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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한국 입장에서 ㄹㅇ 개새끼인 이유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75.223) 2020.11.16 10:44:47
조회 276 추천 0 댓글 2

대깨트 필독) 우원재님 페북

트럼프 재선 성공이 대한민국에 도움이 된다는 김어준과 똑같은 주장을 하는 우파 진영 내 인물들이 주한미군 철수라는 실체적 위협에 대해 언급하는 걸 보지 못했다. 대선 출마 이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트럼프는 한결 같이 대한민국을 버리는 언행을 보여왔다. 주한미군 빼야 한다, 우리가 애초에 6.25에 왜 참전했는지도 모르겠고, 왜 지금까지 이들을 지켜주는지 모르겠다 등 다 그가 직접해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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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에 가까운 친북부역질, 평화쇼를 하고 싶은 문재인 정권과 북한 관련 이해관계가 정확히 일치하는 게 트럼프다. 그래서 그 둘은 함께 움직였왔다. 자유진영의 리더인 미국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북한 땅을 밟았다. 국가 취급도 못 받는 불법무력집단 독재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심지어 전 세계 최악의 범죄자 김정은과 본인이 사랑에 빠졌다는 둥, 그가 자신들의 인민을 사랑하는 지도자라며 추켜세우는 둥 레이건 대통령이 무덤에서 경기를 일으킬 만한 언행들을 해왔다. 참고로 이 모든 일이 트럼프가 즉흥적으로 트윗을 올리며 벌어진 일이었고, 비서실장 대행, 국무장관, 국방장관, 안보보좌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발행동이었다고 한다. 이런 무책임한 트윗으로 불법독재정권과 미국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참모진들은 패닉에 빠졌고, 스스로 메스꺼움을 느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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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주 절친한 것도 당연하다. 지난 4.15 총선에서 한국 민주당이 압승하자, 트럼프는 내 친구 문재인이 선거에서 아주 크게 승리했다며 ‘그의 대단한 승리는 미국의 관점에서 아주 행복한 일’이라고 떠들어댔다. 이런 이야기를 하자 그 때도 가짜뉴스라는 둥, 한국 언론의 조작이라는 둥, 심지어는 미국이라는 국가는 적대 국가가 아닌 이상 타국의 선거 결과에 코멘트하는 삼류국가가 아니라며 가르치려드는 분도 계셨다. 미국이 원래 그런 수준의 나라가 아닌 건 맞는데, 트럼프와 문재인의 우정이 미국을 그런 나라로 만들었다. 어차피 주류언론은 전부 가짜뉴스라며 믿지 않을테니,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브리핑 원문을 그대로 올려드렸다. 새벽사이 올라온 트럼프의 트윗과 백악관 브리핑 등을 훑어보는 걸로 아침을 시작하는 내게 유튜브나 페이스북에서 돌아다니는 근거없고 출처 불분명한 자료로 가르치려드는 분들의 그 대단한 지적 자신감에 대해서는 일단 차치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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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팩트는 트럼프를 대한민국 보수진영의 구세주로 믿어 의심치 않는 분들에게는 전부 ‘가짜뉴스’이거나 트럼프의 ‘립서비스’이다. 트럼프는 늘 말과 행동이 달랐다며, 행동을 봐야 한다고 애써 변호한다. 애당초 미국 대통령이라는 상징적인 자리에 앉은 사람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게 어째서 긍정적으로 조명되어야 할 부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치자. 그러면 행동을 보자. 백악관 소식, 미국 정계 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알 거다.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해 국방부와 국무부에 방법을 알아보라고 주문한 것을. 그리고 이 부처에서 관료들이 보이콧을 해준 덕분에 막혔다는 것을. 미국 민주당이 이런 트럼프를 막기 위해 민주당 주도로 대통령이 원하더라도 주한미군 숫자를 일정 수준 감축시킬 수 없도록 하는 국방수권법안을 매년 통과시키고 있다는 것을. 미국 대통령이 임의로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관한 정책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는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 법을 통과시킨 것도 민주당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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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한미동맹의 가치를 폄하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고, 나 덕분에 한반도에 평화가 왔다며 문재인이랑 똑같은 소리를 하고, 심지어 내 친구 문재인을 추켜세우며 한국 우파진영을 엿먹이는 짓을 한 두 번 한 게 아니다. 지방선거 당시 한국당에서 미북회담 연기 관련해서 절실하게 컨택까지 했는데 읽씹 당하고 지선 하루 전날 미북회담이 개최된 맥락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 제도권에 있는 사람들은 노벨평화상을 담보로 한 트럼프와 문재인 사이의 딜에 대해서도 여러차례 이야기한다. 