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러스트, 반짝이는 갑옷의 무게

나르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8.26 03:01:45
조회 46 추천 0 댓글 0

러스트(Rust)는 등장과 동시에 수많은 개발자의 찬사를 받았다. '메모리 안전성', '두려움 없는 동시성', 'C++에 버금가는 성능'. 이 세 가지 기치 아래, 러스트는 시스템 프로그래밍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구원자처럼 보였다. 7년 연속 스택 오버플로우 설문조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언어' 1위를 차지한 사실은 그 인기를 증명한다. 오로지 인기만 있다. 실제 사용자는 거의 없다. C/C++ 대비 0.001% 정도의 사용성?? 두려운 없는 동시성이라고 과대성 홍보를 하는데, Ada도 데이터 경쟁을 방지한다. ㅎㅎ 이건 몰랐지? ㅋㅋ

하지만 반짝이는 갑옷은 무겁기 마련이다. 러스트가 제공하는 눈부신 안전성의 대가로 우리가 무엇을 지불해야 하는지, 그 이면의 그림자를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1. 가파른 절벽, 그리고 끝나지 않는 싸움

러스트를 배우는 과정은 종종 '가파른 학습 곡선'을 넘어 '절벽'에 비유된다. 그 중심에는 러스트의 핵심 철학이자 가장 큰 장벽인 '소유권(Ownership)'과 '빌림 검사기(Borrow Checker)'가 있다. 이들은 컴파일 타임에 메모리 오류를 원천 차단하는 강력한 수문장이지만, 수십 년간 다른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에 익숙해진 개발자에게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강요하는 고문관과도 같다.

개발자는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보다, 컴파일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코드와 씨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간단한 연결 리스트(Linked List) 구현조차 러스트에서는 고도의 훈련을 요구하는 과제가 된다. 이는 생산성의 급격한 저하로 이어지며, 특히 빠른 프로토타이핑이 중요한 환경에서 러스트는 최악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컴파일만 되면 작동한다는 말은, 그 컴파일까지 가는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지에 대한 반증일 뿐이다.

그래서 오죽하면 "고통의 미학"이라는 정신병이 다 생길까? ㅎㅎ 고통 속에서 개발하여 쾌락을 얻는단다.

2. 느린 컴파일, 더딘 개발 속도

러스트의 컴파일러는 수많은 정적 분석을 통해 꼴랑 코드의 메모리 안전성을 보장한다. 하지만 이 철두철미함의 대가는 끔찍하게 느린 컴파일 시간이다.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질수록, 코드 한 줄을 수정하고 결과를 확인하기까지의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는 빠른 피드백 루프(코드 수정 → 컴파일 → 테스트)가 생명인 현대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에 치명적인 단점이다. Go 언어의 초고속 컴파일이 주는 경쾌함이나 스크립트 언어의 즉시성에 비하면, 러스트의 개발 경험은 무겁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개발자는 코딩하는 시간보다 컴파일러가 일하는 것을 기다리는 시간에 더 많은 커피를 마시게 될지도 모른다.

3.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 생태계

crates.io로 대표되는 러스트의 패키지 생태계는 경이로운 속도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성숙한 언어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매우 많다. 특히 GUI 개발, 데이터 과학, 게임 개발(최근 Bevy 등의 약진이 있지만)과 같은 특정 도메인에서는 라이브러리의 선택지가 좁거나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는 러스트를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언어'로 채택하기 어렵게 만든다. 사실 불가능한다. 특정 목적을 위해서는 수십 년간 라이브러리와 노하우가 축적된 C++, Java, Python이 훨씬 현실적인 대안이다. 러스트는 웹 백엔드나 CLI 도구와 같은 특정 영역에서는 유용하지만, 그 외의 영역에서는 아직 '미완의 대기'에 가깝다.

4. 복잡성의 그늘: 제2의 C++이 될 것인가?

