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과 중국 베이징대학 등 세계 유명 대학 10여 곳을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에 유치하려던 계획이 결국 공수표가 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2011년부터 외국 명문대 10여 곳을 송도에 있는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입주를 추진했으나 상당수 무산됐다고 25일 밝혔다.

인천경제청이 송도 유치를 추진한 대학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과 볼쇼이 발레단 부설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무용아카데미, 중국 베이징대학, 칭화대학 등이다. 또 미국의 미주리주립대학, 알프레드대학, 일리노이즈주립대 등이다. 인천경제청은 이들 대학과 송도 입주를 위한 MOU(양해각서)까지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입주한 대학은 2012년 뉴욕주립대를 비롯해 2014년 조지메이슨대, 유타대, 벨기에 겐트대 등 4곳뿐이다. 이들 대학이 입주한 뒤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입주가 결정된 대학은 없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러시아와 중국의 명문대학들은 해외에 분교 등을 설립하려면 자국 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개정되지 않았고, 미국 대학들은 총장 교체 등 현지 상황 변화로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다만 2018년 패션스쿨 중 하나인 미국 뉴욕패션기술대(FIT)가 2018년 디자인과(70명)와 패션경영과(70명) 등 2개 과정으로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 개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입주하는 외국대학에게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입주한 대학들은 학생 정원과 교수 비율 등을 기준으로 5년간 15억∼20억 원의 운영비를 지원받고 학교 설립 준비금으로 12억을 받는다. 또 강의동과 교수아파트, 기숙사 등 교육시설 임대료가 5년간 무상 제공된다.

2012년 첫 입주한 뉴욕주립대는 교육시설에 대한 임대료 기간이 올해 종료되지만 인천경제청은 3년간 연장해 줄 방침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외국대학 한 곳을 유치하려면 5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현재 미국 등 대학 몇 곳과 송도 입주를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 5000명을 수용할 인천글로벌캠퍼스는 현재 4개 대학(정원 4200명) 1120명이 재학중이다(뉴욕주립대 484명, 조지 메이슨대 332명, 유타대 188명, 벨기에 겐트대 116명).

인천경제청은 향후 이곳에 10개 대학, 1만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캠퍼스 확장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