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험 전 본인의 계획


일단 솔직히 학원은 돈이 아깝잖냐 ㅇㅇ

그래서 시뮬로 알아봤다.
시뮬 36만원인가 내고 한달연습반 결제한담에

원트로 다 부수려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분 좋았음

애들 다 학원가서 70,80내고 운전면허 딸 때

나는 40,50 언저리로 따는거니까 남는돈으로 닌텐도나 하나 장만할까 이딴 생각이나 하고있었다.

허나 이렇게 운전을 ㅈ밥으로 본 탓에 벌이라도 받게 된 건지,

필기를 제외한 나머지 시험에서

기적처럼 전부 3수를 하게되고 말았다...ㅠㅠ

2. 필기

걍 지하철타고 공단 가는길에 모의고사 두번정도 풀어봤다.

바로 합격

몇점인진 기억안난다

이거 재수하는거는 지능이슈라고 본다.

3. 기능시험

시뮬학원에서 존나게 돌려봐가지고 코스는 이미 다 외운 상태였고

주차 공식도 섭렵한 상태였음ㅋㅋ

필기도 원트로 박살내고나니까 눈에 뵈는게 없었다

기능시험 도로주행 이런거에서 재수 삼수하는애들

심각한 저능아인줄 알았다ㅋㅋㅋ

일단 첫 시험 당일날 기능시험장에 도착하고

그 시험 이력 다 적혀있는 종이 감독관한테 내고 앉아있었다.

내차례까지 존나 오래걸려가지고 개 따분했음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7분컷내고 빨리 집가서 롤할생각만 가득해가지고 좀 짜증이 많이났었다.

떨어질새끼들 내앞에 존나게 몰아놔서 나까지 오래걸리네ㅡㅡ

시간아깝다

이런 생각 존나했음

폰도 못하게해가지고 더 그랬던 것 같다.

ㅋㅋ 근데 막상 내 차례 돼서 차에 앉으니까

갑자기 긴장감이 확 몰려오더라

'시뮬충새끼야 니 실차는 첨이제?ㅋ' 자동차가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음ㅋㅋ

와 시동거니까 기분이 시뮬이랑 아예다르더라

Zzzzzz 처음에 나오는 우회전에서 중앙선 침범하고 바로 실격zzzzz

멘탈 존나갈렸다.

난 개병신 저능아구나...

첫시험 이후로 시뮬은 진짜 쓰레기란걸 체감했고 시뮬학원 다시는 안갔음ㅋㅋ

대신 유튜브로 독학하기 시작했다

유튜브에 기능 코너링 회전하눈법 주차하는법 찾아보고

머릿속으로 시뮬존나돌림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2트 도전의 날이 되었다.

모든것들이 스무스했다.

차 웅웅거리는 엔진고동도 이미 겪어봤겠다...긴장도 안되고

회전도 완벽했고

차로 딱 중간에 내가 위치하고 있었고 더할나위없이 완벽했다.

'이건 바로 합격이다' 예감이 딱 왔다.

주차에서 감점 좀 당해도 무조건 합격이라고 느낌왔음ㅋ

근데 아뿔싸

주차하고 사이드브레이크 내렸다 올려야되잖냐

생각해보니 올리는걸 해본적이 없는거임

그래도 뭐 크게 문제될거 없겠지 팍 힘줘서 올렸다.

그리고 주차공식대로 나가려는데

차가 뭔가 앞으로 잘 안나감;

알고보니 브레이크가 생각보다 뻑뻑했던거임 zz 안올라갔더라고

그래서 바로 실격 ㅠㅠ

존나 허망하고 허탈했다.

그래도 뭐 어쩌겠냐

집가서 분노의 롤 몇판 돌리면서 3트 재접수하고

씨발씨발 욕하면서

개같이 만점받아서 합격함

4. 도로주행

기능합격하고 학교 시험기간이 겹쳐서

한달정도 운전이란건 머릿속에서 비웠다

그다음에 아무 준비 없이 겅 바로 들박하러갔는데

진짜 차를 끌고 도로로 나가려니까

존나 무섭더라

그래서 덜덜 떨면서 시동걸고 기어바꾸고 브레이크올리고 거북이마냥 달리고있으니까

옆에 탄 감독관이 혹시 시뮬하셨어요? 아님 운전은 처음이에요? 물어보더라

ㅋㅋ실제 운전경험 없는거 바로 들통남ㅋㅋ

그래서 바로 예 선생님

장내기능 준비할 때 시뮬돌렸고

도로주행은 생각없이 걍 나왔습니다 이랬더니

베시시 웃으시면서 그럴줄 알았다고, 겁먹지말고 일단 운전 계속 해보라더라

예 대답하고 운전에 집중했다.

