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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애슬레틱) 유로 우승팀 리뷰 - 2012 스페인
소개유로 2008은 디펜딩 챔피언이 우승을 차지한 역사상 유일한 사례이다. 마르코스 세나와 호안 카프데빌라와 같은 선수들은 오래전에 은퇴했고, 카를레스 푸욜과 다비드 비야는 부상으로 결장했으며, 감독 또한 바뀌었다.4년 전의 루이스 아라고네스의 유동적인 팀과는 차이가 있었다. 감독비센테 델 보스케는 순수한 마드리드스타였다. 몇 번의 임대를 제외하고 그는 선수 생활 내내 이 팀에서 보내며 350경기에 출전해 5개의 타이틀을 얻었다.그는 또한 스페인 국가대표로도 18경기 출전했으며, 유로 1980에도 참여했다.감독으로서 그는 레알 마드리드의 유소년팀을 지도했고, 몇 차례 코치와 임시 감독을 맡았다.2003년 라리가 우승에도 불구하고 그는 해임되었으며, 2004년 국가대표 감독직을 거부하고 터키로 떠났다.그는 유로 2008 이후 루이스 아라고네스의 후임자로 선정되었다. 온화한 정치가적 성향이 강한 델 보스케는 전술보다는 팀이 조화를 이루는 데 있어 더 중점을 두었다.클라시코 라이벌감정이 최고조에 달하고, 스페인 대표팀을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장악했던 시절 그는 긴장감을 잘 관리했다. 전술2008년과는 다르지만, 2010 월드컵에서 우승했던 당시와 매우 유사하다.아라고네스 시대에 비해 델 보스케는 한 명의 공격수와 한 명의 미드필더를 더 사용했다.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세나의 역할을 맡았지만, 그의 곁에는 사비 알론소가 있었다. 이것은 사비 에르난데스가 미드필더 삼각형의 꼭대기에서 플레이한다는 것을 의미했다.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왼쪽에서 플레이했다. 스페인은 때때로 비야, 페드로, 나바스와 같이 측면에서 직접 공격이 가능한 선수들을 사용했다.그러나 유로 2012에서 델 보스케는 다비드 실바를 선호했다.스페인은 다섯 명의 미드필더들이 서로 공을 돌리는 시스템이었는데, 이는 때때로 필드가 좁아지며, 예측 가능한 플레이가 나오기도 하였다. 이러한 시스템은 스페인에 믿을 수 있는 9번이 없다는 사실로 인해 더욱 악화되었다.비야는 부상으로 아웃되었고, 페르난도 토레스는 2년간 클럽에서 끔찍한 모습만 보여주었다.델 보스케는 놀랍게도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최전방에 두고 토너먼트를 시작하였다. 이는 그가 6명의 미드필더를 선발로 기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스페인은 훈련 때 이러한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었다. 파브레가스는 낮은 지역까지 내려왔고, 또한 스페인도 이탈리아전에서만 이 전술을 사용하였다. 토레스는 아일랜드를 4:0으로 대승을 거둔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고, 1:0 승리를 거둔 크로아티아전에서도 선발로 출전했다. 델 보스케는 프랑스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다시 파브레가스를 기용했다.준결승전에서는 알바로 네그레도를 선발로 출전시켰지만,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고, 승부차기 끝에 결승에 진출했다.그는 괜찮은 공격수였지만, 최전방에서 고립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승전, 다시 파브레가스가 선발로 출전하였고, 펄스 나인처럼 뛰었지만, 평소보다 더 높은 곳에서 플레이하였다.델 보스케는 대회 내내 파이널 서드에서 공격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만든 적이 없다. 알면 놀랄 수도 있는 사실유로 역사상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6경기에서 12골을 넣었음에도, 스페인은 토너먼트 내내 지루하다는 비판을 받았다.스페인의 하이라이트를 보면 깔끔한 연계와 아름다운 패스를 통해 득점을 기록하였고, 대표팀에 가해진 비판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프랑스와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 녹아웃 경기는 지루하고 수비적이며 재미도 없었다. 점유율 축구가 모든 사람의 취향에 맞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스페인 축구를 비판하는 사람 중에 매력적인 축구라는 개념과 누구보다 관련이 있던 아르센 벵거가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수년간의 성공을 통해 스페인은 공을 점유하려는 철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비록 그들은 득점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득점 하나하나가 기술적으로 세계 최고이다. 나는 그들이 이루어낸 성과에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그들은 철학을 부정적인 측면으로 발전시켰다. 처음 그들은 계속 공격하고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점유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젠 점유가 그들의 목표가 된 것 같다.”