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왕산과 그쪽 지역을 좋아하지만서도

그닥... 산 다 가리고

밑에건 1,2차 살아본 거주자 후기

인왕산 아이파크 1차 전세 살다 전세가 계속 올라 이사왔습니다.

113동 33평형이었고 집주인은 이 집을 7억2천인가 대출끼고 샀는데

돈이 없어 제게 전세를 계속 준 상황이었습니다.

7억이라도 받으면 팔겠다고 했는데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은것이죠.

무려 6년 전세를 살았고 전세금은 그동안 3억에서 4억5천까지 올랐네요.

저는 2차를 5억5천에 샀는데 제가 2차 입주할때 1차 전세가 5억5천까지 되었으니 일단 잘한 선택인거 같습니다.

제 견해는 이렇습니다. 1차가 접근성은 2차보다 좋습니다. 2차는 언덕에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거주한 6년 동안 2번인가 큰 장마가 있었는데 이때 1차 아파트가 너무 많이 상했습니다.

비가 와서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어왔는데 한두달간 안빠져서 지하 주차장 바닥과 벽면이 변색되었고

아직도 눅눅하고 지저분한 상황입니다.

다른 동은 모르겠지만 1차 113동은 채광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건 인정하지만 세월이 흐른건지 부실시공인건지

벽지가 뜨고 욕실 타이가 목욕하다 우루루 떨어져 내려 애가 다칠뻔한 적도 있어요

주방 싱크대는 자연적으로 부셔졌는데 알고 보니 한두세대가 아니라 공동으로 수리를 하기도 했고

결론은 입지 조건은 좋은데 내부는 8년차 아파트라 그런건지 아니면 부실시공인건지 문제가 생기는 집이 많습니다.

층간 소음 문제도 심각해서 여기저기 조용히 좀 살자는 문구가 보입니다.

한가지 예로 저는 윗집이 너무 시끄러워서 참다참다 뛰어올라갔는데 알고 보니 그 집 파출부 아줌마가

청소기를 돌리는 소음이었습니다.

큰 청소기도 아니었고 바퀴 달린 일반 청소기였는데 그 청소기 바퀴 소리가 우리집엔 무슨 절구 찌는 소리처럼 크게 들리더라구요

그 아줌마가 그럼 청소기를 굴리지 않고 들고 청소하겠다고 하시길래 그냥 우리가 참고 살겠다고 했습니다.

그 정도로 위아래 방음이 잘 안되요.

어차피 전세라 그려려니 하고 살았지만 새 아파트로 오니 새집이라 그런지 이런건 정말 좋더라구요

특히 나름 스마트홈을 구현해서 자동차가 도착하면 인터폰으로 자동 메시지가 뜨고 스위치 하나로 집안 절전 기능을 설정할수도 있고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오븐이라 요리 중 유해물질이 안 나오는것 등도 좋아요

제가 옷이 많은 편인데 이사짐 센터에서 연예인집 빼고 이렇게 옷 많은집 처음봤다고 하소연해서

옷 개주는 사람이 이틀간 우리집에 왔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옷이 다 들어갔습니다.

1차때는 옷걸이를 사서 방에 이곳저곳 걸어뒀는데 수용 한계에 달해 창고 같이 변했었거든요.

다만 확실히 채광은 제가 있던 113동 기준으로 그쪽이 더 좋고 편의점을 가는 것도 1차가 더 편리합니다.

장을 보거나 외식을 하는건 1차나 2차나 어차피 차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차이가 없구요.

2차는 언덕에 있는게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데 의외로 설계를 잘해서 지하 3층까지 있는 지하주차장 덕분에

주차 공간이 넓고 1차 처럼 비가 와도 절대 주자창이 물에 잠길 염려가 없다는 점이 좋습니다.

아파트가 지면보다 높다는 이야기죠.

내부 구조는 거실이 동일 평형임에도 1차보다 왠지 좁아보이는게 사실인데 한달 살아보니 거실 이곳저곳 수납 공간이 많기 때문이란걸 알았습니다.

즉 1차가 거실은 더 넓지만 뭔가를 너저분하게 거실에 둘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 2차는 필요한것 외엔 모두 숨길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있는대신 거실 자체는 더 좁아보입니다.

반면 안방은 2차가 훨씬 넓고 안방과 욕실 그리고 그 사이 공간에 거대한 수납공간을 배치해서 마치 오피스텔처럼 이 공간만 따로 한 살림을 할수도 있는 식으로 꾸몄네요

부부가 안방을 쓰고 처제가 바깥방을 쓰면 서로 얼굴을 안마주치고도 불편없이 살수 있는 방식이란 이야기죠.

인왕산 아이파크 1차 단지 앞 부동산 2곳은 1차 매물을 중심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고 대부분 1차에 집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런지 제가 2차 분양을 문의할 당시 시장성이 별로 없다는 악평을 많이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매수를 고민하기도 했었는데...

하지만 제 예상대로 시간이 흐르니 1차와 2차의 집값은 일이천만원대로 좁혀졌네요.

그 분들 말듣고 7억에 1차 샀으면 현재처럼 1억원의 시세 차이이 아니라 5천만원 이상 집값이 떨어졌을테니까요.

애초엔 1차와 2차가 1억 이상 차이가 났었죠. 지금은 전세도 거의 차이가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향후 시간이 갈수록 1차는 더 노후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세월은 무상하니까요

살거면 수리를 해서 살아야 될거 같네요 상습적으로 막히던 욕실과도 이젠 안녕이구요.

이사를 하려니 사용감 때문이라 생각되는데 이곳 저곳이 툭투 떨어져 나가 집 주인이 물어내라고 해서 물어주고 나왔네요.

따질까 하다가 그냥 줘버렸습니다.

또 한가지 1차는 단지 내부가 상대적으로 넓은 대신 비용 절감 때문이지 경비원을 거의 배치하지 않아

단지 조경이 관리가 거의 안되고 있습니다.

쓰레기가 바닥에 떨어져도 누가 바로 치우질 못하는 구조죠

잘 가꾸면 좋을 곳인데 손대는 사람이 없다보니 도로 이곳저곳이 부서지고 단지 내부도 점점 망가져 가네요

반면 2차는 주상복합처럼 단지 내부가 서로 이어져 있고 사실 관리할 공간도 별로 없어서

그련 우려는 없는거 같습니다.

써놓고 보니 1차를 더 나쁘게 쓴거 같긴하지만 저도 1차에 처음 이사왔던 2010년경엔 이 아파트 참 괜찮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결국 세월의 흔적과 사용감이란점에서 저는 딱히 엄청 큰 대단지도 아닌 1차 보다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지은 2차가 실거주나 투자, 전세입자 측면에서도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집아라면 왜 더더욱 헌집에 살아야 하나요 같은 값에..

경희궁 자이가 들어서면 1차 역시 인근 극동아파트나 무악현대 같은 식으로 속절없이 밀릴것으로 보여 투자가치 역시 2차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여지지 않네요. 이상입니다.

참고로 2차를 구입후 입주 직전 6억4천에 매수하겠다는 분이 있었는데 1차 집주인이 전세금을 또 1억 올리겠다고 하셔서 집팔고 그 차익을 고스란히 전세 인상분으로 갖다주느니 그냥 매도 안하고 이사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