업하고 동호인들과 치려고 하니까 학생들과는 공을 치는 느낌이 다들 다르네요. 같이 실수는 안 하는데 이상하게 제가 실수를 하게 끔 만들거나 혹은 끝내기가 더 잘 되시는 분들이 더 많더라구요. 아니면 제가 먼저 멘탈이 붕괴되는 경우도 있음.

꼭 머레이 같은 상황이랄까. 머레이는 누구랑 해도 좀 끌려다니는 이미지가 심함.(페나조) 그래놓고 자기 보다 약한 녀석들은 양학하고.(이번 호주 키르기오스) 근데 포텐 터진 녀석한테 말려지고(두바이에서 코리치)

멘탈도 뭐, 문제이긴한데 덜 공격적인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수비적인게 패배의 요인인 것도 같은데.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 감이 안 잡히네요.

이게 내 테니스다. 라는 이미지가 없달까? 생각 없이 테니스 치다 실력이 늘어서 그런가. 활용방법을 좀 모르는 것 같기도 함.

그냥 남들보다 덜 실수하고 내가 덜 움직이고 상대를 더 움직이게 만들자! 라는 테니스로 쳐왔는데 이젠 좀 바뀌어야 할 것 같은데.

다들 자기 테니스를 어떻게들 만들어가고 계십니까?

전 좀 어떻게 벗어나 보려고 페더러처럼은 못하겠으니 최소 날반디안처럼은 하려고 하고(페더러와 날반디안 나름 전성기일 때 플레이가 가장 마음에 듬) 이제 머레이의 경기를 보고 반면교사 삼고는 있는데.

이게 이렇게 해도 이길 사람들한테는 이기니까 꼭 여기에서 안주하려는 느낌이 큼. 껍질을 깨고 나가야하는데 한발 딛기가 힘들달까.

그냥 이렇게 푸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