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종 보통 후기 올린다. 사실 이제 탈갤이라 안 써도 되지만 나 같은 사람 많을 거 같아서 후기 올림.

우선 나는 서른 남자고, 직장 다니다가 퇴사하고 취준 기간 중에 운전면허 땄음.

사실 난 운전면허 필요성을 잘 못 느끼기도 했고, 대학생활 내내 내가 용돈벌이하고 사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운전면허 학원비 50~70만원이 아까워서 못하겠더라고.

그렇기 미루다미루다, 어차피 직장생활이든, 결혼을 하든 필요할 거 같아서 시간 있을 때 따기로 함.

우선 비용 마지노선은 100만원으로 잡음.

첫 학원 등록비 66만원 + 보험비 29,700원으로 학원 등록함(운전전문학원 - 시험도 학원에서 봤음)

필기부터 도로주행 시험까지 전부임.

1. 필기

필기는 어플만 겁나 풀었음. 학원에서 주는 문제집 있는데, 설명 부분만 좀 읽어보고 나머지는 어플 모의고사만 계속 풀었음.

공부 아예 안하고 처음 모의고사 풀었는데 80점 나와서 공부하지말까 생각도 했지만, 필기 떨어지면 창피할 거 같아서 계속 함.

그리고, 시험날에 학원가서 안전교육 듣고 시험보기로 했음.

여기 학원 필기시험이 교육 후에 도로교통공단에서 출장나와서 노트북으로 시험 칠 수 있도록 해주거든.

근데 그날따라 서버가 말썽이어서 안된다고 1시간 대기타다가, 국가시험장으로 이동해서 하자고 해서 갔음. 그런데 30분 정도 대기하다보니 오류난다고 또 안됨 ㅋㅋㅋ

그래서 다음날 다시 와서 시험쳤음. 공단에서 미안하다고 기념품 주더라.

결과는 94점 합. 만약 필기 하는 사람있으면 그냥 어플만 열심히 해. 사실 교재 필요 없더라.

2. 기능

이때부터는 강사가 중요한 거 같아. 연습 전에 유튭 폴리쌤하고, 미남 쳐다보다가 학원을 갔지.

결론부터 얘기하면 4시간 가르친 첫번째 강사가 제일 못가르치고 화만 냈음. 나는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그렇게 계속 혼내면 더 못하거든 ㅋㅋ

그리고 반말 찍찍하고, 이럴거면 오토하지 왜 1종 하느냐고 하더라. 내가 못하는 건 알겠는데 돈내고 그런 소리 들으니까 화나더라 ㅋㅋ

아무튼 혼만 나다가 자신이 없어서 시험 전에 2시간 더 등록했음. (+112,000원)

두번째 강사는 첫번째 강사보단 나았음. 그래도 반말하는 건 여전. 그리고 꼰대에 화 잘내는 것도 여전. 그래도 전 강사보다는 훨씬 나았음.

그리고 첫째 시험 봄.

평소에 실수 잘 안하던 경사로에서 시동 꺼지고, 밀려서 실격. 이때 클러치를 제대로 안 밟아서 1단으로 제대로 기어변속이 안된 것 같더라.

엄청 멘붕왔음 ㅋㅋㅋ 자신감 엄청 떨어지고.

그래서 재시험 신청(+33,000원)

두번째 시험은 T자에서 선 밟고 점수미달 불합격. 여기서 두번째 멘붕. 돈은 둘째치고, 진짜 하기 싫어지더라 ㅋㅋ 남들 다하는 거 나만 못하는 거 같아서.

시험 끝나고 사무실 가니까, 연습 더 하는 걸 권유하더라. 내가 좀 망설이니까 연습비+시험비까지 10만원으로 해준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함(+100,000원)

세번째 강사는 가르칠 때도 나긋나긋하고 칭찬도 해주고, 존대 꼬박꼬박하면서 잘 가르쳐줌. 그리고 세번째 강사 때 느낀건데,

앞 강사 두명은 배우는 사람 중심으로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못하는 사람이 잘 할 수 있게 가르치는 것도 아니더라. 그냥 윽박지르기였음.

아무튼 교육 마친 후에 세번째 기능 시험을 봄.

세번째 기능시험 날이 골 때리는 게, 내 생일날이었음 ㅋㅋ 이 시험 결과에 따라 내 하루 기분이 결정되는 그런 거였음.

근데 설상가상으로, 학원에 도착하자마자 눈이 펑펑 내림. 학원 측에서는 지금 당장은 시험이 가능하지만 길 미끄러워지면 미뤄질 수 있다고 함.

