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LH의 신청예약금 반환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를 발행해 대출금을 조달한다. 주 대상은 보험사나 공공기관 등의 기관투자자들이다. LH로부터 보증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ABCP는 최고 신용등급인 A1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BCP 발행 기간은 대략 7일, 대출금리는 3% 대다. 예를 들어 증권사가 건설사에 4%의 이자로 입찰보증금을 빌려줬고, 투자자들에게는 3%의 수익률을 보장하며ABCP를 팔았다면 1%가 고스란히 수익이 되는 셈이다. 증권사들은 SPC를 만든 후 건설사들에게 “이번 입찰에 우리 회사가 갖고 있는 법인들을 빌려줄 테니 입찰보증금 주관사를 맡겨 달라”는 식으로 영업을 벌였다. 이른 바‘벌떼 입찰’을 돕는 대신 입찰보증금 사업을 따 내는 윈윈 전략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부동산 개발 노하우가 쌓인 증권사들이 입찰보증금으로 만족하지 않고 직접 입찰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낙찰 받은 택지를 전매해 거액의 차익을 실현하는 쪽으로 보폭을 넓힌 것이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 사이에만 ‘드림파크개발’을 비롯해 ‘드림스테이지개발’, ‘그랜드와일레아’, ‘뉴그린그로스’, ‘디벨롭피아’, ‘마우이개발’, ‘스타로드빌’, ‘에이블콘스’, ‘올뉴하우스개발’ 등 30여개의 SPC를 만들었다. 공공택지 입찰에 동원된 이 SPC들은 모두 주소지가 교보증권 빌딩 19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