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안방마님’ 유강남(26)의 방망이가 완전히 살아났다.

유강남은 지난 19일 청주 한화전부터 4일 잠실 NC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5할1푼7리(29타수 15안타) 2홈런 5타점 등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부진에 빠졌던 5월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4월까지 타율 3할4푼을 기록했던 유강남은 5월 한 달 동안 1할7푼1리로 심각한 침체기에 빠졌다.

차갑게 식은 유강남의 방망이를 달군 건 류중일 LG 감독의 믿음이었다. 류 감독은 시즌 초 “유강남은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2군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 유강남이 부진에 빠져있을 때에도 단 한 번도 2군에 내리지 않았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때에도 “잘 치겠죠”라는 말로 믿음을 드러냈다.

4일 경기 후 만난 유강남은 “부진에 빠져있던 기간 동안 2군에 내려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정도로 안 좋았는데 감독님이 기회를 줘서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주전의 자리가 보장됐을 때에는 스스로 안주하려는 마음이 조금씩 커지기도 했다. 유강남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 될 거야, 이정도면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안주하게 된 것 같다. 안 좋은 점을 바로 캐치해야되는데 똑같이 하던대로 치려고만 했다. 그러다보니 무안타를 기록하게 되는 날이 많아지고 겉잡을 수 없이 부진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유강남을 향해 류 감독은 재촉하지 않았다. 다만 “야구 잘해!”라며 한 마디만 툭 내뱉을 뿐이었다. 유강남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로 했다. ‘하루에 하나씩만 치자’는 다짐을 했고 하다보니 ‘바가지 안타’ 등 행운의 안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감이 잡혔다.

덕분에 유강남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평소같으면 2군에서 다시 바로 잡아서 올라왔을 텐데 1군에 계속 머무르면서 다시 감을 찾아본 건 올해가 처음”이라며 “이런 경험이 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안주하는 유강남은 없다. 그는 “‘슬럼프’라는 단어는 늘 잘하던 사람한테나 쓰는 것이다. 나는 그냥 부진했던 것”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