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우리 부모님은 흙수저로 시작하셨어. 어머니는 비교적 지방의 풍족한 집안에서 생활하셨고, 지방의 국립대학을 졸업해 그 지역의 괜찮은 직장도 다니셨지만,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도 무릅쓰고 같은학교 선후배 사이로 만난 흙수저 출신이었던 아버지를 따라서 서울로 상경하셨어.


서울로 상경하셔서 잠실 시영아파트 13평 연탄보일러 때던 집에 전세를 사셨고, 누나와 내가 태어나서도 계속 잠실 시영에 살았어. 그러던 중 부모님이 1991년 경이었나? 분당 탑마을 대우아파트 분양에 당첨이 되셔서 1994년에 분당으로 이사를 가게되었어.


그리고 지금까지 22년간 분당에서만 이사를 다녔어. 탑마을에서 이매촌으로 이사를 갔다가, 지금은 서현2동 효자촌 40평대에 살고있어. 마지막 이사는 2003년이야. 본격적으로 분당이 오르기 전이지.


그 뒤로 분당의 집값이 크게 올랐다가 집값이 내렸는데, 공교롭게도 우리 집안 사업도 비슷하게 흘러갔던것 같아. 아버지는 2002년, 월드컵으로 전국이 떠들석하던 당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시고 사업을 시작하셨어. 2008년까지는 사업이 매우 잘되었고, 집에 돈이 많던 시절이야. 용돈도 풍족하게 받고 생활했던것 같아.


하지만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아버지 사업이 계속 실패를 했고, 지금은 사업을 거의 다 접으시고 조그만 가게 하나만 가지고 계시는데 순이익이 한달에 약 200만원 내외야. 크게 힘든일은 아니고 그냥 물량 들어오는 아침 빼놓고는 계속해서 앉아있다가 퇴근하셔.


현재 남은 우리집 자산은 분당 효자촌의 47평 집 한채, 월세 70만원씩 받는 분당 야탑동의 25평 집 한채, 그리고 경기도 여주의 조그만 선산 한개가 전부야. 보증금을 제외한 부동산 현재가치와 현금까지 다 합치면 약 12억 정도가 되는것 같아.


2007년만 해도 효자촌 집이 11억, 이매촌 집이 5억 정도 갔고, 현금도 3억 이상 갖고 있었는데 참... 부모님 탓하는건 아닌데 재테크에 실패하신것과 사업에 실패하신게 많이 아쉬움이 남아. 아 나는 현재 8급 공무원이고, 결혼은 아직 안했어. 누나는 3년전에 결혼했고.


그런데 부갤 와서 눈팅할때마다 분당에 대해서 떨어진다는 얘기가 많은것 같아서 걱정이 돼. 부모님 자산가치의 하락을 막기위해 분당을 뜨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권유해 드려야하는건지, 아니면 분당이 나중에는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으니 계속해서 사는게 맞는건지 혼란스러워.


부갤횽들! 나를 친한 후배라 생각하고 내게 조언좀 부탁해. 질문같은 한탄 들어줘서 고마워 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