벵거가 결승전 전 Eurosport 칼럼에 적은 말이다. 키 플레이어대회 최고의 선수가 곧 스페인의 키 플레이어였다. 이니에스타는 유로 MVP를 수상했는데 결승전 그가 보여준 모습은 충분히 MVP의 모습에 걸맞았다.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를로를 매치업에서 압도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레프트윙으로 출전한 이니에스타는 드리블, 패스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에서 이니에스타는 두 차례나 혼자 상대 수비진을 상대하는 사진이 찍혔다.이는 1986년 벨기에를 혼자 무너뜨린 마라도나를 연상시키는 사진이었다.스페인은 이니에스타에게 충분한 지원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공격자원이 있지 않았고, 그 때문에 이니에스타는 혼자 공격을 주도했다.이니에스타는 뛰어난 선수였지만, 혼자 승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기 때문에 스페인에는 어쩌면 불운한 현상이었다. 스페인의 조심성으로 인해 그들의 또 다른 핵심 선수는 레프트백 조르디 알바였다.전임자였던 카프데빌라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알바는 공격진영에서 부족한 속도, 수직성과 폭을 팀에 제공했다.알바의 역할은 8강 프랑스전에서 잘 드러났다.로랑 블랑 감독은 이니에스타 –알바 듀오를 막기 위해 마티유 드뷔시와 앙토니 르베예르를 나란히 배치했다. 그러나 알바가 드뷔시를 완전히 재치고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이 알론소의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알론소는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멀티 골을 기록하였다.이 경기는 알론소가 국가대표에서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제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유일한 경기였을 것이다. 결승전의 순간이전 두 경기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여줬던 스페인은 전반전에만 두 골을 터트리며 이탈리아를 상대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깊은 위치에 있던 사비가 라인 사이의 이니에스타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그는 파브레가스에게 스루패스를 보냈다.파브레가스의 크로스를 다비드 실바가 마무리 지으며 스페인에 선제골을 안겨주었다. 이상적인 스페인의 공격 조합이었다.두 번째 득점은 첫 번째와 완전히 달랐다. 사비는 하프라인에서 공을 받아 침투하는 알바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다.알바는 부폰을 제치고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지난 5경기의 스페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팀이었다. (나머지) 결승전스페인이 유럽 축구에 전반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신호로 이탈리아를 볼 수 있다.유럽에서 가장 수비적인 축구를 구사하던 이탈리아는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을 선임하며 점유율 축구로 팀 컬러를 바꿨다.프란델리 감독은 다니엘 데로시, 안드레아 피를로, 마르키시오, 몬톨리보로 구성된 미드필더진을 배치했다.이는 매우 스페인적인 접근 방식으로, 다양한 플레이메이커들을 함께 배치하는 전술이었다. 그러나 결승전 프란델리는 부상 문제에 직면했다. 먼저 키엘리니가 21분 만에 부상으로 아웃되었다.전반전이 끝나고 안토니오 카사노를 대신하여 디나탈레가 출전하였다.후반 11분 몬톨리보를 티아고 모타로 교체하였지만, 모타는 단 5분 만에 햄스트링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으며 이탈리아는 남은 30분을 10명의 선수로 버텨야 했다.승기를 잡은 스페인은 무자비했다. 스페인은 페드로, 토레스, 마타를 투입하여 공격을 강화했다.토레스가 한 골을 추가하며 3골로 대회 득점왕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마타가 팀의 4번째 골을 터트리며 우승을 확정지었다.스페인식 축구로 결승에 진출했던 이탈리아는 자신들의 축구를 증명하려는 스페인을 넘지 못했다. 과연 스페인은 최고의 팀이었을까독일은 준결승까지 최고의 모습을 보였지만, 이탈리아에게 무기력한 2:1 패배를 당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스페인과 독일의 결승전이 이루어졌다면, 독일의 역동성과 카운터 능력이 빛을 발했을 것이다. 만약 추가시간 라울 메이렐레스가 호날두에게 뒤로 패스하지 않았더라면 호날두는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고, 좁은 각도에서 힘들게 슛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스페인은 극도로 이기기 어려운 상대였다.그들은 이탈리아와의 개막전에서 1실점을 했지만, 남은 대회 기간 내내 실점하지 않았다.비록 승부차기로 거둔 1승이 있지만, 이를 제외한다면 스페인이 2012년 최고의 팀이었다는 주장에 반박하기는 어렵다.
