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두산의 ‘처음처럼’도 안 마실 겁니다.”

두산 굴삭기의 제작결함으로 “성의 있는 A/S를 해달라”며 약 11개월 동안 두산 관계자들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경기도 파주의 굴삭기 임대사업자 김재일씨의 하소연이다.

사연은 이렇다. 김씨가 두산인프라코어의 140W 굴삭기를 구입한 것은 지난 2010년 8월. 그러나 자신이 구입한 굴삭기가 파주시중기협회의 같은 회원사 주기장에 전시하며 시운전하던 전시장비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

김씨는 두산 측에서 사전에 전시장비라는 것을 고지도 하지 않은 채 자신에게 판매했다는 사실에 분개했지만, 고장 없이 잘 작동되기를 바라며 이내 체념했다. 그러나 김씨의 바람에도 불구, 작업 시작한 지 며칠 안돼 검은 매연이 비정상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수차례의 A/S신청과 항의를 거쳐 인젝터를 2차례 교환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김씨는 두산인프라코어 고양법인 측에 “새 장비로 교환해 주거나 엔진을 교체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고양법인 A/S 담당자는 “이 장비는 정상이니 그냥 써봐라”라는 말로 김씨의 요구를 묵살했다.

이에 분개한 김씨는 지난해 9월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가 주최하는 전시회 일정에 맞춰 “두산 굴삭기의 A/S불량 및 결함 내용이 적힌 대형현수막을 설치하고 굴삭기를 전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가까스로 엔진을 교환받았다.

하지만 장비에 시동을 걸고 워밍업을 하려면 굴삭기에서 소음이 발생하고 차떨림 현상이 심해 재차 A/S를 요구했다. 두산 측은 “그냥 써보라”는 말만 되풀이 하다 김씨의 지속적인 A/S 요구로 바이패스밸브를 뜯은 결과, 밸브는 완전히 부서지고 쇳조각이 나오는가 하면, 쇳가루가 유압계통에 까지 흘러들어갔다.

김씨는 쇳가루가 돌아다니며 유압펌프나 콘트롤과 같은 중요한 부품에 오작동을 일으킬 것을 염려, 두산 고양 법인 측에 성의 있는 A/S를 요구했지만 “상관없으니 그냥 쓰라”는 무성의한 대답만 들었다.

이에 김씨는 파주시중기협회를 통해 공식석상에서 A/S 불량 및 부품 결함에 대해 해명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고양법인 영업소장은 “모든 조치를 취해주겠다”고 약속한 후 고작 유압유와 필터만 교환해주는 선에서 마무리 졌다.

또한 김씨는 A/S문제로 안산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원했지만 일방적으로 “그 쇳조각은 어디서 뽀개져서 나왔겠죠”라고 말한 후 전화를 끊은 상담원의 행동에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그 이후 김씨는 두산인프라코어 홈페이지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현재까지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으며, 포털사이트 다음(Daum) 아고라에 자신의 사연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대한건설기계협회 민원신고센터도 김씨의 신고를 접수받고 두산인프라코어 본사에 공문을 발송해 원만한 해결과 책임자의 성의 있는 답변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파주시중기협회 일부 회원들은 두산 측의 성의 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두산 굴삭기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논란이 일자 두산 고양법인 측은 22일 김씨를 만나 유압펌프, 유압콘트롤러, 스윙모터 등을 무상으로 교환해주고 당분간 중점적으로 관리해 주는 한편, 이를 문서화해주겠다는 약속을 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