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에서 거주 가구수 대비 아파트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하남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구수에 비해 입주물량이 많다는 것은 과잉공급 우려가 크다는 의미로 향후 입주미달로 인한 집값폭락, 역전세난 등 가능성이 있다. 주거용 건축물의 인허가 면적이 증가하는 등 전국적인 공급과잉 사태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포털 닥터아파트는 주민등록 가구수(지난달 기준) 대비 2016~2018년 아파트 평균 입주물량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주민등록 가구수 대비 아파트 입주물량 비중을 분석한 결과 하남은 9.8%로 조사됐다. 100가구 당 연간 9.8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입주한다는 뜻이다. 이는 경기도 평균(2.1%)을 4배 가량 웃도는 수치이다.

2위는 동탄2신도시에서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화성(6.9%)이다. 3·4위는 한강신도시 입주물량이 많은 김포(5.2%), 목감·은계지구, 배곧신도시 등에서 대량의 입주가 이뤄질 예정인 시흥(4.5%)으로 조사됐다. 이어 광주(4.0%), 평택(3.7%), 안성(3.6%), 오산(2.9%), 구리(2.8%), 용인(2.6%) 등이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양주(1.9%), 광명(1.0%), 과천(0.7%), 안양(0.4%), 군포(0.3) 등은 평균에 못미쳤다.

올해에 비해 2018년 입주 물량이 크게 증가하는 지역은 화성·용인·시흥·김포 등으로 나타났다. 화성은 올해 9247가구가 입주하지만 2018년에는 2만7753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용인은 입주물량이 1881가구에서 1만9801로 10배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시흥은 올해 1818가구에서 2018년 1만242가구로, 김포는 2954가구에서 8608가구로 입주물량이 증가한다.

화성과 평택, 김포, 시흥, 안성, 오산 등은 입주물량이 많으면서도 서울 접근이 비교적 쉽지 않아 공급과잉의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닥터아파트는 전망했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수도권 외곽 지역은 대부분 올해보다 2017년과 2018년에 입주물량이 급증해 공급과잉은 물론 전세집을 내놓아도 세입자를 찾을 수 없는 역전세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기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공급과잉 징후가 여러 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올 상반기 주거용 건축물 인허가 면적은 3938만30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증가했다. 특히 아파트 인허가 면적은 2737만㎡로 27.5%, 준공면적은 1464만8000㎡로 24% 증가했다. 반면 전국 민간아파트의 초기분양률은 4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쏟아낸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들의 약효가 떨어지면서 더 이상 수요를 진작시킬 수단이 없다”면서 “주요 지표들을 보면 내년부터 공급과잉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보다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