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참여정부 시절 서울 지역의 심각한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2기 신도시 사업이 시작됐다. 김포‧파주‧화성‧판교‧청라 등 수도권 곳곳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키로 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2005년 사업이 시작된 위례신도시는 총 세대수 4만4786호의 대규모 주거지역으로 조성되고 있다. 총 4개공구 가운데 1, 2공구에는 이미 입주가 완료됐고, 4공구는 내년 말쯤 착공할 예정이다.

차를 몰고 서울시의 동쪽 끝자락에 자리한 위례신도시를 찾았다. 큰 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니 세련된 디자인의 아파트들이 대거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상당수 입주가 완료된 만큼 공사 현장이라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위례신도시를 소개해줄 조태연 LH 차장을 따라 보다 번화가로 발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중심상업지구 와이파이 프리존 설치 예정=

위례신도시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중심상업지구는 LH가 다양한 편의시설 제공을 준비하고 있는 공간이다.
차량은 들어올 수 없는 큰 도로를 따라 이국적인 느낌의 건물들이 가득 들어서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해외에 나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곳은 LH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거리에요. 이른바 트랜짓몰로 불리는 중심상업지구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편의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죠.”
조 차장에 따르면 LH는 중심상업지구 활성화를 위해 와이파이 프리존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송파구와 성남시, 통신 3사, 전파진흥협회 등과 공동으로 MOU를 체결하고, 각 통신사별 공공 와이파이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도시 조기활성화를 유도하고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한층 높인다는 복안이다.

“처음부터 공공 와이파이 설치를 염두에 두고 미리 관로를 공사해두는 등 준비를 마쳤어요. 도시가 다 조성된 뒤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려면 다시 땅을 파고 관로를 묻는 등 공사를 두 번 해야 하거든요. 현재 관련 기관과 지자체와논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 논의가 끝나는 대로 바로 공사를 시작하려고 해요.”

중심상업지구 가운데에 닦인 넓은 도로에는 트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마천역을 출발해서 복정역과 우남역을 향하는 트램을 도입함으로써 시민들에게는 한층 편리한 교통수단을 제공하고, 위례신도시의 랜드마크로 삼겠다는 게 조 차장의 설명이다.

◆휴먼링‧경관조명 설치로 역사문화도시로 발돋움=

“위례신도시는 남한산성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요. 남한산성을 모티브로 ‘휴먼링’을 만들고 이곳을 중심으로 경관조명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위례신도시만의 차별성을 높인다는 계획이죠.”

차를 타고 도로를 따라 가다 보니 도로를 둘러 싸고 있는 성벽이 눈에 띈다. LH가 위례신도시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만들고 있는 휴먼링이다.

조 차장에 따르면 LH는 차별화된 도시경관을 구현하기 위해 성벽과 계단, 수로, 입체보행로 등을 적용한 휴먼링을 구축하고 있다. 위례신도시 가운데 4km 정도로 만들어진 휴먼링은 거주자를 위한 반지(링) 모양의 보행로로, 차량의 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또 남한산성을 모티브로 만들어져 도시의 예술성도 높이고 있다.

LH는 여기에 경관조명을 설치해 도시 야경까지도 보다 아름답게 꾸미기로 했다. 보다 세련된 도시이미지를 표현하는 한편 야간에도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송전선로 지중화 통해 도시미관까지 챙겨=

위례신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도시 한가운데 우뚝 서있는 송전탑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원래 위례신도시는 154kV 송전선이 지나가는 위치에 서 있었으나 시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구간에 지중화가 완료됐지만 송전선로가 지나는 자리에 차고지가 설치돼 있어, 이 구간은 아직 사업을 완료하지 못했다는 게 조 차장의 설명이다.
위례신도시의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은 다른 곳과 비교할 때 어려움이 많다.
조 차장은 송파대로를 횡단하는 전력구 공사가 특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상에는 송파대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위치하고 지하로는 서울지하철 8호선과 분당선이 지나가기 때문에 도로와 지하철 사이를 통과하는 공사를 해야한다.
지하철 탓에 깊이 들어갈 수가 없는 만큼 상단이 붕괴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LH는 지반보강공법인 그라우팅 공법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라우팅 방식은 토지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용액을 이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파이프를 지붕처럼 설치해 최악의 상황에도 지반이 주저앉지 않을 수 있도록 파이프루프 방식까지 동원해 2중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위례신도시 송전선로 지중화 공사는 내년 12월쯤 마무리 될 예정이다.

“위례신도시의 특징은 서울시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가 맞닿은 접점이라는 겁니다. 원래 지자체 별로 신호등이나 가로등 같은 것들의 디자인이 각기 다른데 위례신도시는 이들을 하나의 디자인으로 통합하면서 특색을 살리고 있죠.”

조태연 LH 위례사업본부 단지사업1부 차장은 지난 2014년부터 위례신도시 사업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사업을 추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시 서울시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의 접점에 위례신도시가 위치하기 때문에 사업 하나를 추진하더라도 3개 지자체와 동시에 상의해야 하는 점이었다.

가로등, 신호등 같은 설비들이 지자체마다 서로 다른 디자인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일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이와 관련 LH에서는 신호등‧가로등‧버스정류장‧펜스‧중앙분리대 등 5가지 설비의 디자인을 특화시켜 도시의 통일성을 높였다는 게 조 차장의 설명이다.

조 차장은 또 건설과 입주가 동시에 이뤄지다 보니 건설과정에서 주민들 편의시설까지 함께 신경써야 하는 점도 쉽지 않은 점이었다고 말했다. 가로등이나 신호등 같은 설비들을 급하게 설치해야 해 임시시설을 총 동원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례신도시는 조 차장의 사업기획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경관조명이나 와이파이 프리존 같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게 바로 조 차장의 역할이었다.

“위례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와이파이 프리존이나 경관조명 등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이것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직접 기획하고 추진까지 맡았죠. 여러 기관과 동시에 협의할 일이 많아서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 같은 것들이 시민들에게 한층 높은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고단함도 사라지네요.”
도시 건설과정에서 가장 신경쓴 것은 전기‧통신 분야 시공과 자재 품질 확보다.

정해진 시방과 도면에 입각해서 검수과정을 철저히 함으로써 입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 만들기에 집중했다는 것.
그는 앞으로의 사업에서도 철저하게 입주민 중심의 사고를 통해 보다 편리한 삶을 제공하는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사업을 잘 마무리해서 입주민들이 이곳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얘기를 듣는게 목표에요. 이를 위해 입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보다 편리한 도시를 만드는 데 힘쓰고 싶습니다.”

출처;전기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