근데 진짜 존나 무섭더라

장내에서 저속으로 회전하고 도로 달리고 이런거랑 느낌 확다르더라고...ㅋㅋ

뒤에서 빵빵거리고

앞에 존나큰 버스가 확 들어오고

자전거충 무단횡단충 존나게 들락날락거리고

혹시라도 내가 사고낼까봐 존나 살떨렸음

그렇게 한 8분쯤 운전했나

감독관이 점수는 70점 밑으로 내려갔구요,

연습 삼아 코스 다 돌아보세요 이러더라고

'아 실격이구나 어쩔수 없겠다' 이생각 들자마자 갑자기 요동치고있던 심장이 차분해지면서

정신이 번쩍 들더라

도로 상황이 매끄럽게 한눈에 다 들어오고

프로 레이싱 선수 된 것 마냥 회전도 과감하면서도 부드럽게 탁탁되고

존나 느낌 좋았음ㅋㅋ 진짜 탈락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니까

그제서야 차를 몰고있는 그 조작감이 온전히 느껴지면서 운전이 재밌더라

코스한번 쭉 돌고

내려가지고 감독관님이 뭐가 문제였는지 다 피드백해주심

'회전할 때 그렇게 하면 안된다. 핸들의 복원력을 이용해야한다'

'제동이 느리다, 처음에 내가 급브레이크 안밟았으면 사고났을거다'

'핸들을 가만히 차분히 잡아라, 차로에서 자꾸 좌우로 쏠리는 경향이있다'

이렇게 지적해주셔서 아 감사합니다, 고치겠습니다 말씀드리고

유튜브로 또 독학 시작했음

코스도 다외우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ㅇㅇ

이번엔 꼭 붙자고 다짐했지.

그래도 한번 경험했다고

차 조작도 능숙해지고, 도로에서 상황도 잘 보이고

회전도 잘하고 그런게 나조차도 느껴졌음

기분좋아서 코스 80프로쯤 다 돌고

이제 마지막으로 회전 한번하고 공단 돌아가기만하면 합격이다 싶었는데

코스 마지막, 막바지 신호등, 딜레마존에서 갑자기 들어온 황색불에 정지선 조금 넘겨서 탈락...ㅋㅋ

울고싶었다.

어쩌겠어...

꺾이지 말고 재트라이 해야지.

바로 재시험 접수하고 3트 트라이했다.

앉아서 심호흡 한번 하고

시동걸고, 사이드브레이크 조작하고, 기어 D에 두고,

오케이 완뵥. 바로 주행해.

혼잣말하면서 시험 시작했다.

근데 차가 씨발 잘 안나가는거임

'아 뭐지? 이거 차 문제있나? 말해야되나?' 고민하고있는데

감독관님이 '차가 이상하죠? 잘 안나가죠?' 먼저 말씀하시는겨

그래서 아 차가 좀 이상하다 차 바꾸고 시험봐야 되나요? 물어보는데

감독관님이 차 계기판에 빨간게 떠있죠? 이러시는거 ㅋㅋㅋ

아니 씨발 보니까 사이드브렠 올라가있을 때 뜨는 신호가 나오고있더라

와 씨발 난 당연히 '사이드브레이크를 조작했다 오케이' 이렇게 생각하고있었는데

알고보니까 누군지 몰라도 이 차를 주차시켜둔 사람이 사이드브레이크를 안올려놨던거여 시발 ㅋㅋ

긴장해서 난 그것도 모르고 사이드브렠 조작하자 되내면서 반대로 조작했던거 ㅋㅋ

근데 감독관님이 너그럽게 봐주셔서 일단 출발했다 ㅠㅠ

씨발 서행 무조건 서행

40키로미터로만 쭉 달리고 달리고

차들 끼어드는거 다 양보해주고

노인내들 고딩들 무단횡단하는거 다 양보해주고

깜빡이 제때제때 잘켜고

코너링 부드럽게 복원력 이용하고

교차로에서 신호등 보일때마다 엑셀에서 발 떼고 스무스하게 제동걸고

ㅈ오오오오온나 열심히했다.

그랬더니 합격주심...

ㅇㅇ 그냥 그렇다고

그렇게 시뮬들박 혼종 2종충은 졸업을 하게 됐다...

기뻐서 글 남겨봄.

고맙다.

다들 열심히 합격해라

걍 시험봐보니까,

감독관 운이 제일 중요함...!

나도했으니까 너도할수있다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