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현자늑대와우체부좆간1앱에서 작성

willingze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17 20:23:48
조회 118 추천 8 댓글 4

 반금수.

 저것을 부르는 단어였다.

 인간과 짐승이 섞인 어정쩡하고 괴상한 존재.

 매끈한 피부 대신 꾀죄죄한 짐승의 은색 털가죽이 온몸에 덮여있고, 부드러운 입술이 아닌 기다란 갯과의 주둥이가 툭 튀어나와 있었다. 새하얀 이빨과 검은 손톱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날카로웠으며, 쫑긋 솟은 귀와 세로로 갈라진 붉은 눈동자는 한치 흔들림이 나를 바라본다.

 새벽의 숲을 끈적한 고요 속으로 밀어 넣은 존재가 말이다.

 바람 한 점 불지 않은 숲은 손끝이 떨릴 정도로 스산했다. 들짐승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며, 반쪽을 잃은 달은 우뚝 솟은 나무의 가지에 몸이 가려지며 빛을 잃었다.

 심해처럼 어두운 이곳에서 믿을 건 오직 두 눈과 한손에 들린 작은 램프의 불꽃뿐.

 앞으로 나아가던 사내는 긴장한 탓에 침을 꿀꺽 삼켰다. 괜히 램프를 잡은 손을 꽉 말아쥐기도 했다. 낙엽을 밟는 소리는 매섭게 귀에 박히며 고요한 숲에 울려 퍼졌다.

 두려움이 그의 몸뚱이를 감싸자 사내는 식은땀을 흘렸다.

 하지만 그의 다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허리춤에 맨 가방에 고이 넣어둔 편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그것도 국왕이 직접 쓴 편지를.

 사내가 명을 받은 건 불과 얼마 전이었다.

 모든 우편물을 전부 배달하고 그가 운영하는 작은 우체국에 돌아갔다. 그리고 도저히 자기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성에 있어야 할 늙은 왕이 수많은 병사를 거닐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까닭이었다.

 처음엔 자신이 무언가 잘못한 게 있나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도저히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누구보다 깨끗하게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본인이 법을 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왕은 직접 품에서 편지 한 통과 목적지가 찍힌 지도를 꺼내 건네주고는 병사를 이끌고 사라져버렸다.

 소나기처럼 지나가 버린 일에 사내는 잠깐 멍한 상태로 멀어져가는 왕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이내 자기 손에 들려진 물건을 보고 그는 금방 깨달았다.

 ‘여기로 배달하라는 뜻이구나.’

 그리고 두 가지 의문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왜 하필 나지?’

 사내는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우체부였다.

 어째서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을 선택한 건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직접 행차할 정도로 중요한 편지인가?’

 였다.

 잠시 눈을 끔벅이던 사내는 생각을 그만두기로 했다.

 “그냥 배달이나 하자.”

 생각할수록 머리만 아파져 오고 왕의 심기를 건드려봤자 좋을 거 하나 없기 때문이었다.

 목적지는 멀다.

 그러니 얼른 떠나자.

 시간이 많지 않다는 느낌이 든 사내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

 그곳은 멀리 떨어져 있는 동쪽의 작은 숲이었다. 평소 사람의 발걸음이 닿지 않는지 길은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났고, 산짐승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게 무언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오래 걸은 탓에 몸의 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쌓이고, 과연 여기가 맞는 건가 의심이 들 때쯤.

 사내의 눈앞에 넓은 들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숲속에서는 한점 불지 않던 바람이 상냥하게 불며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바람의 담긴 향기는 코끝을 간질이는 풀 내음의 향기였다.

 지금껏 걸었던 곳과 완전히 다른 공간인 느낌에 사내는 입을 슬쩍 벌렸다.

 천천히 걸으며 지르밟는 풀은 구름을 밟는 듯 푹신했다.

 사부자 사부작.

 부드러운 소리로 귓가를 간질이기도 했다.

 그러다 사내의 눈에 들어온 건 몇걸음 앞에 있는 작은 오두막이었다.

 그는 작게 놀라고 말았다.

 허허벌판인 줄 알았는데 이 오두막은 갑자기 생긴 것처럼 눈앞에 떡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마치 실수로 마법이 풀린 듯 말이다.

 사내는 이끌리듯 문 앞으로 다가가 세 번 문을 두드리자, 나무 문이 비명을 지르며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고하지마셈...

