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태에서 다음 대통령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게 없어.

말하자면 헌법 개정없이 사실상 의원내각제가 되는 거야. 행정부도 대통령의 통할을 받는게

원칙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국회의 말에 더 의존할 거야.

대통령은 그냥 법을 잘 지키는 것 뿐. 외교 같은 거에서나 좀 통치행위 등으로 재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일단 본인이 엄청 국정을 하는데 조심할 수 밖에 없어.

헌재의 판단의 핵심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익추구 했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탄핵사유는 굉장히 넓어질 수 밖에 없지.

공익과 사익 자체가 불분명한 개념이고, 공익이라는 것도 사익의 집합체이거든.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사익과 연결될 수 밖에 없지.

그리고 본인은 공익을 위해 했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사익으로 귀결되는 것도 많고. 결국 공익과 사익이라는 것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라 엮자고 마음 먹으면 그대로 되는 거거든.

결국 경제행정에서는 어떤 재량적 판단도 없이 법에 정해진 것 외에 한발자국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겠지.

예를 들어 삼성합병 건 처럼 삼성의 경영권이 외국자본으로 넘어가게 될 위험에 있더라도 누구도 감히 개입하지는 못하겠지.

본인은 삼성을 외국자본으로 지키는 것이 공익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결국 이재용이라는 사인을 도와준것이니까. 사익추구라고

볼 수도 있는 거지. 그렇게 하면 탄핵심판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것을 따르는 공무원도 이제는 예전처럼 안따라 줄거야. 그전에는 청와대발 지시대로 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청와대에서 잘 무마시켜 주었지. 그러나 이번 탄핵사태를 통해 앞으로 누구도 자신의 신분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거고.

결국, 청와대발 지시는 예전처럼 먹혀들지 않을거야.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일이라면 일단 지시를 태만히 하고, 태만히 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문제될 거에 대비해 수첩에 다 적어 놓겠지.

따라서, 행정부는 사실상 의회에 종속될 것이고 이것은 의원내각제나 다름 없는 것인데, 실제로는 다음 대통령은 의원내각제 수상보다 더 권한이 약해.

왜냐면 의원내각제에서도 수상에게 마지막 비장의 카드를 주거든. 바로 의회해산권인데 이것 때문에 의회가 내각을 통할하더라도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없지. 수상은 수틀리면 같이 동반자살은 할 수 있거든.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의회해산권이 없는 대신

검찰이나 국세청을 통해 약점을 잡아 의회를 견제했거든. 이것이 바로 비공식적인 행정부에 의한 의회의 견제였는데, 앞으로는

당연히 이것을 할 수 없겠지. 탄핵사유가 되니까.

결국 다음 정권에서 대통령의 역할은 아무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데 잘못됐을 때 책임만 지는 거야. 실질적으로 의회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 정책이지만

그 정책이 실패했을 때 책임은 개개 의원이 지기는 애매해. 300명이 투표로 결정한 것이니 이 정책이 누구의 잘못된 판단라고 보기 애매한 것이고, 결국은

대통령의 잘못이 되는 거지. 사람들은 여전히 대통령제이니 대통령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테고, 문제가 생겼을 때 지금까지처럼 당연히 대통령을 비난할테니까.

다음 대통령의 위치는 딱 이것인데 왜 서로하려고 하는지 나는 이해가 안간다. 다음 대통령의 위치는 1960년 이원집정부제 시절의 윤보선 정도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