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장롱으로 살다가 대형 면허가 필요한 일이 생겼는데
공단 들박은 불가능한 게 뚜렷해서 학원 등록했다

기록도 남길겸 왜 오늘 떨어졌는지 복기해보고 싶어서 조금 적어보려고 함.


1일차 (4시간) : T S 평행 굴절 공식 암기 및 가속구간 밟는 순서 배움

위의 4가지 공식은 연습하면서 어찌어찌 외우긴했는데 이 날 최대 고비는 가속구간이었음.

가속구간에서 풀악셀 - 클러치 - 기어변속 - 브레이크 - 클러치 - 기어변속 타이밍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서 아무것도 못함

특히 풀악셀 밟는 것부터 무서워서 벌벌 떠니까 악셀이 끝까지 밟히기 까지의 타이밍이 늦고, 그거 때문에 뒤 순서들이 모조리 꼬임

그 중에서도 강사님이 3->2단으로 기어를 낮추라고만 하는데 2단으로 기어가 자꾸 안 들어가서 쉬는 시간에 물어보니까 2단에 맞는 속도가 될 때까지 낮춰줘야만 기어가 들어간다고 했음.

그 얘기를 먼저 해줬으면 조금은 덜 당황했을텐데 좀 아쉬웠음.
그 날 밤부터 다음 날 수업까지 계속 손 발 써가면서 가속구간 밟는 이미지 트레이닝함.

2일차 (4시간) : 어제랑은 다른 강사님이 배정됨.

T S 굴절 평행 공식이 손발로 바로바로 튀어나오질 못해서 강사님한테 코스 도는 거 녹음하면서 해도 되냐니까 차라리 기능시험 대기실에 코스별 그림 설명이 있으니 그걸 사진찍으라고 하셨음.

기능시험 대기실과 일반 기능수업 대기실이 달라서 그 그림의 존재를 몰랐던 거임.
아무튼 그 그림 사진을 찍은 것이 정말 다행이었던게, 녹음한 걸로 외울 뻔 한 것을 엄청나게 시간절약하게 해줌.

그리고 어제의 공포의 가속구간 이미지 트레이닝한 것을 실전으로 해보는데, 채점기가 가속구간에서 계속 속도위반이라고 하는 거임.

강사님말로는 먼저 풀악셀을 밟아도 20km를 못 넘겨서 속도위반이 뜨니까 클러치에서 완전히 발을 떼라고 하심. 그래서 풀악셀 밟으면서 클러치에서 완전히 발을 떼보니 자세가 좀 어정쩡한 느낌이 들었는데, 빨리 적응해야겠다고 생각함.

그리고 3->2단도 안 됨..
강사님이 브레이크를 더 밟아서 속도를 떨어뜨려야 2단이 들어간다고 하심.

그래도 완전히 감이 잡히진 않아서 수업 끝나고 검색해보니 '이러다 버스 서는 거 아니야?' 싶을 때까지 줄이고 2단 넣으라길래 그렇게 해보니까 그 이후로 잘 됨.

그리고 코너링돌 때 어느 타이밍에 얼마만큼 꺾는 게 나한테 잘 맞는지 이것저것 시도해봤는데 잘 맞는 방법을 못 찾음.

(첫 날 강사님은 내 어깨가 중앙선과 맞았을 때 핸들을 돌리라고 하셨는데 내 수준에선 핸들을 너무 빠르게 감아야되서 힘들었음)


3일차 (2시간) : 다음 날 시험보니까 오늘 마스터해놔야 된다는 압박감에 잔실수들이 많았음.
나에게 맞는 코너링 방법은 못 찾음.


오늘 시험 : T 시간초과, S 검지선 2번, 굴절 검지선 1번, 가속코스 진입할 때 시동꺼지면서 탈락.

시작부터 너무 긴장했고, 내가 배정받은 버스가 이 학원에서 처음 몰아보는 번호여서 페달 감도 잡기 힘드니까 전체적으로 속도를 못내고 느리게 주행해버림.

T 시간초과 듣고나서 조금씩 당황했는데 굴절까지 통과하니 남은 시간 45초에 현재점수 80점이어서, 시간초과 아니면 가속구간에서 탈락하겠구나라는 예감이 들었음.

반 포기 상태에서 그래도 끝까지 하자는 생각으로 가속구간입구까지 왔는데 클러치 조작하면서 발을 일찍 뗀 건지 시동꺼짐. 1트 끝.


오늘 1트 겪고나서 생각해보니 내가 버스를 몰면서 속도내는 것을 아직도 무서워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음.
거기다 코너링도 얼타버리니 이후 순서인 T S 주차 굴절에서 시간에 쫓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함.

코너링 문제는 쇼리쌤 유튜브에서 좌회전 우회전 강의 동영상을 찾았는데 한번 시도해봄직한 내용이 있길래 그걸로 2트해볼 생각임.

즉, 시간을 넉넉하게 남겨놓을 수 있게 코스간 이동 구간에서 충분히 악셀밟기, 코너링 이미지 트레이닝하기 두개가 숙제임.


다음 주 수요일 아침에 2트하기로 예약했는데,

이번에는 합격했으면 좋겠다.

1트 떨어진 것에 하루종일 멘탈이 털려서 세줄요약은 못하겠음.

두서없이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