참고로 관련 배경은 볼턴도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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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회담 때는 김정은이 한미연합훈련 축소나 종료를 원한다고 하자, 트럼프는 존 켈리 비서실장, 폼페이오 국무장관, 볼턴 안보보좌관, 매티스 국방장관 등 그 자리에 있던 참모들 그 누구와도 의논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 황당한 행동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또 패닉에 빠졌다. 실제로 직후 트럼프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했고, 내 덕분에 돈 아꼈다며 자화자찬하며, 빨리 미군들을 한국에서 빼내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훈련은 말할 것도 없고, 애초에 왜 우리가 6.25에 참전했는지, 왜 아직도 한국에 병력을 주둔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미국 대통령의 쇼킹한 발언은 이 회담 직후에 나온 말이었다. 심지어 며칠 전 마지막 대선 토론에서도 북한이 세계 최대의 ICBM을 공개한 것에 대해 중재자가 질문하자 김정은을 감싸고 돌며 평화 타령을 한 게 트럼프다. 아참, 그간 북한 미사일 실험들에도 ‘다른 나라도 다 하는 거다’라고 변호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그건 ‘대남용’이지 ‘대미용’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지. 김정은이 왜 트럼프 재선을 원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나? 왜 문재인의 괴벨스 김어준 같은 인간이 열성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바이든이 떨어져야 한다고 외치는지 아직도 모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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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고립주의자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다른 나라에 신경쓰지 말자고 외쳐왔고, 다른 나라들 때문에 당신들이 힘들다며 지지자들을 모아왔다. 그리고 그 레토릭의 가장 큰 희생양중 하나가 대한민국이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한국 차기 정권도 민주당에서 잡을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 어떻게들 감당하려고 그러시나? 우리가 방위분담금 더 내면 된다고? 그래, 그간 미국 덕을 봐온 게 사실이니 우리가 분담금 더 부담하는 게 도의적으로 맞다는 말에는 동의하겠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트럼프는 이를 구실로 한반도 철수를 꿈꾸고 있고, 한국 범좌파진영을 이를 구실로 반미선동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고 있다. 이 정치적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우리가 굳이 응원하는 이유가 뭔가? 트럼프에 부정적인 나를 힐난하는 미국 국적자들도 다수 보이던데, 미국인이라 그런 건가? 역대 미국 대통령중 한미동맹의 가치를 가장 폄하하고, 위협해온 게 트럼프인데 왜 그가 재선에 성공해 대한민국 안보의 축을 흔드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여전히 트럼프가 북폭할 거라고들 생각하고 있는 건가? 이런 말 하면 꼭 ‘트럼프는 한국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이다’라는 반론을 펼치는데, 이건 반론도 안 된다. 내가 미국 국적자이고, 미국에서 이런 토론을 하는 거면 몰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 우파 진영에서 ‘국익’에 대해 토론을 하는데 반론이랍시고 나오는 게 이런 식이면 논점 흐리기 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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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중공을 때리기 때문에 그게 우리의 이익이라고? 그래, 나 역시 세계 질서를 위협하는 중국 공산 독재 정권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주장에는 조금의 이견도 없다. 그간 중국의 위협을 알리는 컨텐츠를 반복적으로 제작해온 이유기도 하고. 오바마가 Pivot to Asia를 외친 이후에도 지속되어온 미국의 (상대적으로) 유화적 대중정책 답답함을 느껴오기도 했다. 그래서 겉으로 반중을 외치며 중국 때리기를 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심리도 이해가 된다. 그런데 이런 정치적 수사를 빼고, 트럼프가 실제 취한 액션들을 살펴보자. 중국을 신 나치, 신 소련으로 비유하며 이들과의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워싱턴의 매파들을 죄다 쳐낸 게 누구인가? 미국 강경 반중 보수의 핵심 세력인 네오콘들이 트럼프에 분노하고 있는 이유가 뭔가? 이들이 배신자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링컨프로젝트 등을 추진해 미국 보수의 가치를 버리고 있는 트럼프 낙선을 외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이유가 뭔가? 