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새 단장 선임을 앞두고 전임 수장 체제서부터 공감대를 형성한 ‘중장기 육성 프로젝트’에 궤를 같이할 인사를 우선으로 했다. 화두는 ‘경기인 출신 인사’다. 이전까지 야구단 단장은 모기업에서 성과를 낸 인사가 대거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다가 몇 년 사이 경기인 출신 단장이 등장했는데, 대표적으로 LG가 차명석 단장, KT가 이숭용 단장을 각각 선임해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더불어 삼성과 함께 한 번도 팀 이름을 바꾸지 않은 롯데는 전통의 역사에도 프런트 내 스페셜리스트 부재 등과 맞물리며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한 번도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 팀 성적은 물론 정체성까지 바닥을 찍은 만큼 종목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지닌 경기인 출신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다수였다. 최근 구단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프런트와 선수단의 긴밀한 소통, 데이터 기반의 운영인 만큼 경기인 출신의 메리트가 더해진 게 사실이다. 

=요즘 선출단장이 유행인거 우리도 안다.

​

롯데는 애초 개혁에 초점을 두고 외부 인사 영입으로 가닥을 잡았다. 먼저 물망에 올랐던 건 김용희 KBO 경기 감독관이다. 과거 롯데 뿐 아니라 삼성, SK 사령탑을 맡았고 대표팀 기술위원장 등을 경험하는 등 현장 뿐 아니라 외부 행정에서도 탁월한 안목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자천타천 경기인 출신 인사가 하마평에 올랐는데, 구체적인 협상에 도달하지 못했다. 야구계에선 올 시즌 야구단의 부정적인 시각이 만연한 것을 눈여겨본 모기업에서 그룹 내부 인사를 차기 단장으로 앉힐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지역 연고와 관계없이 오로지 경영 능력을 지닌 자를 단장에 앉히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롯데 구단은 “그룹에서 관심을 둘 순 있지만 어디까지나 구단 내부에서 단장을 최종적으로 선임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후보자가 발을 뺐다는 얘기도 들린다. 롯데의 새 단장 선임이 늦어진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하는데, 외부 인사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지만 내부 승진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롯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육성 기조를 확실하게 밀어붙일 수장을 찾는 것 같다. 다만 2~3년 정도의 성적 부진을 감수하면서 비전을 그려야 하기에 팀 이해도가 높고 야구에 대한 철학을 지닌 구단 내부 인사 역시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근데 우리도 선출단장 데려오려고 노력은 했는데 맘대로 안되더라.

롯데가 10년 전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투수코치를 맡은 페르난도 아로요 코치를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로 재영입하고 드래프트 1순위로 즉시 전력감이 아닌 좌완 기대주 홍민기(대전고)를 지목한 것도 ‘육성 기조’에 부합한다. 자연스럽게 로이스터 감독도 새 단장 후보로 언급됐는데, 그가 복귀한다고 해도 단장보다 감독직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야구계의

중론이다. 롯데는 아무리 늦어도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엔 새 단장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로꼴은 단장보다 감독 해야할사람 아니냐? 단장으로 모셔오진 않을거다. 물론 감독직 오퍼도 안할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