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슬슬 결혼할 시기 다가오고

지금 만나는 여자친구도 슬쩍슬쩍 눈치 주기 시작하는데

아직도 결혼이 필요한가, 아내란건 뭔가

확고한 판단이 안서네

친형들 마누라 형수인지 나발인지 하는 것들 봐도

저것들이 뭐하는 것들인가 모르겠고

까놓고 말해서 멀쩡한 대학교 졸업하고도 직업 없는 백수, 교사 나부랭이로 사는 것들이

매번 만날 떄 마다 가방, 드레스, 하이힐 모조리 바꾸는 꼴을 보면

형들이 돈 잘벌지만 그래도 한번에 단품 하나에 2, 300씩 꺠져나가는 저것들이 절대 작은 돈은 아닐텐데

가끔씩 혐오감이 올라올 때도 있어

형 결혼이 꼭 필요해? 물어보면

큰형은 장남인 내가 결혼 했으니 너는 하고 싶은데로 살면 된다

작은형은 나도 결혼한지 얼마 안되서 확답을 못해주겠네

두루뭉술한 답을 내놓을 뿐

연배 차이 그닥 안나는 기혼 선배들 붙잡고

선배 결혼이란게 뭐야? 결혼이란게 필요해? 결혼하면 행복해요? 물으면

각양각색의 답을 내놓지만 이거다 할만한 답은 없어

그래도 하나 같이 살다보면 언젠가 꼭 결혼하고 싶은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될거다 말하던데

애초에 내가 여자에게 그렇게 깊게 빠지는 스타일이 아니거든

중딩 때 부터 여태 수많은 여자들 만났지만

남들처럼 울고 웃고 정 주고 간 주고 쓸개 주고 다 빼주는 그런 연애 한번도 해본 적 없거든

나는 가족, 형제 거기에 좀 더해서 친구들까지라면 몰라도

이상하게 여자들에게는 정이 안가

솔직히 지금 여자친구도 거슬리는게 한두개가 아니야

뭣보다 여자들이 가지는 공통적 기질

남자의 행동 하나하나에 온갖가지 자의적 해석 덧붙이는 피해의식

남자의 관심이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 되길 원하는 애정욕

이 두개가 정말로 싫어

그래서 짧게짧게 만나는 경우는 많았어도 연 단위 넘어가는 장기연애 해본 적 한번도 없어

저 두가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훨씬 더 강해져서 항상 내가 못버티고 나가 떨어져

그런 내게도 결혼은 꼭 필요한가

내 기호여부는 걸러두고 미혼남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같은 외부요소 떄문에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