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막 군대를 나와 1종 보통을 수료받고 있는 24살 대학생입니다. 저와 같은 일을 겪은 사람이 있나 찾아보다 여기까지 와서 글까지 쓰게 되었네요.

필기와 기능은 모두 한번에 통과하고 오늘 처음으로 도로를 나가게 되었는데 학원에서 뵌 적 없는 강사님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강사님이 배우 최민식씨를 닮으셔서 약간의 기대를 하였지만 운전을 가르치는 실력은 처참했습니다.

처음부터 반말에 중얼 거리는듯한 말투로 가르쳐 주시는데 조그마한 실수에도 혀를 차시며 에휴 한숨만 쉬셨습니다. 클러치와 엑셀도 보조석에 있는 것을 밟으며  이렇게 하라고 쉽잖아 하시는데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질문을 드려도 '아니'로 시작해서 중얼거리는 듯한 짜증을 내셔서 그 뒤론 질문도 안 했습니다. 그러고선 자꾸 핸들을 잡고 알려주시는데 오히려 방해만 되고 실력이 느는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지옥같은 3시간이 끝나고 다시 학원으로 돌아가던 중, 강사님이 심심하셨는지 저한테 이것저것 물어봤습니다. 진로, 대학부터 시작해서 군대얘기까지 갔는데 "요즘 군대는 군대도 아니다 자기때에는 얼마나 굴렀는지 맞기도 많이 맞았다" 라며 대뜸
"니 애비도 졸라게 많이 맞았을거다" 하시는데 저는 당황하여 '예?.. 하하..' 하고 넘어갔습니다. 물론 그 시절엔 정말로 그랬고 강사님도 농담으로 하신 말일 테지만 저희 아버지는 4년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운전이 무섭고 서툴기만 하고요. 그 뒤 대화가 끊기자 강사님은 부모님이 뭐하시는지 믈어보시는데 어릴때부터 홀로 저를 키우신 아버지가 계속 생각나 창밖만 봤습니다.

어릴적부터 아버지는 시간이 날때면 저를 차에 태워서 이곳 저곳을 데리고 다녔는데 엄마없이 자란 저를 위해 항상 같이 계셔주었습니다. 고속도로가 힘든지도 모르는 나이 때에도 아버지의 목과 어깨를 주물러주며 여행을 다니던 때가 아직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제가  20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저랑 처음으로 술을 마시며 자식이랑 술 한잔 하는게 꿈이였다던 아버지. 그 뒤 방에 들어가 홀로 눈물 훔치는 걸 보고 방에서 끅끅대며 울었습니다. 저와 술 마시던 걸 좋아하던 아버지가 오늘따라 너무나 그리워 혼자있는 방에서 잔 두개 채워놓고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술을 홀짝이고 있네요. 그리워서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오늘따라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하루하루가 정말 너무나 힘들어요.


오늘 있었던 일을 어디가서 토해내고 싶었는데 이렇게 취한채로 두서없이 글을 적었네요. 이런 걸 올리는 곳이 아닐텐데, 갑작스럽게 죄송합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 모두ㅖ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