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일반분양 일정이 7월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45%에 달하는 후분양 단지다. 조합원 입주가 6월 10일 시작하는 가운데 일반분양 일정이 밀리면서 입주 후에도 절반 가까운 세대가 빈 ‘불 꺼진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 강남권에서도 ‘준공 후 분양’ 사례가 나와 부동산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중 최고가 분양가를 예고한 만큼 청약 대기자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세 차익만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청은 래미안원펜타스(신반포15차) 조합 측에 분양가심사위원회를 6월 중에 열겠다는 공문을 13일에 보냈다. 조합 측은 4월 서초구청에 분양가 심사를 요청했다. 애초 구청 분양가 심의를 거쳐 이르면 5월 늦어도 6월 중 일반분양을 진행하려 했으나 7월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합 관계자는 “아무래도 심의와 관련 행정 절차 소요 시간을 고려하면 준공 후 분양을 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조합 측의 일반분양가 신청 금액은 1평(3.3㎡)당 7000만원대 중반 수준이다. 이는 역대 분상제 지역 최고 분양가인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의 평당 6705만원을 넘어선 금액이다.

서초구를 포함한 강남3구와 용산구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후분양 방식도 선분양 방식처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만 선분양보다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후분양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 보증에서 제외되고 물가 상승에 따른 택지비나 건축비 인상분 등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다.

통상 조합은 공정 초기에 입주자를 모집해 분양 대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한다. 조합이 공사비 부담을 짊어진 데 따른 가산 비용을 인정받을 여지가 있는 셈이다. 조합은 그간 시공사인 삼성물산 신용을 담보로 공사비를 조달해왔다.

업계에서는 1평당 분양가가 7000만원 중반으로 확정돼도 최근 반포 일대 고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10억원에 이르는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평당 7500만원에 분양하면 전용 84㎡ 분양가는 25억원 선이다. 단지 주변에 있는 ‘래미안 원베일리’는 전용 84㎡ 실거래가가 40억~42억원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준공 후 분양은 서울에서도 극히 드문 사례지만, 조합 측에서 분양가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청약 수요자 입장에서 후분양은 입주 시점까지 자금 조달 기간이 촉박해 기피할 수밖에 없지만, 강남·서초 지역은 후분양 단지의 시세차익이 워낙 크기 때문에 청약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고 했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다. 지하 1층~지상5층 규모 8개동 180가구였던 아파트는 재건축 후 지하 4층~지상 35층 6개동 641가구로 탈바꿈한다. 이중 29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전용면적별 🔼59㎡ 37가구 🔼84㎡ 215가구 🔼107㎡ 21가구 🔼137㎡ 11가구 🔼 155㎡ 4가구 🔼191㎡ 4가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