그리고 지금 안 할 사람은 다음으로 미뤄도 된다고 함.

시험 기다리는데 눈 때문에 차선 안보였다고 사무실에서 항의하는 소리 들림 ㅋㅋㅋ 그리고 학원에서 다시 차선이 보이기는 하지만, 눈때문에

조금 안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서 하라고 함. 그리고 역시 포기하고 다음으로 미뤄도 된다고 했지만 걍 밀어붙임.

첫 출발할 때 좌깜빡이 안 꺼서 5점 감점, T자에서 탈선 1회 10점 감점, 85점으로 합격함.

3. 도로주행

첫 2시간은 기능때 잘 가르쳐줬던 강사님 만남. 잘 배움 ㅎㅎ. 여기 학원 도로주행 코스는 대체로 무난하긴 하지만 처음이고 긴장해서 그런지

몇 번 시동 꺼먹고 핸들링이 불안했음. 그래도 잘 가르쳐주셔서 잘 배움.

두번째(4시간) 교육은 다시 반말 찍찍하는 강사로 바뀜. 다른 강사들보다 젊어보이는데도 그러더라. 그리고 클러치에서 자꾸 발을 완전히 떼라고 해서,

조작할때 힘들었음. 원래 미남 유튭에서 본대로 클러치 안 밟을 때도 대응 쉽도록 발 얹어두고 했었거든.

그래서 내 스타일 대로 뭘 하지를 못했음. 자꾸 자기 기준을 요구함. 그 강사가 맞을지는 모르겠으나, 이유 설명 없이 그냥 자기 기준요구.

오후에 교육시작해서 저녁 퇴근시간대에 운전하려니 좀 쫄렸지만 어찌저찌 끝남.

첫번째 시험엔 고3? 대학생으로보이는 여자분이랑 시험보게 됨. 그 사람이 a코스 걸려서 난 자동적으로 b코스로 결정됨.

개인적으로 a코스는 쉽고 b코스는 제일 난코스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걸리더라고 ㅋㅋ

아무튼 그 여자분은 잘 하더라. 침착하게. 감독관이 칭찬함.

그런데 나는 출발할 때 안 하던 실수 잔뜩함. 출발할 때 좌깜이 아닌 우깜켰다가 황급히 바꾸고, 변속할때 3단 변속이 아닌 1단으로 바뀜.

연습할 땐 한 번도 한 적 없는 실수들 ㅋㅋㅋㅋ

그 와중에 내 앞에 트랙터 출몰해서 또 당황. 속도가 너무 느려서 기어변속하고 따라가야되는데, 그렇게 못하고 차로 변경해서 앞으로 감.

그리고 4차선 도로에서 내려오자마자 급하게 좌회전 하는 코스가 있는데, 여기서 핸들이 덜 풀려서 중앙선 약간 넘음. 발로 실격 ㅋㅋㅋㅋㅋ

학원으로 돌아오면서 감독관이 뭐라고 하면서 팁 몇개 알려줌.

다시 멘붕.... 시험비 추가(+44,000)

그리고 오늘 두번째 시험 똑같이 앞 사람 a코스, 난 b코스 걸림. 앞 사람은 이번엔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분. 이 사람도 침착하게 잘하더라.

합격한 뒤에 이 분이 나한테 화이팅해줌 ㅋㅋㅋㅋ

그리고 나도 합격함. 이번엔 탈선 안하려고 2단 기어 넣고 감속 많이 한 후 좌,우회전 하고, 조심조심해서 함. 점수는 안 알려줘서 모르는데

암튼 합격함.

지금까지 내가 운전면허 딴 후기임. 진짜 운전면허 학원 가는 게 지옥 같을 정도로 싫었다.

다행히 내 마지노선 100만원 아래로 멈춤.. 그래도 돈 많이 쓰긴했다 ㅋㅋㅋ

그래도 어떻게든 됐네.

나 같이 걱정 많고, 운전면허 힘들어하는 사람 있을 거 같은데, 힘내. 그리고 강사는 꼭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

나처럼 순응하지 말고 화내고 항의해서라도 사람 바꾸거나 강사 태도를 바꿔 ㅋㅋㅋ

그리고 갤보면 바로 못딴다고 ㅄ이라고 놀리는 애들 있던데 그냥 그런갑다 해라. 무슨 일이든 누군 빠르고, 누군 느리다. 다 처음을 겪는 거잖아.

나도 진짜 운동 싫어하고 몸치에다가 겁도 많다.

운전면허 다 따는 거지만, 다 따는 거라, 안 됐을 때 스트레스도 큰 것 같다. 힘내라. 난 탈갤한다 ㅂ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