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G 차우찬(31)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을 꼽자면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일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차우찬은 “5월 말이면 100%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5월 15일 삼성전에서 7이닝 2실점을 기록 한 뒤 6월 24일 롯데전(8이닝 2실점)까지 8경기에서 1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이 기간 동안 승리도 4차례나 따냈다. 덕분에 8.42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이제 4.87까지 내려갔다.

26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차우찬은 “내가 뱉은 말을 지켜서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시즌 개막 후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마음이 항상 불편했다. 차우찬은 “캠프에서 아파서 시즌 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시작했던 것은 처음”이라며 “매일이 스트레스였다. 당장 로테이션에서 빠져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올시즌은 차우찬에게 중요한 한 해였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이적 후 2년째를 맞이하는 시즌이었고 류중일 LG 감독과도 재회했기 때문이다. 차우찬은 “더 잘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부상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몸을 만들어가면서도 스스로도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팀 후배 임찬규가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탈 때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행히 류중일 감독을 포함해 코칭스태프가 그를 인내심있게 기다렸다. 차우찬도 ‘적어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말자’는 의지로 몸을 만들어갔다.

현재는 몸 상태에 전혀 이상이 없다. 차우찬은 “지금은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컨디션을 유지만 된다면 타자와 싸우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에는 LG가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해 아쉬움을 느꼈던 차우찬은 올해만큼은 팀 상승세를 유지하는데 힘을 보태려 한다. 그가 해야할 일은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지키는 것이다. 차우찬은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던지려 한다. 4점을 주게 된다면 7이닝을 끌고 가자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관건은 후반기 체력 관리다. 다행히 차우찬은 여름철 대구에서 야구를 해봤기에 체력 관리에서는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차우찬은 “관리 비결은 특별히 없다. 잘 먹고, 잘 자고 하면서 체력 관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차우찬은 단순히 LG의 선수가 아닌 FA 계약 투수로서 자신이 모범 사례가 되어야 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는 시즌 10승이 팀이 원하는 최소 기대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가 앞서가야 한다. 나는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투수”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