레이건 정부부터 네오콘의 핵심으로서 누구보다도 중국, 북한 심판론에 앞서왔던 볼턴이 트럼프에 대한 온갖 폭로를 쏟아내며 그를 비판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상하이 코뮈니케까지 엎자며 나선 게 볼턴이었으니 최소한 그가 친중이라 그렇다는 헛소리들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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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겉으로 반중을 외치며, 정작 시진핑과 딜을 한 건 어떻게 생각들 하시나? 시진핑이 요새 미중 관계가 안 좋다 그러자, 트럼프가 미국 민주당이 당신들을 너무 싫어한다며, 내가 재선에만 성공하면 관계가 좋아진다고 떠들어댄 것. 시진핑이 신장 위구르 강제수용소 건설에 난리치는 국제사회에 불편함을 표하자, 트럼프가 수용소 건설을 두고 “Exactly right thing to do(아주 잘하는 일)”이라고 한 것. 그리고 이러한 알랑방귀를 통해 ‘내가 반드시 재선에 승리할 수 있게 해달라’며 자기 주요 지지층인 농업종사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중국이 미국산 콩과 밀 구매 확대를 해주기를 요청한 것. 이런 것들은 도대체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 건가? 중국 고위 관계자들이 트럼프의 재선을 바란다는 주요 외신 기사들은 본 적이 있으신가? 찾아보시길 바란다. 아, 어차피 이것도 다 가짜뉴스라 보시지 않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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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트럼프의 재선을 바라는 이유.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고립주의가 중국의 이익으로 이어져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트럼프의 Trans-Pacific Partnership 탈퇴, WHO 탈퇴, Iran Nuclear Deal 등에서 가장 이익을 본 게 누구인가? 중공이다. 그가 분담금 등을 문제 삼아 해외주둔 병력을 축소시키려 하고 동맹과 군사조약을 뒤흔들며 더이상 국제사회를 위해 힘쓰지 않겠다고 외칠 때 가장 큰 이익을 본 게 누구인가? 중공이다. 트럼프로 인해 소프트파워가 약해질대로 약해진 미국.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빠진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게 누구인가? 중공이다. 트럼프가 깽판 놓고 있는 FTA 협정 등의 불안함 속에 중국은 미국을 배제한 Asian Trade Agreement를 추진했다. WHO에서 미국이 사라지자 중국은 이를 완전히 집어삼키고 있다. 이미 중공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었는데, 미국이 여기에 저항하는 대신 전선을 버리고 이탈했으니 당연한 거다. 이란은 중국과 Strategic pact를 맺었고, 이는 이란을 넘어서 중동지역에 향후 25년간의 중공 영향력을 의미한다. WTO 제소를 봐라. 2004년부터 2017년 초까지 미국은 중국에게 21건에 대한 제소를 했고 국제적 제재와 노력을 중심으로 제법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반면 트럼프는 WTO 욕하면서 고작 두 건의 제소를 했다. 무역전쟁을 한다면서 홀로 싸우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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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질서에 위협이 되는 이들을 상대할 때 다자간의 협력으로 연합을 구성해 싸웠고, 승리를 쟁취해왔다. 정의의 편에 서서 명분을 갖추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세계를 왕따시키는 형국이다. 중국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국제사회가 공감하고 있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미국 주도 하에 다자간의 협력을 이끌어내 싸움을 하는 게 진짜 싸움이다. 대신 트럼프의 미국은 연합전선에서 이탈했다. 이게 어떻게 중공 때리기인가? 전선을 떠나는 건 기권선언이지 승리가 아니다. 당장 남중국해 모습을 보면 간담이 서늘하다. 다자협력을 이끌어 중국을 견제하고 이 지역을 확보해야 할 미국이 그 리더십에서 빠짐으로서 중국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에서 이제야 힘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 트럼프 지지하는 분들중 국제정치학 운운하는 분들이 많으시니 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 간혹 미국이 항모 전단을 보냈다느니 하며 이게 영도자 트럼프의 대단한 반중정책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게들 싫어하는 오바마 때랑 객관적으로 비교해보시길 바란다. 이런 고립주의를 보고 반중행보라며 극찬하는 사람들의 지적 수준이 암담하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전 세계 곳곳의 전장에서 4년 동안 홀로 중공이랑 싸워 그들을 무너뜨리기라도 한다는 건가?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당신은 국제정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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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심각한 건 트럼프가 떠드는 ‘반중’이 대단한 신념같은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돈과 정치적 이익에 의해 팔아치울 수 있는 ‘수사’라는 점이다. 