러스트는 메모리 안전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언어의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async/await, const generics, GATs(Generic Associated Types) 등 고급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언어 자체의 복잡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OOP를 반쪽만 지원한다. ㅎㅎ Ada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이는 C++이 걸어왔던 길을 연상시킨다. 수많은 기능이 추가되면서 언어 전체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전문가가 드물어지고, 팀 내에서 사용하는 기능의 부분집합(subset)이 달라 코드 스타일이 파편화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안전성을 위해 도입한 복잡성이 오히려 새로운 종류의 '인지적 부하'를 만들어내는 아이러니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영역을 위해 남겨둔 unsafe 키워드는 러스트의 안전성이라는 신화를 떠받치는 아슬아슬한 기반이다. 결국 성능을 극한으로 추구하는 코드는 unsafe 블록으로 채워지게 되고, 그곳에서는 러스트가 자랑하는 어떤 안전장치도 작동하지 않는다. 러스트가 자랑하는 안전성은 unsafe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unsafe없이 러스트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unsafe위에 세워진 safe라는 불안한 안전성 신화. 그것도 메모리 안전에만 한정.

제발 타 언어, 타 언어 사용자들을 욕하지 말라.

러스트는 위대한 언어가 아니며, 특히 안정성과 성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스템 프로그래밍 영역에서는 C/C++, Ada를 쓴다. 하지만 러스트를 선택하는 것은 '빛나는 갑옷'의 무게를 기꺼이 감당하겠다는 결심과 같다. 그래서 '러스트는 위대하다'며 자기 체면을 걸어 인지 부조화를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가파른 학습 곡선, 느린 개발 속도, 아직도 부족한 생태계, 그리고 점점 커지는 복잡성. 이 모든 비용을 치를 가치가 있는 문제인지 신중하게 저울질해야 한다. 러스트는 위대한 언어가 아니다. 그저 매우 특수하고 강력한 목적을 위해 하나를 얻고 두 개를 잃는 그리고 다루기 매우 어려운 도구일 뿐이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존재만으로도 웃음주는 최고의 '웃수저' 스타는? 운영자 25/08/25 - -
이슈 느린 여행으로 삶의 속도를 찾는 유튜버 꾸준 운영자 25/08/26 - -
AD MD's pick 상반기 인기 노트북 운영자 25/08/26 - -
2885071 ❤✨☀⭐⚡☘⛩나님 시작합니당⛩☘⚡⭐☀✨❤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8 29 0
2885056 개발 블로그 같은거 쓰는거 생각해보니 좀 대단한데 프갤러(106.241) 08.28 57 0
2885055 헌혈 하면 안되는 이유.jpg [5] 야옹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8 86 5
2885047 카톡 10대 인기 이모티콘이 임신했어요인 이유 [1] 발명도둑잡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8 73 0
2885037 12시 이후엔 위워크에 사람이 없어서 [1] 꼬치의달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8 72 0
2885036 괴변 후유증이 아물질않아요. g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8 61 0
2885032 몸살 한번 걸리고나니, 너무 건강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냐?? ㅇㅇ(125.136) 08.28 47 0
2885031 머기업 서류 통과하고 과제 합격했음 [3] 꼬치의달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118 0
2885030 나님 탈갤합니당☘+ [1]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62 0
2885029 커널 조작해서 [4] 루도그담당(58.239) 08.27 77 0
2885028 냥뎡이 너 오늘 뉴스에 나왔더라? [1] ㅇㅇ(223.38) 08.27 79 0
2885023 나님은 찐따야..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45 0
2885022 러스트 60년 갈아넣으면 삼라만상을 깨우치고 신선이 될 수 있다. 프갤러(110.8) 08.27 51 0
2885017 멸공의칼날 결말.. [1]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67 0
