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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국무부

ㅇㅇ(121.142) 2018.05.01 17:43:06
조회 68 추천 1 댓글 0

요즘 북미정상회담과 남북미관계 그리고 한미일관계에 관해서 털보형이 종종 트럼프와 오바마를 비교하면서 오바마를 까는데, 사실 딱히 오바마 한 명을 특정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미국의 외교전략 자체가 오랫동안 그런 식으로 흘러왔습니다. 


미국의 오랜 세계전략은 유럽, 중동, 동아시아를 세 축으로 해서 유라시아에서 대륙의 미국에 적대적인 세력(중국, 러시아)을 봉쇄하는 구상입니다. 


중국이 G2를 얘기해야 할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오바마 시절 pivot to Asia니 뭐니 해서 동아시아를 중시하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지만, 사실 유럽이 뭐니뭐니해도 최대 핵심 지역이고, 중동은 가능하면 발 빼고 싶은데 워낙에 걸쳐 놓은 것이 많고 부시 시절 수렁에 빠진 게 있어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IS와 시리아 내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오랜 분쟁, 이란 핵문제 등 즉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었습니다. 


이처럼 전략적 인내라는 미명 하에 동아시아를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전통적인 동맹국 일본과 호주를 중심으로 현상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특히 그 중에서도 백업 역할인 호주에 비하면,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으로서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의 제1협력자인 일본의 역할이 강조되었습니다. 


게다가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한 외교정책 기조 중 하나는 더 이상 미국이 세계의 모든 지점에서 개입할 힘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었고, 이는 미국-쿠바 국교정상화, 이란 핵협상 타결, 오바마의 베트남 방문 등의 조치로 이어졌습니다. 그것이 동북아시아에서는 일본에 힘을 실어 주는 방향으로 진행됐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바마가 히로시마를 방문해서 희생자들에 조의를 표한다거나 하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황당한 일까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미국의 외교부처이자 실질적인 행정부 내 파워 넘버 원투를 다투는 국무부의 핵심을 이루는 직업외교관 및 학계와 관계를 오가는 외교 전문가들이 단단한 합의를 이루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료와 전문가 집단들은 실무정책을 입안하고 실행에 옮김은 물론, 학교/싱크탱크 등 아카데미아를 오가면서 그러한 정책의 이론적 기틀을 만들고, 주류언론(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보스턴글로브, 월스트리트저널 등 소위 식자들이 구독하는 언론)에는 칼럼을 쓰면서 여론을 리드하는 것이 미국 외교가의 전통이기도 합니다. 


물론 누가 집권하느냐에 따라 정파적인 차이 혹은 갈등은 존재합니다. 싱크탱크의 경우도 개별 싱크탱크에 따라 지지하는 정당이 갈립니다. 한국에도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는 빅터 차(Victor Cha)의 경우 W. 부시 시절 동아시아 관련 실무를 했던 공화당계이고, 반면 브루킹스나 CSIS 등의 연구자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렇게 정파가 갈린다고 해도 직업외교관, 그리고 학자로서 이들 전문가집단은 기본적인 의견 일치를 보는 사항이 있고, 그 중 하나가 위에서 언급한 동아시아 정책은 어쨌든 일본을 중심 축으로 해서 간다는 것입니다. 가끔 미국의 외교 전문가들이 친일이라는 이야기를 보곤 하는데... 사실 딱히 "친일"이라는 네이밍을 하기도 뭐합니다. 그들이 일본의 입장을 동정하고 이해해서 그런 행보를 하는 것이 아니라(일부 진짜 친일로 의심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 자들이 보통 신문에다가 한국에 대해서 뒷목 잡게 만드는 칼럼을 씁니다), 일본의 이용가치가 그만큼 크고, 일본 자민당 정부/관료가 워낙에 싸바싸바를 잘해서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국무부와 학계의 직업외교관과 학자들이 트럼프 집권 이후에는 무력화되었습니다.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반지성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 이런 소위 먹물들을 곱게 보지 않고, 특히 국무부의 직업외교관들은 트럼프의 시각으로 보면 그야말로 "힐러리 클린턴 일당들"입니다. 이런 비유를 하긴 좀 그런데 단순히 사이가 나쁜 정도를 비유하자면,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과 검사들의 관계보다도 나쁩니다. 그래서 국무부의 수장으로 트럼프가 갖다앉힌 사람은 완전 사기업 출신인 렉스 틸러슨이었고, 그 틸러슨마저도 역설적으로 국무부장관 역할에 제대로 몰입하면서 조직의 비호자가 되자 트럼프는 그를 경질합니다. 그 후임으로 온 사람은 CIA 출신입니다. 그리고 각국 대사로는 국무부와 인연이 없었던 군 장성 출신들을 내리꽂습니다(트럼프의 군인사랑은 부처를 가리지 않지만, 고위 정무직에 군인을 갖다놓는 경향은 국무부에서 유독 심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정부가 전통적으로 미국과 튼튼한 연결고리를 형성했던 라인인 국무부의 전문가들이 이제 와서는 완전히 무력화되었고, 결국 트럼프 본인 및 그가 새롭게 형성한 그의 핵심 참모들 중심으로 외교정책이 굴러가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일본이 방심한 사이에 우리 청와대가 백악관과 직통하는 라인을 뚫어서 오늘날과 같은 결과가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여러 모로 타당한 추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이런 설명이 아니면, 요즘처럼 아베는 무슨 말을 해도 다 헛소리가 되거나 트럼프한테 씹히고, 우리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한 마디라도 하면 바로 트럼프 트위터로 지지성명이 발표되는 이런 현실을 설명할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우리 청와대의 전략이 안고 있는 단 하나의 리스크가 있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1기(4년)로 끝나고 따라서 미국의 외교정책이 기존 직업외교관 및 전문가들이 형성한 컨센서스 중심의 상궤로 돌아갈 경우, 그 반작용도 엄청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새로운 민주당 정부가 들어선다면, 그 행정부는 트럼프처럼 무차별적으로 기존 미국외교의 유산을 파괴하지는 않겠지만, 한국으로서는 경우에 따라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초점은 단시간 내에(적어도 4~5년) 비핵화와 북미관계의 통상화, 남북협력의 고착화/정례화, 그리고 적어도 북한문제에 관해서만큼은 한국이 중개상으로서 가장 큰 역할을 지고 가는 현 상황을 다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어도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고정시켜 놓는 것입니다. 지금 대북정책에서 소외된 이들 전문가 그룹의 불만은 정말 말 그대로 미국의 식자층과 리버럴이 읽는다는 주요 신문 칼럼을 딱 보면 알 수 있고, 얼마 전에 국내 최대의 민간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개최된 연례회의를 보더라도 직접적으로 느껴집니다(외교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트럼프의 현 행보에 대해 그야말로 악담을 퍼붓습니다). 이들이 다시 정책입안과 실행의 헤게모니를 쥔다고 해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히 "대못"을 박는 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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