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안형준 기자]

대제(大帝)에게는 위대한 라이벌이 있었다.

'클레이코트 황제' 라파엘 나달(27 스페인, 세계랭킹 1위)이 프랑스오픈 대회 5연패를 확정짓는 순간 코트 건너편 '영원한 라이벌' 노박 조코비치(27 세르비아 2위)는 손을 번쩍 들어 관중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나달은 6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 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2014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2,501만8,900유로, 한화 약 350억원)'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3-1(3-6, 7-5, 6-2, 6-4)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우승으로 나달은 사상 최초 대회 5연패를 달성하며 클레이코트 '대제'로 등극했다.

이 날 경기에서 나달은 3시간 31분 접전 끝에 조코비치를 물리쳤다. 나달은 조코비치 정교한 샷에 밀려 첫 세트를 쉽게 잃었다. 2세트부터 나달은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조코비치를 압박했다. 나달 공세에 주도권을 잃은 조코비치는 장기인 정교한 샷 마저 흔들리며 실책을 연달아 범했다. 틈을 놓치지 않은 나달은 2, 3, 4세트에서 조코비치 서브게임을 각각 2게임씩 브레이크 해내며 대회 5연패 대기록을 달성했다.

'꿈의 대결'로 불리며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두 라이벌 대결은 뜨거운 승부만큼이나 마지막도 아름다웠다. 매치 포인트를 자신 더블폴트로 내준 조코비치는 신경질적이던 이전 모습을 벗어던지고 승패를 떠나 나달 대기록 달성을 함께 기뻐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승자에 대한 환호를 유도한 조코비치는 코트에 주저앉아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나달을 네트에서 기다렸고, 나달이 네트로 다가오자 미소를 지으며 끌어안고 축하를 건넸다. 조코비치는 대기록을 달성한 황제에 걸맞는 '위대한 패자'였다.

한편 나달은 이 대회 우승으로 대회 5연패와 함께 '단일 대회 9회 우승' 역사도 새로 썼다.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회 연속 프랑스오픈 우승을 차지했던 나달은 이 날 우승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연패를 달성해 프랑스오픈에서만 9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사진=왼쪽부터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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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관중 느그들 짱이다 엿먹어라는 제스쳐 아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