중공 때리기를 외치는 와중에 각종 협정, 조약, 기구 탈퇴와 축소를 통해 실질적으로 중국에 도움을 준 건 둘째치고, 그간 트럼프가 중국이 아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슈들에 대해 어떻게 대해왔는지 보자. 아까 말했듯 트럼프는 위구르 문제에 있어서 시진핑보고 잘하고 있다고 떠들 정도로 이 문제에 무관심함을 넘어선 무지함을 보여왔다. 그나마 최근에 들어서야 폼페이오의 강력 추진에 의해 위구르 관련 제재안에 겨우 사인을 했다. 뉴스를 보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트럼프와 폼페이오의 사이는 매우 안 좋다. 폼페이오가 트럼프의 어처구니 없는 외교 결정들에 황당해하며 트럼프를 씹다가 들켰기 때문이다. 국제행사에서 홍콩 문제에 대한 발언 자리가 마련되자 트럼프는 참여를 거부했다. 천안문 사태를 두고 국무부에서 성명 발표를 하자고 하니까, “15년 전 일인데 누가 신경쓰냐?”라고 말한 것도 트럼프다. 참고로 15년 전이 아니라 31년 전이었다. 안보는 물론 프라이버시 문제와 직결된 화웨이 사건은 어떤가? 미국이 퇴출 이야기 하면서 대외적으로 다른 나라를 설득하니까 이걸로 어마어마한 환호가 있었는데, 그후 실제로 트럼프가 벌인 미국 내 행동은 알고 계시나? 트럼프는 중국 통신회사인 ZTE(*참고로 중공 중앙선전부 지도 아래 전 세계에 자신들의 꼭두각시 매체들을 심고 있는 주요 기업중 하나다, 궁금하신 분은 ‘미니다큐 : 중화침공’에서 다뤄뒀으니 참고하시길) 그리고 화웨이에 대한 검찰 수사를 중단시켰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처벌을 약화시키려고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것도 재선 승리에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시진핑이 무역협상에서 (트럼프가 재선 도와달라며 부탁한)농산물 논의를 우선시 하겠다고 하자 시진핑보고 “300년 역사상 최고의 지도자”니,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니 하며 떠들어댄 것도 트럼프가 시진핑을 속이려고 하는 노림수라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니 이런 팩트를 열심히 떠드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지만서도 일단 당장 떠오르는 것들만 주절대본다. 이러니까 중국과 전쟁을 해서라도 그들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네오콘 상당수가 트럼프가 대중전략이 전혀 없다며 그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는 거다. 트럼프의 제멋대로 정책은 미국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그의 낙선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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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중국이 트럼프의 재선을 원하고 있고, 그 이유에 대해 수많은 국제 매체들이 다뤄왔다. 언제까지 죄다 가짜뉴스로 치부하고 눈을 돌릴 건가? 트럼프에 대한 이런 문제의식 자체를 비난하며 인용들하는 게 유튜브 페이스북에서 돌아다니는 뇌피셜인데, 그래놓고 트럼프 비판은 멍청해서 하는 거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 듣는 사람이 얼마나 황당하나? 중국에서는 트럼프를 ’Jianguo’라고 부른다고 한다. 중국 건설을 돕는 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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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는 트럼프의 속내를 정확히 모른다. 그 어떤 전문가도 트럼프를 100% 이해한다고 할 수 없다. 트럼프조차도 자기자신을 정확히 이해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올 1월에만 하더라도 시진핑에 대한 사랑을 운운하던 트럼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상황이 악화되자 올 3월부터 열심히 반중 여론전에 나서고 있는데, 그가 하는 말이, 또 종종 그의 말과는 다른 행동이, 사실은 아주 큰 그림 속에서의 일관된 반중정책일지도 모르겠다. 이걸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트럼프의 관료들조차 트럼프가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고 고백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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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 양보해서, 트럼프가 정말로 중공을 무너뜨리기 위해 저러고 있다고 치자. 반면 중국과 북한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국제사회에서의 힘을 회복해 다자간의 협력으로 중공을 압박하겠다는 바이든이 정말 말로만 그러고 사실은 중국에 부역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고 치자. 바이든이 중공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프로파간다가 계속 도는데, 열심히 리서치를 해봐도 난 아직 ‘증거’를 보지 못했다. 검증가능한 객관적 물증이 있다면 좀 알려주시길 바란다. 트럼프가 한 주장인데, 이른바 ‘헌터 게이트’를 터뜨린 Anthony Bobulinksi도 그런 물증은 없다고 했을 정도다. 