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3년 만에 다시 적자…경영정상화 빨간불

그룹 전폭 지원에도 여전히 '불안'

2016년 02월 11일 (목) 17:22:01 김두윤 기자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두산건설이 3년 만에 다시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영정상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과거 알짜 사업부까지 통째로 넘겨줬던 두산중공업의 곳간 사정도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두산건설이 기댈 언덕이 거의 없는 상태다. 그룹의 천문학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도 여전히 부진을 말끔히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두산건설의 앞날이 주목된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연결기준 지난해 166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이후 3년 만에 적자전환이다. 당기순손실은 5207억원으로 전년대비 7배 확대됐다. 두산건설 측은 "주택사업에 대한 보수적인 수주 정책, 대형 건설현장 감소가 수익성 악화의 배경이 됐으며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순이익 적자폭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렉스콘 사업부와 해양플랜트 기자재 사업(OSS)을 정리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두산건설이 올해 갚아야 할 유동화증권, 기업어음 등 시장성 차입금은 4301억원에 달해 원리금 상환과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두산건설은 과거처럼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두산건설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자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지분 57.2%)은 유상증자와 상환전환우선주 인수 등으로 1조5000억원대의 유동성을 지원했다. 여기에 두산메카텍과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부도 두산건설에 넘겼다. HRSG는 복합화력발전소에 사용되는 주요 기기로 가스터빈을 통해 나온 고온가스를 재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덕분에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은 뚝 떨어졌지만, 두산중공업은 수주감소까지 겹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그동안 두산건설은 빚을 내 원리금을 갚아왔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0월 두산건설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BBB 안정적에서 BBB-,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NICE신용평가는 올해 두산그룹 계열사 대한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두산건설은 시장에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자 자산 매각을 통해서도 상환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1500억원의 분당 부지와 신분당선 지분 1000억원을 매각해 상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HRSG사업부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을 통한 유동성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 해결의 근원적인 해법은 수익성 개선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건설은 올해 1326억원의 영업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올해 건설경기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지난해 활황이었던 주택시장이 주택담보대출이 강화되면서 정체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만큼 경영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올해 또다시 그룹에서 두산건설을 지원하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할 소지가 있어 오너일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