작성자 : AJAX고정닉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6일차, 포트앨런
[시리즈]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안내서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1일차 / 포트샬롯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2일차 / 라프로익 파트1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2일차 / 라프로익 파트2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3일차, 부나하벤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3일차 부나하벤, 쿨일라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4일차, 브룩라디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4일차, 보모어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5일차 보모어 마을 탐방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5일차, 아드벡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5일차, 라가불린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5일차 보모어 + 6일차 포트 앨런 5일차 : 라가불린 에서 이어집니다. - 5일차 오후, 함께 라가불린 증류소 투어를 진행한 독일인 부부에게 차를 얻어타고 보모어로 향했다. 부부가 각자 더 좋아하는 증류소가 있어서 날마다 교대로 운전을 한다고 했다. 참고로 아내분은 라가불린을, 남편분은 라프로익을 더 좋아하신다고. 차를 타고 올라가며 지어지는 여러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오전에 버스 기사 존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이쪽도 증류소 설비라는데 포트 앨런인지, 아니면 아예 새로운 증류소가 지어지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포트 앨런 증류소. 앞으로 살짝 벽 글자가 보인다. 라가불린에서 출발하여 라프로익과 포트 앨런을 지나 보모어로 올라가는 중 갑자기 차의 속도를 늦추셨다. 이유는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양 떼가 찻길 옆으로 나란히 지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4월의 아일라는 양을 풀어놓는 시기라 어디에서나 양을 볼 수 있다. 그렇다보니 양들이 차도로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이를 현실에서 마주하자 신기함과 반가움이 공존했다. 우두머리 양에 따라서 질서있게 한 차선만 사용하는 양들. 양으로 인한 가벼운 교통 체증이라니, 귀여운 돌발상황에 우리도 뒷 운전자도 연신 휴대폰을 내밀어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다시 도착한 보모어. 오늘은 숙소가 보모어에 있기 때문에 버스를 놓칠 걱정 없이 마음 편히 보모어 증류소를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역시 아무래도 마셔보고 싶었던 몇 잔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모어 비지터 센터 2회차 건물에 들어서자 어제자에 투어를 진행해주신 Lynn 가이드가 나를 알아봤다. 놓친 술이 있어서 다시 왔다고 하자 껄껄 웃으며 윗층의 바는 5시 반까지만 운영한다고 알려주셨다. 마셔보고 싶었던 위스키 중 하나인 페스아일 18년. 어제 투어 이후 제공해주는 위스키로 보모어 25년 디스틸러스 엔솔로지 02를 선택했는지라 이 제품을 포함한 몇 잔을 마시기 위해 방문했다. 도착한 2층에는 어제의 나와 같이 투어를 마치고 추가 시음을 하는 그룹이 있었다. 그 중에서 반가운 얼굴들이 있었는데 바로 브룩라디 유스 호스텔에서 만난 2명이었다. 둘은 친구 사이로 홍콩 출신이며 영국 대학을 졸업한 뒤 캠벨타운을 거쳐 아일라에 여행을 왔다고 한다. 마침 나 또한 내일 섬을 떠나 페리를 타고 캠벨타운으로 이동할거라 하자 귀중한 팁을 주었다. 바로 캠벨타운행 버스에 탑승할 때에는 오른쪽에, 캠벨타운 / 페리 터미널에서 글라스고로 갈 때에는 왼쪽에 앉는게 뷰가 좋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 이야기를 브룩라디 유스 호스텔의 사장님에게서도 들었는지라 대체 얼마나 풍경이 좋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며 바에서 페스아일 2023 18년과 러버스 트랜스폼드 23년을 주문했다. 3일차 보모어 투어 마지막 테이스팅 사진 (대체) - 보모어 18년, 페스아일 2023 릴리즈, 올로로소 쉐리 캐스크 & PX 캐스크, 52.8도 (사진 없음, 3일차 사진으로 대체) 보모어 제품에서 느낄 수 있는 은은한 비누향이 사이에서도 잘 느껴짐. 