관련 내용을 알아보던 중, 오히려 트럼프가 중국 계좌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접했다. 어쨌든, 논의의 편의를 위해, 이런 걸 다 떠나서, 그냥 내가 식견이 짧아 트럼프의 위대한 고차원적 반중 전략과 사악한 바이든의 친중 부역을 다 이해하지 못한 거라고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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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트럼프에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 그의 대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는 변호의 여지가 없다. 그는 동맹국 대한민국을 버리려고 하니까. 여전히 트럼프를 신격화 하려는 사람들은 미국 대통령인데 그게 어떻다는 거냐는 식의 황당한 반론을 하지만, 대한민국 국익보다 트럼프 신봉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논리라면 더이상 대화를 이어갈 이유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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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조 바이든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주 이야기해왔지만 그는 전형적인 워싱턴DC의 노년 야망가 타입의 부패 정치인이다. 표방하는 가치도 불분명하고, 적당한 대중영합주의와 PC를 통해 도덕적 우월감을 확보하려 드는 비열한 수사를 펼친다. 과거 오바마보고 똑바로 말을 하고(articulate - 흑인 말투를 안 쓴다는 뉘앙스의 표현), 밝고(?), 깨끗하고(?), 잘생긴 첫번째 메인스트림 흑인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인종차별적 사고방식에 젖어있는 사람이 이런 위선을 부린다는 게 역겹다. (원문을 가져온다: “I mean, you got the first mainstream African-American who is articulate and bright and clean and a nice-looking guy”) 그의 아들과 관련해서 불거지는 각종 논란들, 그게 한국 우파 정치인이었으면 아마 벌써 국정농단이니 뭐니하며 광화문이 불탔을 거다. 그의 반시장적 정책은 말할 것도 없다. 한편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은 미국 내 Alt-right들이다. 트럼프의 일관된 반 PC적 태도와 정책을 지지한다. 나 역시 여러차례 지적해왔듯 PC의 문제에 강력히 동의하고, 비판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사회이슈와 관련된 면에서는 나 역시 트럼프의 방향성을 지지한다. 한편 미국 내 전통, 정통 보수주의자들중에서는 트럼프를 강경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데모크랫들이 너무 싫어서 트럼프에게 표를 주는 사람들이 있는 한편, 트럼프가 공화당과 보수의 가치를 무너뜨렸다며 그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어쨌든 반PC주의를 우선시하는 사람들은 트럼프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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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반PC주의가 본질적으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라면, 트럼프의 대북 대한반도 정책은 당장 우리 목숨이 걸린 문제다. 그래서 나는 한국인으로서 트럼프를 지지할 수가 없다. 문재인 - 트럼프 - 김정은의 평화쇼는 너무나 위험하다. 한미동맹을 하찮은 거래관계 정도로 폄하하고 그간 역대 미국 대통령이 중시해온 자유진영의 첨병으로서의 대한민국의 가치를 비웃는 그 태도에 분노한다. 한미동맹은 물론이고 광우병 선동까지 이겨가며 어렵사리 성사시킨 FTA조차도 최악의 협약이라며 협박을 해대는 모습을 보면 심히 유감스럽다. 트럼프가 자국우선주의를 외치며 고립주의로 나아가고, 그렇게 자유무역 질서가 흔들리며 보호무역주의에 의해 우리나라 경제가 위협받는게 두렵다. 그 과정에서 현 좌파정권은 열심히 친중전략을 펼칠 게다. 나는 미국이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 정책에서도 자유주의적 방향성을 갖추기를 원하고, 나아가 급진성을 경계하는 보수적 태도를 겸비하기를 바란다. 지금 트럼프는 정치철학적으로 봐도 급진성 그 자체를 놓고 보면 ‘라디컬’에 가깝다. 미국이 다시 전통적 자유수호의 국가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현재 최선은 마이크 펜스다. 그런데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조명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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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설명을 하고 나면, 왜 미국이 손해를 봐가며 우리를 도와야 하냐, 무슨 심보냐 하는 분들이 꼭 나온다. 맞는 말이다. 