추천 비추천

8

고정닉 7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가족과 완벽하게 손절해야 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24 - -
3038696 고추로뺨맞고싶은저녁.... [4] 산산히흩어지는평면의동그라미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3 25 0
3038695 원래 낮에 체력쓰면 밤에졸리냐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2 19 0
3038694 다리털로 삼행시 타이거세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1 25 0
3038693 이제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ㅇㅇ(108.181) 19:21 63 4
3038690 기갑반고 연재종료 10주년 일러스트 [4] 자룡류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0 49 0
3038689 트위터 켤때마다 동물틱톡쇼츠만 계속나옴 [1] 냐스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8 36 0
3038687 천박해 [2] 파란마카롱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5 36 0
3038686 자 여기가 전립선이에요 [8] 잉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5 78 0
3038685 발기해서 꼬추딱딱해졌는데 만지니까 기분좋음..어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5 50 0
3038684 선장의 반대말은?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4 34 0
3038682 쉬는동안 겜도 제대로못했노 응우옌응헉티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4 16 0
3038681 점붕이 너! 아빠가 얼마나 힘들게 돈버는줄 알아??! [4] 점갤러(118.235) 19:13 72 0
3038680 다리 ㅈㄴ털리네.. [1] 래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3 26 0
3038678 아 배달 숟가락으로 밥먹다 입베였네 [8] 강태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 38 0
3038677 미친새끼가 내 젖 문지르고 튀었어ㅠㅠㅠ 환멸나 [6] ㅇㅇ(39.7) 19:09 74 0
3038675 화난 원장님 보실분 [15] 늑머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120 6
3038674 한의원다녀온점녀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9 56 0
3038673 구미구야 [1] 파란마카롱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8 42 0
3038672 누나 남친 봤는데 남매아니랄까봐 나랑 취향 똑같음ㅋㅋ [9] 저에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7 282 10
3038671 감기걸려서술약속도취소돼고하아 [4] 맹금류김참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4 33 0
3038670 개바텀 떡대수인 뭐임 [2] 월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4 51 0
3038669 퇴근이 하고싶은 [2] 타이거세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3 17 0
3038668 자살하고싶어짐 [2] 응우옌응헉티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3 26 0
3038665 터벅터벅 야스장 출근완료.... [3] ㅇㅇ(118.235) 18:48 38 0
3038664 윤서인<<이분도결국영화화하는구나....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7 51 0
3038663 나이 40먹고 몽정해버린 용수인 보고싶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7 48 0
3038662 운동유기할결심 [3] ㅇㅋ(223.39) 18:47 32 0
3038661 볼스 엘더플라워 개맛없어... [3] 파란마카롱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6 30 0
3038660 저 매형있음 [11] 산산히흩어지는평면의동그라미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4 243 14
3038659 켁켁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3 34 0
3038658 포케로그 우흥염이랑 클리어하고싶은데 섭딜 누구데려가야함...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2 33 0
3038657 공식바텀이 오스카면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2 55 0
3038655 와! K ㅡ 원신 붕스 연출! [5] 프롬프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1 76 0
3038654 대학생 근육질 늑대가 몽정하는거 보고싶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1 44 0
3038653 얼릉저녁먹어 Typho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8 17 0
3038652 늑머 고추 닦아주는 호랑이 [1] 저에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6 60 0
3038651 롤접으니까 다른 발암게임을 하게됨...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4 33 0
3038649 어쩌다가 오스카가 점갤공식개바텀된거냐 [1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28 87 0
3038648 신비복숭아가뭐지....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28 29 0
3038647 날씨 ㄹㅇ 미쳤네 [13] 우라오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27 74 0
3038646 디즈니판 기생충 ㄷㄷ ㅇㅇ(118.235) 18:19 84 0
3038645 아니무슨 1초만에 다짤리네 [3] 번개발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8 57 0
3038642 매형보다는... [2] ㅇㅇ(118.235) 18:14 57 0
3038640 나는응아 [10] 수컷수인쫄깃암컷구멍음란젖통빨통애호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2 30 0
3038638 아이부러쉬마이티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0 45 0
3038637 저녁먹고 갤질해 [1] 프롬프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 25 0
3038636 KTX기다리면서낙서할거추천받음... [18] 뒤툴린욕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 77 0
3038635 진짜 점갤스럽다~ [2] ㅇㅇ(39.7) 18:04 74 0
3038634 매형<<생각해보니 걍 동인지소재 그자체인듯... [15] 그뉵수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3 116 0
3038633 쓸데없는데다생활비낭비안하는방법.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0 3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