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도시정비사업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부진했던 서울 강남권의 알짜 재건축 단지 시공사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초고가 주택사업에도 손을 뻗고 있다. 최고급 프리미엄 단지를 위한 새 브랜드 개발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올해에만 도시정비사업 수주금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대우건설(2조2038억원)과 현대건설(1조953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롯데건설은 연초부터 신림2구역(1389억원), 대치2구역(739억원), 춘천 약사3구역(1521억원), 부산 양정3구역(1773억원), 증산5구역(3669억원), 방배14구역(1166억원) 총 1조257억원의 사업을 수주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 아파트 현장 사진. /LH 제공
롯데건설이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4009억원을 수주하며 건설업계 수주금액 5위 수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2013년 재건축·재개발 수주 실적이 1조1400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4년(1조2078억원), 2015년(2조5743억원)까지 꾸준히 1조~2조원대 수주에 성공했다.

연초부터 롯데건설은 재건축 알짜 단지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까지 대치2구역과 방배14구역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 수주에 연달아 성공하며 그동안 부진했던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신반포 14차 재건축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서초동 삼익 2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2014년에 분양한 ‘서초 롯데캐슬 프레지던트’를 제외하고 그동안 강남권에서 별다른 수주 실적이 없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그동안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도시정비사업 실적에 관심이 적었는데 올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수주전에서도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프리미엄 설계에 파격 조건 등을 대거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롯데건설은 서울 강북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동 680의 1번지 일대 외국인아파트 부지(총면적 5만9393㎡) 개발사업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한남동 외인 아파트는 2011년 입주한 전국 최고가 아파트(3.3㎡당 5300만원·최고가 84억원)로 주목받는 ‘한남더힐’과 길 하나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앞으로 최고 분양가 갱신이 기대되는 곳이다.

한남동 외국인 아파트는 앞으로 최고급 상품 335가구(전용 214~273㎡)로 지어진다. 사업 금액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7~8월쯤 최종 공사도급을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초고가 단지를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조합원들의 최고급 단지 설계 수요를 반영해 기존 ‘롯데캐슬’ 이상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대림산업의 ‘아크로’, GS건설의 ‘그랑’, 대우건설의 ‘써밋’ 등 다른 대형 건설사들처럼 프리미엄 단지 브랜드를 따로 만드는 것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3월부터 브랜드 개발 작업에 돌입, 현재까지 다양한 안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새 브랜드로 ‘시그니처 캐슬’ 등이 거론됐지만, 아직 최종 브랜드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개발은 현재 진행 중”이라면서 “새 브랜드는 강남 지역 단지를 대상으로 사용되겠지만, 구체적인 사용 단지와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