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사옥 부지에 추진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사옥에 입주한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차그룹 6개 계열사들이 오는 4월부터 단계적으로 이사한다. 

이들 계열사가 입주 1년여 만에 다시 이삿짐을 싸는 것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에 앞서 옛 한전 사옥을 철거하기 위한 것으로 GBC 개발이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옛 한전 사옥에 입주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이주 사무실 물색에 나서는 등 퇴거 준비에 한창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월 옛 한전 사옥 인근 상권보호를 위해 현대글로비스, 현대종합특수강, 현대제철(서울영업소), 현대엔지니어링(자산관리실), 현대위아(서울사무소), 현대파워텍(서울사무소) 등 6개 계열사 1000여명을 입주시켰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산관리실은 이미 종로구 율곡로에 있는 트윈트리타워로 이사를 결정했다. 오는 4월 중 사무실을 옮길 예정이다. 

옛 한전 사옥을 본사로 쓰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강남 주변에 새 둥지를 물색 중이며 현대종합특수강, 현대제철, 현대위아, 현대파워텍 등도 이주 준비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이주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강남구청에 철거신고를 접수하고 옛 한전 사옥 철거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건축물을 철거하기 위해서는 철거예정일 7일 전에 관할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옛 한전 사옥 철거를 위해 계열사 이주작업을 진행 중이다”며 “지난해 변전소 이전·증축 문제가 잘 마무리되면서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구청도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검토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처리를 안 해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BC 개발사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연내 기부채납 규모와 개발 인허가 등 행정협의를 끝낼 예정으로 옛 한전 사옥을 미리 철거해 놓으면 그만큼 본공사가 빨라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GBC 설계작업에 본격 나선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김종성 서울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명예대표(81)를 GBC 설계 총책임자로 선임했다.

설계업무는 두바이에 있는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를 설계한 SOM(스키드모어오윙스앤드메릴)과 미국의 아마존과 구글 등의 본사 사옥을 설계한 NBBJ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