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9년 무개념 절정인 중2였다

초딩때 이사 가서 헤어졌던 베프와 

같은 반이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가 친구를 못사귀고 겉돌았고

그 초딩 베프는 나를 까기 시작했다

"너 트렌스젠더냐?"

"꿈이 대통령이라고?  성전환 해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 해라 ㅋㅋ"

그때의 내가 화났었는지 슬펐는지 잘 기억도 안나고  이해도 안간다

단지 호구같이 웃으면서 "어 그럴게"라고 대답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미열이 있어서 베프와 양호실에 갔다

그렇게 날 까던 애라도 같이 다니고 싶었는지 ㅡㅡ;

암튼 열은 적당히 내렸고

하교길에 베프와 장난(일방적 시비에 가까웠으나)을 치며 집에 가고 있었다

베프가 도망가던 나를 잡았다

그런데 도저히 친구한테 하는 행동이 아닐만큼

강압적이였다

내 뒷 카라를 잡고선 몇대  맞아줘야 끝낸다고 했다

알았다고 몇대를 맞는데

순간 그동안 쌓인게 터졌는지

나도 주먹이 날라갔고

그 베프는 이성을 잃고 나를 산으로 데려가려했다

나름 존심이 있어 따라갔고

가는 길엔 내 초등학교 친구였던 애들

우리반 애들, 옆반 애들이 동행하게 됬다

결과는 처참했다

난 한대도 때리지 못하고

몇대를 맞고 그대로 코피가 터지며 쓰러졌다

그 후 집에 돌아와선 그대로 쓰러져 잤고

내려간줄 알았던 열은 펄펄 끓었다

그때 싸움 구경 했던 같은 반 애한테 전화가 왔다

"야 나 쩔좀 해줘"

"미안 좀 어지러워서 안될거 같아"

전화를 끊었더니 엄마가 왔다

온몸이 너무 아팠다

"엄마, 오늘 친구들 싸움 말리느라 힘을 써서

팔이 너무 아파"

그러고 나선 찬 우유에 씨리얼을 먹곤 잠들었다.

내가 그때의 내가 이해가 가지 않는건

왜 슬프지 않았을까

왜 누구한테라도 푸념하지  않았을까

왜 머릿속에서라도 그 베프를 미워하지 않았을까

왜 그래놓고 멀쩡했을까

잘못 한 것도 없고 열까지 있는 애가

여성스럽단 이유로 베프에게 맞고

한 때 친구였던 애들한테 둘러 싸여 조롱 당한건

분명 화날만 할 일인데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그 때 충분히 화내고 울고 슬퍼할 줄 알았으면

지금 이렇게 강박증에 시달리며 살지 않았을텐데

오그라들지만 슬픈 게 슬픈지도 모르던

그때의 내가 너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