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노르웨이 3034억 손실…STX조선→STX로 전이

- `밥캣` 8000억 적자…두산 핵심계열 지분법손실 `수렁`

[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대형 해외 인수합병(M&A)에 나섰던 STX(011810)및 두산그룹의 `닮은꼴`이 지난해 외부결산을 모두 마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인수업체의 영업부실로 지난해 핵심 계열사들이 줄줄이 적자로 이어지는 `역풍(逆風)`을 맞은 게 그것이다.

◇ STX조선·엔진, STX노르웨이 지분법손실 3211억

STX그룹은 2007~2009년에 걸쳐 세계 2위의 크루즈선 제조업체인 아커야즈(현 STX유럽) 지분 100%를 1조4739억원에 인수했다.

STX조선해양(067250)과 STX엔진(077970)이 설립한 STX노르웨이를 통해서다. 이를 위해 두 계열사는 STX노르웨이에 지분투자 3억달러, 대여금 5억달러 등 총 8억원을 지원했다. 현재 66.7%, 33.3%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987억원의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1556억원에 달하는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3443억원에 달하는 지분법손실 때문이다. 진원지는 STX노르웨이다. 3034억원 적자를 냄에 따라 STX조선해양이 2142억원의 지분법손실을 입은 것.

STX엔진은 사정이 좀 낫긴 하지만 강도만 다를 뿐 STX노르웨이의 `굴레`에 묶여있기는 마찬가지였다.

STX엔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1.4% 줄어든 2031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순이익은 37.5% 감소한 604억원에 그쳤다.

623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한 게 한 몫 했다. STX노르웨이의 지분법손실이 1069억원에 달했다.

게다가 STX노르웨이의 수익성 악화 영향은 STX그룹 지주회사격인 STX로 번지며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STX는 지분 35.71%를 소유한 STX조선해양이 대규모 적자를 내자 777억원의 지분법손실을 입었다. 이로인해 총 1168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9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STX의 순손실 규모가 1717억원에 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두산인프라코어, `밥캣` 지분법손실 5000억 달해

두산그룹은 2007년말 인수한 미국 잉거솔랜드(Ingersoll-Rand)사의 소형 건설중장비부문, `밥캣(Bobcat)`의 직격탄을 맞았다.

두산그룹 해외법인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과 두산홀딩스유럽(DHEL)은 `밥캣` 인수를 위해 설립한 해외지주회사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DII 및 DHEL 설립 당시 14억달러에 이어 지난해 10억달러 등 총 24억달러를 출자했다.

두산중공업(034020)은 지난해 40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3283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지분율 38.83%), 두산(000150)엔진(53.04%)이 `밥캣`으로 인해 대규모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DII 및 DHEL은 지난해 각각 4561억원, 3437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각각 73.06%, 72.31%의 지분을 소유한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각각 2966억원, 2057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다.

225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총 4360억원의 지분법손실이 순이익에 반영되면서 31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의 경우에도 두산인프라코어 1682억원, 두산엔진 1956억원 등 지분법손실이 3502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