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불펜진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베테랑은 베테랑대로, 신예는 신예대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강한 마운드를 앞세워 LG은 KBO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기나긴 암흑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몇 년이 흐른 올 시즌, 그 때의 강한 면모를 찾아볼 수 없다. 마운드를 이어받는 투수마다 확실하게 틀어막는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선발투수가 잘 던지고, 타선이 많은 점수를 뽑아내도 팬들의 마음은 늘 불안하다. LG 불펜진은 팀 평균자책점 8위(5.34)에 그치고 있다.

헐거운 뒷문에도 LG가 계속해서 SK-한화와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건 매서운 방망이와 선발 마운드 덕분이다. 특히 헨리 소사-타일러 윌슨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외국인 원투펀치다. 비록 승운이 안 따라준 탓에 나란히 7승에 머물고 있지만, 두 선수가 등판하는 날 승리에 대한 팬들 기대감은 상승한다.

그 기대에 보답하듯 윌슨은 지난 주에도 호투를 이어갔다. 3일 잠실 NC전에서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6이닝 7피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이어 8일 KIA와의 광주 경기에서는 7이닝을 소화해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와 인연을 맺었다.

2경기 연속 호투로 윌슨은 지난주 웰뱅 톱랭킹 점수 142.8점을 획득, 투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위 박종훈(SK, 142.7점)과는 불과 0.1점 차이. 그 뒤를 원종현(NC, 141.2점)과 최원태(넥센, 134.7점)가 이었다.

적은 실점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는 윌슨의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8일 등판으로 KBO 리그 첫 해 전반기 등판을 마친 윌슨은, 올 시즌 18경기 모두 5이닝 이상 던지며 무너지지 않는 투구를 선보였다. 또한 15경기에서 6이닝을 채웠고, 그 중 6월 21일 한화전(7이닝 4실점)을 제외하고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18경기 중 무려 8차례나 승패 없이 물러난 윌슨. 그러나 적어도 스스로 경기를 망치는 모습 또한 찾아볼 수 없었다. 조금은 느리지만 시즌 초반보다는 승수 쌓는 속도도 빠르다. 또한, 5월 5일 두산전(6이닝 3실점)에서 세 번째 패전투수가 된 이후 패배가 없다. 역대 LG 외국인투수 중 전반기를 3패 이하로 마친 선수는 2016년 코프랜드(13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5.54)와 윌슨 두 명뿐이다(선발 10경기 이상).

윌슨이 깔끔하게 전반기를 마친 결과, 일본 프로야구(NPB)로 떠난 데이비드 허프를 그리워하는 LG 팬은 아무도 없다.

주간 웰뱅 톱랭킹 타자 부문 1위는 SK 제이미 로맥(184.9점)에게 돌아갔다. 로맥은 지난 한 주간 타율 0.375(24타수 9안타) 3홈런 9타점 4득점 출루율 0.444 장타율 0.750 OPS(출루율+장타율) 1.194를 기록하며 2위 김현수(LG, 159.1점)를 가볍게 제쳤다.

비록 연장 접전 끝에 패배로 돌아갔지만, 지난 고척 넥센전을 통해 로맥의 힘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로맥은 팀이 2-3으로 패색이 짙은 9회 1사 1,3루(상황 중요도 7.37)에서 역전 홈런을 쏘아 올려 팀에 리드를 안겼다. 이 한 방으로 SK의 승리확률은 36.4%에서 90.1%까지 치솟았다. 올 시즌 리그 타자 가운데 상황 중요도 7 이상인 순간 홈런을 때려낸 타자는 로맥 한 명밖에 없다. 홈런이 없었다면 SK는 무기력하게 졌을 가능성이 컸다.

7일 한화전 또한 로맥의 클러치 능력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1-4로 열세에 놓인 7회 2사 2,3루 찬스(상황 중요도 2.57)를 놓치지 않고 적시타를 때려내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SK는 이어진 최정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5-4 역전승을 거뒀다.

이제 로맥이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홈런 두 개를 더 기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역대 전반기에 30홈런을 달성한 외국인타자는 1999년 로마이어(전 한화, 30홈런) 한 명. 로맥은 지난달 30일 LG전에서 한 차례 홈런을 때려내는 등 올 시즌 상대타율 0.345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한 주간 상황 중요도 1.5 이상 순간의 승부처에서는 두산 타선이 승리 기여도 1위(23.3점)에 올랐고, 투수진에서는 삼성이 4.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승부처 성적과 이번 주 대진, 전주 대비 승부처 흐름을 종합한 결과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는 두산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은 수원으로 이동해 KT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웰뱅 톱랭킹은 KBS N SPORTS, 스포츠투아이㈜, 웰컴저축은행이 공동 개발한 신개념 야구 평가시스템으로 같은 안타나 삼진이라도 상황 중요도가 높은 플레이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하는 점수 체계다. 또한 승리 기여도 점수가 배가 돼 팀 승리에 얼마나 보탬이 됐는지 알 수 있다.

타자별, 투수별 랭킹 차트 및 선수별 점수 현황은 홈페이지는 물론 KBS N SPORTS 2018 KBO 리그 중계와 아이 러브 베이스볼을 통해서도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웰뱅 톱랭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