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신인 드래프트는 꿈의 출발점이다. 선수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약 10년 동안 꿈궜던 무대를 향한 시작점에 선다. 멀게만 느껴졌던 프로 유니폼을 입고 단상에 오르며 많은 이들로부터 축하를 받는다. 선수를 지명한 구단과 새로운 선수를 맞이하는 팬도 새로운 꿈을 꾼다. 이들이 프랜차이즈 스타로 우뚝 서고 팀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는 장면을 머릿속에 그린다.

하지만 26일에 열리는 2020신인드래프트는 예년과 조금 다를 전망이다. 상위 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고교선수들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준비로 인해 불참할 확률이 높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25일 “대표팀 선수 중 1차 지명된 6명의 선수만 드래프트에 참가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다른 선수들은 훈련 때문에 불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차 지명된 소형준(KT), 오원석(SK), 이민호(LG), 이주엽(두산), 최준용(롯데), 박주홍(키움)은 처음으로 유니폼을 입고 지명 당시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 등을 밝히지만 이들 외에 대표팀 12명 선수들은 평생 남을 추억을 잃어버리게 됐다. 불참하는 대표팀 선수 중 강현우(유신고 포수), 남지민(부산정보고 우투수), 이주형(경남고 내야수), 박민(야탑고 내야수) 등은 1라운드 지명 유력 후보로 꼽힌다.

물론 세계야구선수권대회 또한 중요하다.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주목도도 남다를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은 지난 16일에 소집돼 대회가 열리는 기장에서 일찌감치 훈련 중이다. 대표팀 이성열 감독은 2년 전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래도 대회 개막일까지 3일의 여유가 있고 드래프트 행사가 오후 2시에 시작하는 것을 고려하면 운영의 묘를 발휘할 수 있었다. 훈련을 오전에 일찌감치 마치고 단체로 서울에 올라오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드래프트 행사 시간은 2시간 내외다. 하루 중에도 충분히 기장과 서울을 오갈 수 있다. 무엇보다 1차 지명자들만 훈련에서 제외시키고 드래프트 행사에 참석시키는 것은 공평성에 어긋난다. 기장에서 훈련하는 선수들도 어느 팀이 자신을 지명하는지 촉각을 곤두세울 게 분명하다. 훈련을 해도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KBO 관계자는 “대회 일정을 고려해 드래프트 날짜를 정했다. 선수들이 드래프트 행사에 충분히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일정을 잡았는데 불참자가 많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KBO는 1차 지명자 외에 지명이 유력한 선수들 40명 가량을 드래프트 행사에 초정했다. 7년 전 목동구장에서 열렸던 세계야구청소년 선수권대회 당시에는 대표팀 선수들도 대회 개막을 열흘 앞두고 2013신인드래프트 행사에 참가 한 바 있다.