미국인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한국인으로서도 한국이 동맹국으로서 미국이 한국에게 주는 이익만큼의, 그 이상의 기여를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그런 바람과는 별개로, 나는 지금 우리에게 닥친 ‘현실’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당위’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우리에게 누가 더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하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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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안 쓰려고 했는데 어디 유튜브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나 하면서 감히 뭘 몰라서 트럼프를 비판한다는 식의 말씀들을 하는 사람들마저 보이니 글을 안 쓸 수가 없다. 트럼프에 대한 이런 문제들을 처음 접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 이런 이야기는 유튜브에서 안 다루니까 그런 거다. 나팔수들이 사실을 취사선택하고 왜곡하기 때문이다. 우파진영의 시청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조회수가 되고 돈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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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애당초 바이든이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중립적 분석을 내놨는데 그걸 가지고 멍청하다는 둥, 친중이라는 둥, 바이든을 지지하는 거라는 둥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이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다. 트럼프 지지/비판을 떠나서, 모든 데이터가 바이든의 승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바이든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을 내놨는데, 이를 가지고 분노들을 하시니 어찌 당혹스럽지 않겠나. ‘바이든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평을 두고 바이든 지지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코미디다. 그만큼 미국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든 캠프에서 벌이는 캠페인 방식이 뭔지 아나? ‘플로리다에서 트럼프가 앞서고 있어요 도와주세요’ 이런 식이다. 당신들이 투표하지 않고 후원하지 않으면 질 수도 있다며 위기감을 조장하는 거다. 내가 행여라도 바이든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그런 글을 쓴 거라면 이렇게 썼을 거라는 말이다. 나는 그냥 담담하게 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을 뿐이고 여기에 내 ‘바람’, ‘희망’, ‘문제의식’ 같은 주관은 섞여있지 않았다. 이걸 두고 바이든 지원을 위함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보니 그저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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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찬반이야 개인의 ‘신념’에 관한 문제니 그렇다 치자, 선거의 향방이라는 건 ‘현상’에 관한 문제다. 트럼프가 100% 이긴다며 확신에 찬 말씀들을 하는 분들을 보며 느낀다. 이는 과학적 이성적 태도와 사고가 아니라 종교적 신앙적 영역의 태도와 사고다. 에코체임버가 여기에 한 몫 크게 하고 있다. 한국의 우파진영은 점점 자기들만의 세계에 갇히고 있다.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러니까 정당, 정치인을 비롯한 제도권 우파 세력들이 풀뿌리 시민사회를 손절하고 있는 거다. 그리고 그들이 택한 방식은 좌클릭이다. 에코체임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파진영은 그 자체로 좌파전체주의를 부를 수 있는 트리거가 된다. 당신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만 해주면 욕먹는 일도 없고 만사가 편할텐데, 왜 굳이 이렇게 욕먹어가며, 내 시간 써가며 다른 목소리를 내는지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어차피 대다수는 프락치니 친중이니 멍청해서 그렇다느니 자신들이 창조한 대안현실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편협한 사고방식으로 해석하려 하겠지만. 글을 주절주절 쓰고나니 트럼프를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대에 오른 정규재 주필과 이병태 교수께 죄송한 마음마저 든다. 이 야만적 여론과 폭력적 편가르기 앞에 무력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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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조리돌림에 나선 분들. 만약 내 생각대로, 아니 전 세계 주류매체와 전문가들, 그리고 데이터의 분석대로 바이든이 승리하고 나면 무슨 말씀들을 하실지. 아마 부정선거 이야기를 하겠지. 원래 자신의 생각을 돌아볼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이 판에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이만 글을 줄인다. 선거 결과 나올 때까지 당분간은 소셜미디어에서 글은 쓰지 않을 듯 하다. 민망한 수준의 흑백논리에 피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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