2885015 술, 담배를 안하는게 생각보다 인생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 ㅇㅇ(221.155) 08.27 73 0
2885013 러스트 인생 40 년 갈아 넣었습니다. 프갤러(59.16) 08.27 42 0
2885010 저장용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34 0
2885008 백준 문제 어케하면 잘풀수있음? [2] ㅇㅇ(220.80) 08.27 76 0
2885003 Hex Editor만 가지고 바이너리 분석하는 방법 정리해봄 [11] Butter(1.235) 08.27 99 1
2884998 마귀의 농간이라고밖에 못할 악재가 산더미였어요. g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22 0
2884997 아스카의 1억 모으기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됩니다 [2] 아스카영원히사랑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55 0
2884990 폰노의만의 저주 [2] ㅇㅇ(125.179) 08.27 72 1
2884989 누가 나님 냥덩이 만진거야? ♥냥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71 0
2884988 언어별 철학.txt [3] 프갤러(106.101) 08.27 116 1
2884986 13년의 악재만 아니면 파탄까진 안갔겠는데요. g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29 0
2884985 바이브코딩한거 결국 유지보수가 안되는데 riir하고 싶다. 프갤러(27.163) 08.27 39 0
2884984 형들 C언어 배울려고 학원 가는거 에바인가요? [6] ㅇㅇ(211.235) 08.27 82 0
2884983 샤워하기 싫다. 발뒤꿈치가 아프다. 넥도리아(220.74) 08.27 22 0
2884982 마트에 냥덩이 떴다고 한다. [4] 헬마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120 3
2884981 웹사이트 만들기 개재밌당 ㅆㅇㅆ(124.216) 08.27 46 0
2884980 아니지. 러스트가 아니라 보석새끼가 갤 씹창내고 있는거겠지. 프갤러(223.63) 08.27 42 0
2884978 아패 26 절대 업뎃 하지마라 개쓰레기 ♥냥덩사제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67 0
2884976 [대한민국] 트럼프와 이재명 만남 분석 프갤러(121.172) 08.27 36 0
2884975 나님 친중매국 쥐찢명 퇴마즁⭐+ ♥냥덩사제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59 0
2884971 테스트 데이터 못 기다리고 [9] 아스카영원히사랑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81 0
2884970 장난안까고 아프다. [1] 브레이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61 0
2884967 노랑봉투법은 유럽의 법을 따온거고 유럽법을 살펴보자 프갤러(211.193) 08.27 36 0
2884966 웹개발이라 해야하나 개발자모드 도움좀 줄사람 있음? [1] 프갤러(121.154) 08.27 61 0
2884965 애널의달성 1.//2 ♥냥덩사제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43 0
2884964 일본의 실전 교통 교육 프갤러(211.193) 08.27 30 0
2884963 애플 이벤트 D - 14 ㅇㅅㅇ ㅇㅅㅇ(211.36) 08.27 26 0
2884962 냉정하게 23살먹고 공부해보겠다는건 아집이고 객기일까요?? [3] ㅇㅇ(59.8) 08.27 87 0
2884961 백엔드로 러스트라니.. Elixir 가 대세 ㅇㅇ [1] 중생들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60 0
2884960 이재명 셀프 리스크 감추기 위해 국고 1000조 유출 ㄷㅅㄷ ♥냥덩사제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42 0
2884959 이재명 또 거짓말 관세 25% 유지 한국경제 몰락중 ♥냥덩사제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59 0
2884958 가진것도, 아는것도 없는 23살의 인생이 두렵고 막막합니다. ㅇㅇ(221.153) 08.27 32 0
2884957 ㄱㅏ장 좋은 기술은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냥덩사제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59 0
2884956 C#엔 가비지 컬렉터가 없음 [2] 루도그담당(118.235) 08.27 105 0
2884955 핑모너무조아❤ ♥냥덩사제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46 0
2884954 비뇨기과 가볼려고... 브레이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7 42 0
뉴스 '백투더뮤직' 신유, 시즌1 이어 시즌2 이끈다…'만능 활약' 예고 디시트렌드 08.28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