흑설탕, 다크 초콜릿, 건포도 같이 짙은 달콤한 맛. 칵테일 체리? 느슨하게 피어오르는 연기 같은 피트 어제 마셨던 투어 캐스크 샘플 중 버번 캐스크를 선택한 이유도 화사한 꽃향기와 비누의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었는데, 쉐리 캐스크를 활용했음에도 이런 느낌이 잘 살아있다는게 신기했다. 밸런스의 보모어 답게 피트와 쉐리와 꽃향기 모두 안정적인 균형을 맞추고 있었다. 비유를 하자면, 보모어 18년 딥 앤 컴플렉스에서 달달함과 도수를 높여 바디감을 채운 뒤 홍삼 캔디 같은 꿉꿉함을 최소화한 느낌이었다. 보모어 23년, 러버스 트랜스폼드 프랭크 콰이어틀리 시리즈, 리필 PX 캐스크 & 올로로소 캐스크, 50.9도 향에서부터 느껴지는 꽃향기 정말 말 그대로 섬유유연제를 마시는 느낌. 꽃향기가 입에서 팡팡 터짐. 부드럽고 화사함. 밀크 초콜렛 같은 달콤함 아래 은은한 피트의 짭쪼름한 느낌이 있음. 다롬 20년간 버번 캐스크와 올로로소 캐스크 숙성한 뒤 3년간 올로로소 캐스크와 PX 캐스크에서 피니쉬를 했다고 한다. 아일라에서 다양한 위스키를 마셨지만 이만큼 '신기한' 위스키는 처음이었다. 일명 FWP라고 부르는 섬유유연제 맛이 이거구나!를 한번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신기함에 보모어 바 직원에게 '정말로 향수 같은 느낌이 난다'는 이야기를 하자 그 비결을 알려줬다. 이 제품에는 실제로 80년대~90년대 초에 증류한 위스키가 실제로 포함되어 있기에 특유의 플로랄과 퍼퓨미한 느낌이 나타난다고 했다. 어느새 보모어 바 운영 종료 시간이 다 되어갔다. 시간도 시간이다만 연이은 증류소 투어에 더 이상 술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기도 했다. 내일 섬을 떠난다는 아쉬움에 보모어 22년 마스터즈 셀렉션과 보모어 23년 러버스 트랜스폼드 한 잔을 추가로 주문해 바이알에 받았다. 귀엽게도 바이알에 제품 표기가 적힌 라벨을 붙여주셨다. 그렇게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지, 하며 보모어 증류소를 나서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보모어에 있는 숙소 Au Cuan. 사장님이 해리포터 팬이신지 2층 집 여기저기에 해리포터와 관련된 요소들이 숨어있었다. 숙소에 걸려있는 그림. 옥토모어에 라가불린에 보모어까지, 정말 아일라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모어는 아일라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그럼에도 1시간이면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동네라 술기운을 떨칠 겸, 가방을 풀고 동네를 마저 돌아보기로 했다. 보모어 동네의 끝자락. 길을 따라 가면 포트샬롯으로 이어진다. 피트-자리아. 혹시 화덕에 불을 뗄 떼 피트를 사용하는걸까? 하는 생각을 하며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저녁으로는 오전 아드벡 식당에서 포장한 파니니와 컵라면 하나를 끓여먹었다. 내일 오전이면 캠벨타운으로 향한다. 새로운 장소에 대한 기대와 페리 - 버스로 이어지는 이동에 약간의 걱정을 느끼며 잠에 들었다. - 6일차 일정 보모어 - 포트 앨런 페리 터미널 - 케나크레이그 페리 터미널 - 캠벨타운 - 숙소 - 카던헤드 샵 - 아드시엘 호텔 레스토랑 - 숙소 아침식사를 하러 1층에 내려가자 구석에서 여기서도 My Islay 책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인 작가의 책이 말 그대로 아일라의 거진 모든 숙소에 뿌려져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포트 앨런으로 가는 버스 안. 정산 기기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반대편 노선의 버스 기사 존이 들어와 기계를 고쳐줬다. 존도 나를 알아봐 조심히 가라며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몇 년 뒤에 다시 아일라를 찾게 된다면, 그때도 존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 중에는 포트 샬롯과 보모어에서만 머물었기 때문에 포트 앨런에 내린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포트 앨런은 포트 샬롯과 보모어의 요소가 섞인 것 같은 동네였다. 다음에 다시 아일라에 오게 된다면 포트 앨런에서 하루를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첫날 공항에서 포트 샬롯까지 히치하이킹으로 나를 태워주셨던 교사 부부도 포트 앨런에서 산다고 했다. 