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 외국인 내야수 아도니스 가르시아(33)의 복귀시점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당초 계획한 4주 후 복귀는 무산됐고 6월은 돼야 1군 무대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탈전까지 공수에서 수준 높은 활약을 펼치며 외국인타자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던 LG가 기량 문제가 아닌 부상에 발목 잡혔다.

LG 류중일 감독은 22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가르시아가 이번주 2군에서 실전을 치르나는 질문에 “이번주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당초 가르시아는 지난주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실전을 치를 계획이었다. 그러나 스스로 몸에 불편함을 호소해 실전 소화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르시아는 지난달 17일 광주 KIA전에서 1루 베이스를 밟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엔트리서 제외된 바 있다.

부상 당시 큰 전력손실이 일어날 것 같았으나 예상보다 선방하고 있다. 양석환이 가르시아가 뛰었던 3루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고 4번 타순은 김현수가 1루수로 나서며 완벽히 메웠다. 그리고 이천웅이 1군 복귀 후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 전체적으로 봐도 가르시아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로 LG는 가르시아가 뛰었던 4월 17일까지 20경기에서 팀 타율 0.281 팀 OPS(출루율+장타율) 0.779를 기록했는데 이후 지난 20일 잠실 한화전까지 28경기서 팀 타율 0.298 팀 OPS 0.793을 올렸다. 

그래도 한 방을 칠 수 있는 4번 타자 부재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우리가 점수를 많이 뽑을 때는 괜찮은데 1~ 2점차 경기에서는 가르시아 생각이 난다. 아무래도 장타가 있는 선수니까 없는 게 아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올시즌 2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56 3홈런 2도루 15타점 10득점 OPS 0.933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LG 외국인타자들과 달리 선구안과 장타력, 그리고 타점 생산 능력을 자랑했다. 2015시즌 중반부터 약 2년을 뛰었던 루이스 히메네스보다 월등히 뛰어난 선구안으로 삼진이 적었고 히메네스 이전 큰 기대를 받고 LG 유니폼을 입었던 잭 한나한보다 장타력이 뛰어났다. 

시계를 더 뒤로 돌려도 가르시아 이상의 외국인타자는 로베르토 페타지니 밖에 없었다. 2014시즌 5년 만에 LG에 온 외국인타자 조쉬 벨과 브래드 스나이더는 여러모로 KBO리그에서 활약할 확률이 낮은 타자들이었다. 마이너리그 유망주였던 벨은 이미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 한국 땅을 밟았고 스나이더도 포스트시즌에선 깜짝 활약을 했지만 타격존 자체가 너무 작았다. 스나이더는 2015시즌 넥센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 커리어 연장에 성공했으나 이후 넥센과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가르시아가 2008시즌 중반부터 2009시즌까지 4번 타자로 나선 페타지니 이후 가장 뛰어난 외국인타자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일단 LG는 가르시아가 원하는 시점에서 가르시아를 실전에 투입할 예정이다. 류 감독은 가르시아 복귀 후 라인업에 대해 “이천웅와 양석환의 컨디션을 보고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부분은 가르시아가 오고 나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 외야수 3인방이 모두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고 김현수도 1루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 흐름이 1~2주만 더 지속되고 가르시아가 1군에 정상투입된다면 류 감독은 무거운 고민이 아닌 행복한 고민에 빠질지도 모른다.

한편 베테랑 투수 류제국과 내야수 윤대영도 계획했던 것보다 복귀시점이 늦춰질 전망이다. 류제국은 당초 5월초 불펜피칭, 5월 중순 실전 등판에 임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뒤로 밀렸다. 허리 부상으로 지난 3일 1군 엔트리서 제외된 윤대영은 허리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에서 완쾌된 후 실전 투입으로 컨디션을 점검한 후 복귀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