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명일동 명일주공9단지는 훼이크고 강남구 도곡동 도곡삼성래미안.. 내 가슴 속 아파트를 향한 덕심에 처음으로 불을 지핀 곳이자 13년말부터 작년까지 이어진 아파트 여행의 시작점. 사실 고려는 개뿔.. 아주 잠깐 꿈만 꾸다 절망을 맛보았을 뿐이었지.

테헤란로 쪽 지사에서 일하던 시절 난 일 때문에 도곡동 반트상가에 갈 일이 많았다. 반트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하기 위해 논현동 가는 버스를 기둘리던 어느날.. 그날 따라 왠지 길 건너편 석양을 받은 도곡삼성래미안이 너무 좋아보였다.

바로 옆에 환승역과 초중고 다 있고, 건너편은 롯데슈퍼와 그 유명한 타워팰리스. 만약 내게 딸이 있고 집을 넓힌다면 딱 저런 곳에서 살고 싶었다. 오글 거려 자세히 적진 않겠다만 세식구가 저기서 사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리하야 폰을 꺼내고 매물을 보니 눈에 들어오는 건 급급매 9.9억원! ㅋ 이걸 계기로 도곡동에 좀 더 싼 거 없나 뒤적거리다 경남아파트를 봤고 그 후로 씨리즈를 따라 여기저기 참 많이도 고려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난 상상만 하던 딸을 진짜로 얻었고...... 명일주공9단지를 등기 쳤다.

내가 언젠가 여길 등기 칠 돈을 모았을 때는 이미 낡을대로 낡은 아파트가 되어있을테고, 그렇다고 지금 들어가기엔 돈이 턱없이 모자라기에 여기는 그냥 첫사랑 여인처럼 그렇게 남을 거 같음.

이렇게 시간역순으로 진행된 씨리즈물 연재를 마치고자 한다. 그동안 댓글을 보니 이걸 본인의 추천매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일부 계시는데.. 요건 내가 감당할 수 있다 여긴 범위에서 진짜로 알아봤던 집들을 회고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명일주공9단지로 일단 끝을 맺은 아파트 덕후인생을 걍 한번 정리해보고 싶어서.

1에서 9까지 다 보신 분들은 1등에서 9등까지 순위를 함 매겨주심 감사 드리며, 9개 다 구리다고 악플달면 미워할껴잉. 이상으로 씨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