약한 비를 맞으며 터미널로 걸어가고 있으니 교사 부부가 차에서 들려주셨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프랑스 철학자의 이야기를 인용한 것으로, 대충 이런 이야기였다. "여행의 장점은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에 있다. 안전하고 익숙한 동네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되면 두려움이 생겨난다. 그 두려움은 모든 감각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여행에서의 기억은 일상 속 어느 날보다 더욱 선명하고 강렬하게 우리의 기억에 남게 된다." 여행을 다녀온지 2달이 지난 지금도 아일라의 날들은 더없이 선명하다. 이 선명함이 무뎌져 사라지기 전에, 다시 섬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리 터미널로 가는 길에 있던 추모비. 페리 터미널의 매표소. 좁은 실내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정문이 공사로 인해 막혀있어 조금 더 붐비는 느낌이 들었다. 페리 티켓은 자유석으로 온라인에서 예약을 할 수도 있고, 현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티켓 발권은 몇 분이면 금방 이루어지는지라 만약 예약을 하지 못했더라도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친숙한 이름의 배, 판라간 호. 배에 타는 계단을 오르자 저 멀리 포트 앨런 증류소가 보였다. 버스나 차 안에서 스쳐 지나가듯 본 것이 전부였는지라 의도치 않게 벽 사진을 하나 더 구할 수 있어서 기쁘게 셔터를 눌렀다. 포트 앨런 벽 사진 획득! 페리의 내부 (4층) 핀라간 호는 상당히 큰 편이다. 탑승객이 머무는 층은 4층부터 6층으로 매점 겸 바는 4층에 위치해 있다. 좌측 하단에 자세히 보면 아일라 럼이 있다. 사진을 보정하던 중 발견했는데, 아일라에사 럼을 만든다는 사실 자체를 처음 알게 되었다. 핀라간 호의 매점 겸 바. 아일라와 케나크레이그를 연결하는 페리 답게 각종 아일라 위스키들을 마시거나 구매할 수 있었다. 빠르게 배에 탑승한 덕에 배의 후미 정 중앙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핀라간 호는 사람 말고도 자동차도 올라타는지라 창 밖으로 마치 러쉬 아워 게임을 하듯 공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차들이 보였다. 아일라는 작은 섬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 중 몇 번이고 마주한 사람들을 다시금 만나곤 했다. 다들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헤어질 때 인사를 "See you soon"으로 맺곤 했다. 아일라를 떠나며 분명 언젠가는 다시 이 섬에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금 여행 중 만난 사람들에게 곧 보자는 인사를 나눌 것이다. 곧 보길 바라며, 그때까지 안녕 아일라. [시리즈]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안내서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5일차, 라가불린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5일차, 아드벡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5일차 보모어 마을 탐방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4일차, 보모어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4일차, 브룩라디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3일차 부나하벤, 쿨일라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3일차, 부나하벤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2일차 / 라프로익 파트2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2일차 / 라프로익 파트1 ·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1일차 / 포트샬롯 아일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5일차 보모어 + 6일차 포트 앨런 끝. - 여행 일정 정리 및 후기로 이어집니다. - dc official App
작성자 : bin29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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