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판매비·관리비(판관비)를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다이어트에 착수한다. 5년 내 영업점을 100개 이상 통폐합하고, 임금피크제 대상자 및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직원의 전직(轉職) 지원 제도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1000여개에 달하는 영업점 및 역피라드 인력 구조가 수익성을 저해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경쟁 은행보다 조직이 커 판관비가 많이 지출되는 것이 수익성 악화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며 “당분간 판관비 줄이기에 노력할 것”이라고 8일 말했다.

◆ 지점수 매해 축소... 선임 직원 선택권 부여

6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지점(출장소 포함) 수는 1120여개다. 국민은행은 매년 비효율 점포를 통폐합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이미 16개 지점을 줄였다.

‘선임직원’에 대한 집중 관리도 돌입한다.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에 임박하거나 이에 돌입하고도 직급 승진을 하지 못한 평직원을 ‘선임직원’으로 부른다. 현재 국민은행 선임직원은 4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임금피크제 직원을 대상으로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올 상반기에도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 1000여명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200여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임금피크제를 선택한 직원은 일반 직무와 마케팅 직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마케팅 직무를 선택한 직원에 대해서는 임금을 우대해준다. 임금피크제 직원에게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국민은행 거래 기업에 전직을 지원하는 아웃플레이스먼트(Out Placement·전직알선)도 활성화한다. 직원이 거래 기업으로 이직할 경우 연봉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7월 조회사를 통해 “선임직원은 후배 직원들이 믿고 따르는 멘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제 몫을 할 수 있는 선배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저성과자 관리 방안인 ‘동기부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성과·역량·평판 등 종합 평가를 통해 저성과자를 선정하고, 교육을 실시한다. 저성과자는 업무 역량이 일반 직원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교육을 받게 된다.

◆ 지난해 판관비 3.7조… 경쟁 은행보다 1조 많아

국민은행의 판관비 지출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판관비는 3조7760억원으로 신한은행(2조 6045억원), 우리은행(2조 8465억원), KEB하나은행(2조 2825억원) 등 경쟁 은행에 비해 1조원 가량 더 많다.

판관비 가운데 복리후생비용의 경우 국민은행 1073억 원, 신한은행 933억 원, KEB하나은행 566억원, 우리은행 551억원 등이다. 국민은행의 판관비 중 급여와 복리후생비를 합한 비중은 57%(2조1820억 원)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이 비중을 5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경쟁 은행인 신한은행의 경우 2008년 말 923개였던 지점 수를 최근 760개까지 줄였다. 직원 수도 국민은행은 2만여명, 신한은행은 1만5000여명 가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수익성 개선과 미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대대적인 군살 빼기에 돌입했다”며 “최근 몇년간 국민은행이 실적에서 신한은행에 뒤쳐지고 있는데, 국민은행이 판관비를 신한은행 수준으로 줄이면 두 은행의 실적이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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