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까지 여의도는 제1의 부촌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타운들이 생겨나며 많은 사람들이 강남으로 잠실로 분당으로 이주해 갔지. 반면에 여의도엔 익숙해져서 떠나기 싫은 사람들만 남았다. 지금의 압구정처럼. 하지만 그 사이에 강남은 좋은 주거지와 업무지구들로 채워졌고, 여의도는 낡아졌다. 금융회사들을 제외한 상당수의 대기업들과 중견기업은 본사를 앞다투어 강남으로 이전했고, 많은 사람들은 여의도로 이주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어졌지. 결국 떠난 원주민과 신규 수요 창출의 실패로 인해 집값은 물론 전반적인 타운의 이미지가 하락하게 된거지. 그러다보니 이제는 신축을 한다고해서 80년대 여의도와 같은 모습으로 바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진거다. 물론 사업성도 없어졌고.

압구정도 그렇다. 상가들의 공실률은 높아지고, 아파트는 낡았다. 그리고 압구정 원주민중의 상당수는 주변의 반포를 비롯한 신축 아파트로 이사해 갔다. 요즘 반포가 상투니 뭐니 해도 값이 오르는 이유는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강남지역의 낡은 아파트에 지친 사람뿐 아니라 새롭게 강남으로 이주하는 이들에게 선택지로 반포의 신축 아파트가 낙점된거지. 결국 압구정이 때를 놓치고 있으면 나중엔 그 이미지를 다시 찾아오는 것 어려울 거다. 이대로 10년이상 더 지나가면 압구정을 최고의 부촌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게 될거다. 마치 여기에 몇몇 어린애들이 여의도를 낡은 오피스타운에 다 쓰러져가는 중산층 아파트 정도로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모든 부자들은 보이지 않는 성을 쌓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섞이길 바라지 않는다. 그것이 전세계 어딜가도 부촌이란 것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리고 그 성은 결국 가격으로 쌓이는 거다. 값이 비싸면 그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은 당연히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겠지. 잠실을 까는 사람들은 잠실의 가격을 보면되고, 반포를 까는 사람은 반포의 가격을 보면 된다. 결국 가격이 그 벽을 만들고 타운을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 쉽게 변하지 않는 이미지를 만드는 거다. 압구정이 아직까지 그 가격을 방어하는 이유는 그 이미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이미지가 사라지기 전에 재건축 반드시 해야한다. 안그러면 압구정은 여의도와 크게 다를 수 없다. 그리고 주공파출부니 택시기사니하는 초딩수준의 발언을 하는 애들은 꼭 들어라. 주공파출부나 택시기사 출신도 20억짜리 아파트 살며 수백만원 월세받으며 살면 더이상 그들은 서민 아니다. 니들의 할머니들은 파출부보다 훨씬 열악한 젊은 시절을 보낸 분들일 수 있으니 말이다.

부동산은 주식과 다르다. 주식은 선행지수이지만 부동산은 그야말로 현재의 가치를 말해주는 거다. 압구정이 현재 가격과 이미지를 방어하는 동안 반드시 재건축해야 한다는 것이 요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