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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만 알면 조선은 참 살기 좋은 나라네

ㅇㅇ(175.223) 2017.07.09 06:32:23
조회 475 추천 10 댓글 0

행복 찾아 나섰다 더 불행해진 2030

서울의 한 대기업 고객센터 직원으로 일했던 홍승아(33)씨는 3년 전 제주도로 귀촌했다. 한 번뿐인 인생,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며 지내고 싶었다. 하지만 좋았던 기분은 몇 달이 채 지나기 전에 사라졌다. 섬에서의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경력을 살려 이직하려 했으나 대부분 주 6일 근무에 월급이 세후 100만원에 불과했다. 이전 직장 급여의 절반 수준이었다. 겨우 구한 기숙사 사감 자리는 외지인이라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홍씨는 “제주도에서 여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원했는데 이곳에 온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살아가는 ‘욜로’(YOLO·You Only LiveOnce) 트렌드가 각광받고 있다. 미래에 대한 대비를 끊임없이 강조하며 현재를 희생하는 자본주의적 가치관에 지친 이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극심한 경쟁에서 살아온 젊은 층의 호응이 크다. 이들은 한 번 사는 인생, 지금의 만족을 위해 살자는 욜로식 가치관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도 이민이다. 가수 이효리씨 등 제주도에 정착하는 유명인이 늘면서 ‘제주 슬로 라이프’를 선망하는 사람도 늘었다. 2010년 처음 제주도의 순유입 인구가 437명 초과를 기록한 이후 2016년 1만4257명까지 약 31배 증가했다. 장기 해외여행을 택하는 이도 많다. 올해 연간 출국자는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약 2490만 명으로 전망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청년들은 중산층 부모의 투자 때문에 문화 소비 수준이 상당히 높다. 그러나 어른이 된 후로는 서민으로 살다 보니 괴리감에 욜로에 호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0000027488_002_20170709005329598.jpg?type=w540일러스트 강일구

하지만 욜로 트렌드가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 후의 현실이 녹록지 않아 다시 좌절하는 이도 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1년을 살았던 최모(24)씨는 결국 올해 초 상경했다. 마트·약국·서비스센터의 물가가 서울보다 1.5배가량 비싸 예상보다 빨리 목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씨는 “700만원짜리 연세(年貰)를 한 번에 내기 때문에 도중에 돌아오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며 “환상을 갖고 갔지만 삶은 예능이 아닌 다큐였다”고 말했다.

파혼으로 스트레스를 겪은 공모(32)씨도 욜로식 결단을 내렸다가 더 큰 좌절을 겪었다. 그는 직장에서 모은 1700만원을 들고 2015년 무작정 뉴욕 어학연수를 떠났다. 화려한 도시에 살며 삶을 바꿔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첫 달에만 월세로 130만원, 외식과 문화생활로 120만원 등 거액의 생활비가 들어가며 쪼들리기 시작했다. 외식을 줄이고 기숙사에 들어갔지만 서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물가 탓에 별 소용이 없었다. 공씨는 결국 7개월 만에 빈털터리가 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취업 골든타임을 놓친 것을 후회하고 있는 청년도 있다. 대학생 윤모(26·여)씨는 2014년 학원 아르바이트로 모은 600만원을 갖고 미국으로 떠났다. 본래 방학 동안만 있을 계획이었지만 돌아가기 싫은 마음에 현지 한국계 회사에 인턴으로 취업했다. 하지만 급여 100만원 중 55만원이 월세, 30만원이 생활비로 빠져나가는 삶을 지속할 수는 없었다. 결국 1년8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윤씨는 다시 취업준비생 신세가 됐다. 윤씨는 “이렇다 할 자격증도 없고, 나이도 비교적 많아 서류심사에서 떨어지는 일이 많다”며 괴로워했다.

욜로가 버겁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가벼운 사치’를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은 안정적인 소득이 있거나 부모로부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계층인데 그렇지 못한 이들은 실행하기가 만만치 않다. 신모(20)씨는 과외와 독서실 총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등록금 350만원, 생활비 80만원을 직접 마련하는 처지다. 신씨의 동기인 A씨도 아르바이트를 하기는 하지만 부모님 집에 거주하고 있어 신씨와 사정이 다르다. 얼마 전 A씨는 해외여행을 자기 힘으로 다녀온 것이 자랑스럽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공항 사진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했다. 이에 신씨는 “다음 학기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나로선 여행이 사치이기에 자괴감을 느낀다”며 “인터넷상에 유행하는 ‘욜로 좇다 골로 간다’는 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0000027488_003_20170709005329613.jpg?type=w540성남시 정자동의 '욜로' 카페에서 청년들이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다. 정서영 기자

현실을 외면한 과도한 욜로 트렌드의 주요 원인은 미디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디어가 욜로의 어두운 면은 함구한 채 밝은 면만을 조명한다는 것이다. tvN ‘꽃보다 ○○’ 시리즈와 ‘윤식당’ ‘삼시세끼’, 올리브TV의 ‘섬총사’, JTBC ‘효리네 민박’ 등이 그렇다. 대학생 김민식(23)씨는 “SNS를 보면 사표를 던지고 해외로 간 청년들, 귀촌해서 행복한 청년들 기사가 미담처럼 자주 언급된다”며 “나도 저렇게 살아볼까 생각이 드는 게 위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욜로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반추하자는 의미였지만 ‘즐긴다’에만 초점이 맞춰져 본래 의미가 퇴색됐다는 의견도 있다. 정지우 문화평론가는 “욜로는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가 아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수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줬다. 하지만 현상이 소비 중심으로 확산되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욜로를 통해 ‘칼’졸업, 결혼, 출산 등 사회적 압력에서 벗어나는 것은 좋지만 일탈에 그치지 않고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디어가 심은 가짜 욕망을 걷어내는 게 우선이라고 말한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욜로는 애초에 문화 트렌드를 설명하기 위한 용어가 아닌, 기업에 마케팅을 제안하기 위해 고안된 용어”라며 “그런 키워드가 전반적인 흐름인 양 미디어에서 무방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상에는 다양한 삶이 있듯 미디어도 다양한 삶을 전시해 어느 하나만 옳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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